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수많은 연애 서적을 봐도 안 되는 이유

좋은느낌이다 작성일 14.05.26 04: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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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아마 제가 썼던 글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글일 것 같군요

말투와 표현이 과격할 수도 있는 점 먼저 양해 부탁드리면서 시작하겠습니다.

 

 

 

 

 

 

최근 살펴보면 연애 관련 지식, 기술들이 넘쳐 흐르고 있다.

인터넷은 물론, 서점에 가서 연애 관련 코너에 가면 정말 어마어마한 종류의

연애 관련 서적이 존재하는 걸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가끔 인터넷에서 한번씩 입소문을 타서 나름 유명한 책도 접할 수 있는데,

막상 펼쳐서 내용을 보면 거의 대부분 입에서 한숨부터 나온다.

 

 

 

연겟을 포함한 연애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서 한번씩 입에 오르내리며

'XXXX' 이 책  읽어보려고 하는데 어때요?

그것보단 'OOOO OO'가 더 실용적이고 도움 됩니다

 

하는 책들도 다 마찬가지.

 

 

 

 

 

 

내용들을 보면 완전 슈퍼 울트라 짱짱맨 같은 남자들의 노하우라고

엄청난 비밀을 알려주는 것처럼 화려한 내용들이 넘쳐 흐르는데,

 

그런 슈퍼 울트라 짱짱하면서 시크릿스러운 노하우가 적혀 있는 서적들이

범람하는 시대에 왜 아직도 연애에 힘들어하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은 걸까?

 

 

 

 

 

서적뿐만 아니라 아예 수강료를 받고 연애를 잘하게 해주겠다고 슬로건을 내건 단체들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활개를 쳤었고,

 

그 안의 비법(?) 들을 어지간한 남자들이라면 다 조금씩이라도

주워듣게 된 지금에도 여전히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그대로다.

 

 

 

 

아니, 사실대로 말하자면 더 힘들어졌는데, 이 이야긴 나중에 기회되면 하고.

 

 

 

 

아무튼 이 정도로 대단한 특급 기술들이 이렇게 넘쳐나면

다들 나쁜 남자가 되거나 쿨가이가 되거나 아니면 눈빛만으로 여자를 녹이든가

멘트 하나에 빵빵 터뜨려서 여자 둘셋쯤은 모두 관리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한국에서 연애로 짱짱맨 유명하다는 사람들의 기술집이나

아니면 외국에서 들어왔다는 울트라 유명인마저도 막상 저서를 읽어보면,

 

 

 

이건 당신이니까 되는 거잖아

 

 

 

 

하는 생각부터 드는 것들이 많다.

 

 

 

 

쟤가 대단하고 나는 못나서 못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냥 내용 자체가 그 사람 그 자체라는 거다.

 

 

 

그 책에서 저자의 노하우와,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험했다는

판타스틱하고 자극적인 경험담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나도 이 사람을 따라하면 이런 퐌타스틱한 경험을 하고 사는

그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이 든다.

 

 

 

 

근데... 과연 내가 그 사람을 따라한다고 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 사람의 기술은 그 사람이기에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사람의 눈빛, 말투, 제스쳐, 표정, 생김새, 냄새, 아우라, 지식, 사상, 신념, 과거의 경험 등등등등!!

 

모든 것이 어우러진 그 사람이기에 할 수 있는 것인데,

 

많은 남자들이 그것은 생각하지 않고 그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몇 가지 기술을 보고

 

따라하면 그 사람처럼 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한다.

 

 

 

 

 

될 리가 있나. 나는, 그리고 당신은 그 사람이 아닌데.

 

 

 

축구 잘하고 싶다고 메시의 기술을 따라한다고 메시가 될 수 있을 것 같은가?

 

 

아, 갑자기 떠오르는데 미용실 가서 원빈 머리 보여주면서 이거 볼륨펌 맞죠?

라는 질문에 미용사가 '볼륨펌이면 님이 어쩌시게요' 라던 인터넷 유머가 생각난다.

 

 

원빈 멋있다고 원빈 따라해서 우리가 뭐 어쩔 건가? 원빈은 원빈이니까 원빈인데.

 

 

 

아무리 겉모습을 따라하고 멘트를 따라하고 행동을 따라하고 기술을 따라해 봤자

그냥 그 사람의 짝퉁이 되는 것이다. 짝퉁은 언젠가는 반드시 티가 나기 마련이다.

아무리 정교해도 짝퉁은 짝퉁이다.

 

 

 

 

 

왜 당신이 걔네들이 돼야 하는가?

 

왜 당신이 꼭 나쁜남자가 돼야 하고 쿨가이가 돼야 하고 짐승남이 돼야 하고..

왜 그래야 하나?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은 이미 당신만의 매력이 있는 사람이다.

당신의 체취, 당신의 목소리, 당신의 감성, 당신의 사상들이 모여서 당신만의 매력이 있는데

왜 남을 따라하려고 하나?

 

 

사실 당신은 나쁜남자가 아니라 누구보다 뛰어난 감수성이 매력인 사람일 수도 있고

사실 당신은 쿨가이가 아니라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이 매력일 수도 있고

함께 있으면 유쾌한 에너지를 전해주는 매력이 있을 수도 있고

덩치는 크지만 보다보면 자꾸 귀여운 매력이 있을 수도 있고

말보다는 잘 들어주며 공감하고 상대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의 소유자일 수 있다.

 

 

 

 

근데 왜 남을 억지로 뒤집어쓰려고 하는가?

 

 

 

매력 없는 남자를 매력적으로 만들어주겠다고들 하는데, 걔네들한테 묻고 싶다.

 

 

씨바 매력이 뭔데?

 

 

 

 

없는 매력을 밖에서 찾는 것이 아니다.

당신들은 이미 당신들의 매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것을 막고 있는 요인들을 깎아나가서 자신만의 스타일,

이미 당신의 안쪽에 잠자고 있는 당신의 매력을 찾아 끄집어내는 것이 맞는 것이지

남의 매력을 덧씌우면서 스스로 짝퉁이 되려고 하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질 리가 있나.

 

 

 

 

자신이 자신도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고 무조건 남의 것을 찾고 있으니

순서가 뒤바뀌어도 완전 바뀌었다.

 

 

 

이것이 내가 오래전부터 조금씩 조금씩 말해온 본질이고, 멘탈의 중요성이다.

 

 

 

 

이걸 대부분 모르기에 남자들은 자신에게 부족한 게 연애의 기술이라 착각하여

기술, 멘트 등에 집착하고, 그것을 알려주겠다고 현혹하던 단체들한테 월척으로 낚여서

집단으로 퍼덕퍼덕거리는데,

 

 

 

그 기술이란 걸 알려주는 사람들이 알려주는 것들은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 사람이니까 되는 것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서, 예전 픽업아티스트계에서 정말 선수로 유명한 사람이 낸 문자 기술 책을

본 적이 있다.

 

그 사람은 실제로 만나보면 정말 일반적인 남성과는 다른 뭔가 묘한 분위기가 있다.

그 사람만의 느낌. 실제로 그 사람은 작업도 굉장히 특이하게 하고, 특이하게도 그게 먹히는 사람인데,

 

책 내용을 보면 정말 그야말로 그 사람만이 할 수 있을 만한 멘트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일반적으로는 느끼하고 오그라들어할 만한 내용들이다.

 

 

 

와~~ 이 양반 무슨 약을 빨았길래 이걸 책으로 낼 생각을 했을까?

이건 본인이니까 되는 거라는 자각조차 없나?

 

 

뭐, 없겠지.

 

 

실제로 실험삼아 그 책 내용대로 몇 번 날려 봤더니,

역시나...

내 생애 최고로 모욕적인 리액션들을 여성에게 들었다.

 

 

 

근데 그 사람을 직접 못 본 사람들은 책에 적힌 화려한 후기들만 보고

자신이 그 멘트를 쓰면 빵빵 터지길 기대한다.

아주 좃되는 거다.

 

 

 

기술집뿐만 아니라 나름 자신을 계발시킨다고 사람들이 빨던 책들도 보면

결과론적인 내용뿐이다.

 

 

 

간단히 예를 들어,

문자를 보냈으면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려라~ 넌 쿨하니까

 

이딴 내용들이 있는데,

 

 

 

씨바 저거 읽는다고 정말 사람들이 조급함이 사라지나?

그냥 조급한 거 티내면 상대방한테 없어 보인다는 지식만 쌓여서 답답하고 힘들어도 그냥 참는 거지.

 

 

 

 

진짜 멘탈에 대해 논하려면 쿨한 남자는 조급해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쓰는 게 아니라

정말 조급한 마음을 사라지게,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어줘야 맞는 거 아니냐.

쉽진 않더라도 그렇게 갈 수 있는 방법이라도 설명해야지 어디서 약을 팔고 있나.

 

 

 

 

픽업 강사니 연애 컨설턴트니 이야길 해 보고 유명 서적을 봐도 이 본질을 진짜 이해하고

타인에게 설명하고, 본인만의 숨겨진 매력을 올바른 방향으로

끄집어낼 수 있도록 멘탈을 트레이닝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여지껏 난 단 한 명밖에 보질 못했다.

 

 

 

여자 잘 꼬시는 사람은 많다.

정말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낚고, 여자 잘 후리는 '선수'들은 많다.

스스로 자신만의 멘탈이 정립돼 있는 사람도 꽤 있다.

 

 

하지만 그걸 남에게 설명하고, 자신의 짝퉁이 아닌 그 사람만의 색을

찾아주기 위한 방법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실제로 한 명밖에 만나질 못했다.

 

 

 

그만큼 누군가를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어렵다는 얘기다.

 

 

어디서 제비질이나 하던 것들이 여자 잘 후린다고 사람들을 현혹해서,

그럴싸한 용어들을 갖다 붙여서(진짜 용어만 들으면 뭐 있어 보임. 의학 용어 같아 막) 

안 그래도 힘든 사람들 더 힘들게 만들고, 멘탈을 더럽혀 놓으면 안 되는 거였다.

 

 

 

 

 

 

 

 

이 게시물 하나로 깔끔하게 쓰고 이 얘긴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참 나름 줄인다고 줄이는데도 너무 길어지네요.

나머지 부분은 나눠서 올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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