헤어지고 8일째.. 여전히 잡고 싶네요.

좋은느낌이다 작성일 12.08.16 03: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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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헤어졌다는 글을 남겼었는데 벌써 팔일째네요.



사실 헤어진 후에 매달리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왠지 당장 안 잡으면

큰일날 것 같다는 생각(많이 하는 실수죠)에 이틀 뒤 금요일 무작정 그녀 집앞으로

찾아가 기다렸습니다.


한 여섯시간 기다렸나.. 택시에서 내려 걸어오는 그녀와 만났네요. 금요일이라 그런지

친구와 한잔 하고 오는 듯, 술냄새가 풍겼습니다. 잘 안 마시는 아인데 좀 많이 술냄새가 났습니다.


그녀는 제가 그럴 줄 몰랐는지 좀 놀란 표정이었지만 뿌리치고 간다거나 하지는 않더군요.

저 혼자 남겨두고 가고 싶지도 않고 그럴 만큼 모질지도 못하다고, 하지만 더 얘기할 건 없다고

그러는데 설득해서 벤치에 앉아 이야기했습니다.


요 근래 정말 외로웠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근데 그렇지가 않았다.

너와 다투게 된 문제에서 끝냈어야 하는데 서운함에 내가 그렇다고 착각했었다.


하루 동안 글도 찾아보고 나의 문제점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내가 변하기 위해 노력할 테니, 이제 지치지 않고 행복한 시간이 훨씬 많이지도록

노력하겠다



등등..... 막히는 목을 억지로 열어 가며 말을 했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완벽한 사람이 어딨겠냐고. 자신 때문에 제가 참고 살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감시자 역할을 하면서 만나는 것도 좋은 생각이 아니고.....


아무튼 지쳤으니 그만하자고 하더군요.


저는 더 매달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래 봤자 이 상황에선 소용이 없다는 

것이 느껴져서, 이를 악물고 일어나 알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네가 기다려 달라고는 안 하겠다. 내가 반년이든 일년이든 스스로 

변했다고 느껴질 때 널 찾겠다. 아프지 말고 잘 지내고 있어라.



이런 오글거리는 말을 하고 왔습니다. 네, 저번에 제 글에 댓글 남겨주신

분의 이야기가 생각나서 한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연락하지 않고 있네요.



사실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연락하지 말고 기다렸어야 했는데 말이죠. 

물론 그렇다고 해도 단지 시간만 지난다고 그녀 생각이 바뀌지는 않았겠지만,


조금은 이야기를 긍정적으로 할 수 있었을 텐데.




암튼..... 전 헤어진 이후 자필로 진심과 바뀌어가는 노력 등을 적기 위해

편지를 모으고 있습니다.


헤어진 당일, 금요일에 찾아갔다온 후, 일요일


이렇게 지금 세 통의 편지를 썼고 앞으로 더 써서 모으려고 합니다.




하루하루 그녀가 안 떠오르는 날이 없습니다.


하지만 정말 스스로 문제점도 알았고,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과

그렇게 노력이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그녀 생각으로 눌릴 것 같아


도서관에서 심리학, 상담 책 등을 빌려와 읽으며

지인이 추천해 준 촌철살인 연애상담 프로그램(지금은 끝났지만)이 있어서

전부 다운받아서 한편한편 곱씹듯 들으며, 생각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 상담사 진짜 본질에 대해 무섭게 꿰뚫더군요. 많이 배우고 반성하는 중입니다.



네 번째 편지는 똑같은 말만 계속 하고 싶지 않아 책과 라디오를 좀 더 듣고 생각하여

그 생각을 써 보려고 일부러 아직 안 쓰고 있습니다.




사실 저번 글에 써준 어떤 분처럼 육개월이나 일년이나 이년...... 그렇게 기다려서 

정말 잘될 거라면 기다리고플 만큼 좋은 여자입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고민하고 생각해 보니 그렇게 기다려서 될 확률보단 안 될 확률이 더 크더군요.

사실 그렇게 기다려서 된 그분이 신기하다면 신기한 거겠죠.



그래서 해볼 수 있는 데까지 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편지도 모으고, 찾아보니 라디오 사연cd 만드는 곳들이 있더군요

그것 신청해서 사연처럼 시디를 만들어보려고 하네요.




그리고...... 제가 사실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연습을 참가했던

공연이 하나 있습니다. 아마 지금부터 한달 후 공연할 것 같습니다.


우습게도 이미 그녀와 헤어져 버려서, 연습하는 동안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는가


이런 생각이 들지만.....



입술 깨물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근육운동도 다시 시작했고..




암튼 금요일에 마지막으로, 너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시작한 공연이니

이야길 안 해도 좋으니 그날 와서 봐 주면 좋겠다고 하니

생각해 보겠다고 했었지요. 그녀 성격이면 정말 생각해 볼 겁니다.



몇 주 후 일정 얘기하는 걸로 연락을 보내고,


만약 공연 보러 와준다면, 친구랑 오든 혼자 오든......


그날 공연 끝나고 그간 모은 편지와 라디오 사연cd 만든 것

상자에 꽃이나 아니면 반짝거리는 사탕 같은 걸로 채워서 주려고 생각중입니다.




머리가 안 돌아서 지금으로선 더 좋은 계획이 떠오르질 않는데

과연 제대로 된 일일지, 이미 헤어지고 한달 넘으면 다 정리되진 않을지,

헤어진 연인에게 편지나 라디오 사연 시디 받아 봤자 심드렁 이상은 아닐지..




안 좋은 생각이 자꾸 드는데 참 힘드네요.

물론 그래도 지금 당장은 이 희망을 안고 노력하는 것 외엔 힘을 낼 방법이 안 떠오르네요. 


서로 정말 마음이 식거나 떠나서 헤어진 게 아니라 가능성이 없진 않을 거야. 라고 생각이 되기도 하고

마음이 남아있는 상태로 헤어졌다 해도 헤어지고 한달 지나면 다 잊는 게 아닐지.




라디오 시디라.... 이런 것도 참 처음 알아봤네요. 

서로 행복할 때 해줄걸. 



헤어진 여자 잡아보신 분?



ps. 그 전엔 관심도 없었는데, 옆에 '헤어진 여자 잡는 법 하플' 뭐 이런 것도 들여다보게 되니 참.

     라디오 사연cd 이것도 행복한 때는 정말 감동이었을 것 같은데....

      이런 거 해보신 분 없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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