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술 [5] 대화의 구조

사랑공학네디 작성일 13.02.19 19: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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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화의 시작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게되고, 연인이라는 관계가 되는 것은작은 관심과 작은 협동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이 작은 관심과 작은 협동이 만족스럽다면보다 큰 관심과 큰 협동이 이루어질 것이고관계는 그렇게 깊어지는 것이지요.
접근으로서 얻어낸 대화의 기회는 이런 과정의 시작입니다.서로를 이해하고 대화를 경험함으로서더 깊은 이해와 경험의 발판을 만드는 것이지요.
인간관계에는 항상 황금률이 적용됩니다.내가 상대에게 대접받고 싶은대로 상대를 대접한다면,상대는 곧 나를 그렇게 대접하게 되지요.
상대가 나에게 관심을 가지도록 만들기 위해서는내가 먼저 상대에게 관심을 가지면 됩니다.상대가 나를 이해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내가 먼저 상대를 이해하면 됩니다.상대의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서는내가 먼저 이야기를 시작하면 됩니다.
그리하면 대화는 자연스레 이루어질 것이니, 우리는 그저 물꼬를 트기만 하면 됩니다.상대에게 관심을 가지고, 상대를 이해하며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을 수로화(Canalization)라고 합니다.
지하철을 기다리다가 낯선 여자에게 말을 걸때 "지하철 기다리시는거죠?"전화를 걸었는데 시무룩한 목소리가 들린다면 "기운이 없네?"약속을 잡고 만났는데 미간에 주름이 보인다면 "이크, 기분이 별로인가봐?"
그저 이런 사소한 관심과 이해가 상대와 나 사이에 대화의 물꼬를 터주는 것이죠.
접근 후 첫 문자를 보내는 거라면 이런 것도 가능할 겁니다."언제 연락올지 기대하고 있지는 않았어요?" (Canalization)


(2) 대화의 규칙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며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이런 주제를 가졌으나상대가 나를 충분히 신뢰하고 있지 않을때는 깊은 이야기를 듣지는 못할 것입니다.다만 자기자신에게만 관심있는게 사람이기에 자신과 관련있는 이야기 즉,상대가 관심가질만한 주제로 대화의 물꼬가 트였다는 것을 이용해야지요.
우리는 그저 현재 주제에 맞추어 이야기를 하기만 하면 됩니다.첫 문자로 위의 주제가 제시되었다면,'연락을 하는 시간'에 대해 내 생각을 이야기하면 되지요.
-언제 연락하는게 좋을지 생각해봤는데, 자꾸 생각이 나서 일 끝나고 바로 연락했어요 (My Pace)
첫 이야기는 당연히 가벼워야 합니다.처음부터 너무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꺼내면상대는 불필요한 정보를 분석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되고곧 나와 대화하는 것을 머리아프고 불편한 일로 생각하게 되니까요.
아마 상대는 주어진 정보에서 자연스러운 의문을 갖게 되겠지요.=무슨 일 하세요? (Question)-일이라기 보다는 일정이었는데 스터디그룹이 있어서 공부 끝나고 연락한거에요 심리학 논문쓴다고 인지가 어쩌니 기억이 어쩌니 등등 머리아팠죠 (My Pace)=심리학? (Reaction)-네, 너의 마음은 이미 파악되어있다! (My Pace)=ㅋㅋㅋ 무슨 마음이요 (Reaction)-나한테 무슨 일 하는지 말해주고 싶죠? (Leading)=흠..별로? (Her Pace)-에이, 알려주기 싫은가? (Reading)=싫은거까진 아니고ㅋ 사업하고 있어요. (Her Pace)-오, 무슨 사업이요? (Question)
시작은 가벼운 의미의 교환입니다.다만 "사업하고 있어요" 처럼 모호한 의미가 아닌보다 실체가 분명한 의미를 교환하는 것이지요.
나의 정보를 공개하는 과정을 나의 페이스(Pace)라고 하고상대가 정보를 공개하는 과정을 상대의 페이스라고 합니다.
내 페이스에 담긴 정보의 양을 토대로 상대는 나를 신뢰하게되고,상대는 자신의 마음이 열리는 정도에 따라 정보를 공개하게 됩니다.
대화가 내 페이스로 치우치면 상대는 자신의 이야기를 할 기회를 잃게되고대화가 상대의 페이스로 치우치면 상대는 자신의 마음을 열 기회를 잃게되기에대화에서는 항상 서로의 페이스를 동등한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이야기의 무게
사교대화는 이렇게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신뢰감과 친밀감을 증진시킵니다.시작은 가장 가벼운 수준의 의미 전달이었으나, 대화는 점점 무게감을 가지게 되지요.
대화의 무게는 의미에 담긴 경험의 양에 비례합니다.내가 학생이라는 것은 단순한 의미에 불과하지만나를 학생이라고 소개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들,내가 학생이라는 자기개념을 가지게 된 경험들을 추가할수록이야기는 점점 무거워지는 것이지요.
사람은 경험으로부터 의미를 만들어냅니다.다시말해 내 생각 안에서 '학생이라는 의미를 가진 나'를상대에게 정확히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그 경험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학생이라는 정보만으로는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는 사람인지 아무것도 설명되지 않으니까요.
상대에게 나를 이해시킨다는 본질적인 목적을 두고 본다면지금의 내가 학생이라는 의미를 가지게하는 근본적인 이유, 나의 일상을 포함해지금의 나를 있게만든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위의 문자대화 예제에서 상대는 단순히스터디그룹에 속해있고, 사람의 마음에 관심이 많은그런 사람으로만 나를 이해할 것입니다.

(4) 자유 연상 이야기
의미로부터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이것이 이야기를 하고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핵심요소입니다.
데이트 도중 대화가 없고 상대가 커피를 멍하니 응시하고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해보죠.-그거 커피에요. (Canalization)=네? 아.. 네. (Reaction)-저도 가끔 커피마시다보면 멍하니 커피를 응시할 때가 있어요. 뭔가 마법의 색 같거든요.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머리를 맑게 해주는 마법이요. 휘리릭 뿅. (My Pace)=...? (Reaction)-옛날 17세기즘, 유럽에서는 뭐 흑사병도 돌고 그러던 시기였을때, 공기가 너무 안좋아서 사람들이 물을 마시지 못했대요. 물을 보관하면 몇일 못가서 금방 오염되고 그래서요.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술을 담궈 마셨죠. 물대신 술을 마신거에요!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전부 제정신이 아니고 나라는 미쳐돌아가고.. 그러다가 어느날 커피라는게 알려지기 시작하고 목마를때 술 대신 커피를 마시니까 목도 축일 수 있고 정신은 오히려 또렷해지고, 그래서 커피는 똑똑해지는 음료다-라며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죠. 그러다가 서민들 사이에서도 커피가 유행하게되고, 파리에 라-프로코프라는 세계 최초의 카페가 들어서게되요. 지식인들이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담론도 하고 그러다보니 커피가 지성의 상징이 된거죠. 그때부터 카페들이 항상 이런 지적인 인테리어를 갖추어왔대요. (My Pace Extension)=아하.. (Reaction)-그러니까 멍하니 커피만 보고있지 말고, 나랑 지적인 대화좀 나눠요. (Leading)=무슨 대화요? (Question)-글세요.. 난 야한 얘기가 좋던데. (Leading Joke)=전 그 주제는 별로네요. (Her Pace)-그럼 무슨 주제가 좋아요? (Question)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 이런 이야기를 달달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모든 사람은 각자의 삶에서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경험했을 것이며그것이 결국 사람를 이루는 요소들이기에, 자유롭게 아는 것을 이야기하기만 하면 되지요.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관심있는 것, 내 일상에 포함된 것들을 자유롭게 연상하여 이야기할 수 있을때그것이 곧 나라는 사람을 본질적으로 설명해주는 이야기가 됩니다.
자유연상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서 처음 도입된 내용으로사람은 모든 의미에서 자유롭게 관련된 연상을 하게된다는 이론을 담고 있습니다.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갛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이런 기본적인 의미연상에서 시작되 사람이 가지는 고유한 경험까지도 포함하지요.
중요한 것은 이렇게 이루어지는 자유연상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누구나 많은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그것을 입밖으로 꺼내지 않는다면 금새 머릿속에서 사라지니까요.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네요"라고 말하는 것이곧 다음 자유연상을 시도할 수 있는 단서가 됩니다.
"마치 학교 선생님한테 혼날때 머리가 멍해지는 그런 상태에요.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 기분. 생각해보니 아무것도 모르는게 당연하네요. 전 데이트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거든요. 지금까지 너무 다른 것들에만 관심을 가지고 살아왔어요. 이제 그쪽한테 한번 관심을 가져볼까 하는데 어때요? 나 한번 관심가지면 꼭 뭐라도 이뤄야 직성이 풀리는데. 으흐흐.."

(5) 경청
이야기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도 중요합니다.이야기를 잘 듣는다는 것은 상대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지요.사랑공학에서는 상대의 이야기가 수동적이냐, 능동적이냐에 맞추어 듣는 방식을 결정합니다.
① 읽기(Reading)
내 정보를 충분히 공개했는데도 불구하고 상대가 자신의 이야기에 수동적일 경우상대의 반응을 토대로 추론함으로서 그것을 상대의 이야기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읽기의 목적은 상대의 정보를 억지로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상대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상대를 이해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서 신뢰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야기) ...그래서 나는 심리학을 공부해요. 그쪽은요? (Leading)=전 공부 별로 관심 없어요. (Her Pace)-그것보단 나랑 별로 이야기하고싶지 않은것 같은데 (Reading)
-(외적갈등) ...나는 너의 그런 행동이 마음에 안들었었어. 그래서 그때 그렇게 화냈던거고. (My Pace) 너는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들었던거야? (Leading)=......-또 입 다문다. 나는 내 생각 다 이야기 했잖아. 나는 그냥 그 일에 대해 사과받고 싶을 뿐이고, 너도 나한테 사과받고 싶은게 있을거아냐. 아니면 내 생각에 틀린게 있으면 말이라도 해주던지. 그렇게 입 꾹 다물고 있으면 나랑 이 문제 해결할 생각이 없다는걸로밖에 안보여. 그저 이런 이유로 나랑 끝내버리고 싶은거야? (Reading)
-(접근) ...저는 그래서 그쪽이 마음에 들어요. (My Pace) 그쪽은요? (Leading)=아..죄송해요.-내가 마음에 드냐고 물어본건데 죄송하다는 말이면, 내가 마음에 안든다는 말이에요?(Reading)
-(이야기) ...그래서 나는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는 못하겠더라.(My Pace)=그렇구나..-아까 니 이야기는 포기하는 것처럼 말하긴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오히려 더 강렬하게 원하는 것 같았는데 내가 제대로 본걸까? (Reading)=응 사실.. (숨겼던 이야기)
읽기는 의도적으로 오해를 조장하거나, 추론함으로서 숨겨져있던 이야기를 꺼내도록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읽기를 하는 것은 곧 내가 상대의 이야기를 이해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뜯하기에정확한 읽기를 사용한다면 상대가 숨기고 싶었던 이야기를 꺼낼 수 밖에 없도록 이끌 수 있습니다.
② 반응(Reaction)과 질문(Question)
상대가 능동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낸다면 그것을 잘 들어줄 수 있어야합니다.상대의 이야기에 질문을 하는 것은 내가 상대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신호이며상대의 이야기에 반응을 보이는 것은 내가 상대의 이야기를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가만히 듣고만 있으면 상대는 내가 자신의 이야기를 이해했는지 알 수 없고이야기에 따른 반응이 없기에 점차 이야기하는 재미를 잃어버리게 되지요.
상대가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려고 할때는 질문을 통해 관심을 가져주어야 합니다.
=나는 운동 싫어해. (Her Pace)-읭? 왜? (Question)=그냥 싫더라. (Her Pace)-글세, 처음부터 싫어했을거 같지는 않은데? 어릴땐 뛰어다니다가 넘어지기도 했을거고 그만좀 뛰어다니라고 혼도 났을거 같은데. (Reading)=음.. 생각해보니 어릴땐 좋아했던거같네. (Her Pace)-싫어하게 된게 언제부터야? (Question)=흐음.. 중학교 다닐때였나? 체력장 시간이었는데...
경청은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이해를 '표현'하는데에서 생깁니다.이야기의 흐름에 따라서 웃길때는 웃음을, 안타까울때는 안타까움을, 화날때는 화를 내기도 하며상대의 이야기를 몰입해서 경청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상대는 자신이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지요.
그리고 이것은 실제로 상대의 이야기에 몰입해서 경청하면 이루어집니다.좋은 경청자가 되기 위해서 이야기를 들을때되묻기(Backtracking)와 감탄사(Interjection)를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시기 바랍니다.

(6) 귀납(Induction)
대화는 아주 가벼운 의미에서 시작해 가장 깊은 경험들까지점차 무게를 더해가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과정입니다.
사랑공학에서는 그 과정을 좀 더 체계적으로 구성하기 위해귀납이라는 논리구조를 사용합니다.귀납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개별적인 특수한 사실이나 원리로부터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명제 및 법칙을 유도해 내는 일. 추리 및 사고방식의 하나로, 개연적인 확실성만을 가진다.
귀납은 점차 길어지는 이야기들을 다시 하나의 의미로 정리해다른 이야기로 넘어가기 위한 다리가 됩니다.예시를 들어보죠.
아침부터 잠들때까지 글을 쓰는게 요즘 제 하루 일과지만어떤 날은 의욕에 충만해서 긴 글을 써내기도 하고어떤 날은 머리가 전혀 안돌아가서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기도 해요.그런 날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뇌의 컨디션에 관심을 가지게 되네요.머리가 멍하면 뇌에 탄수화물 공급을 위해 억지로 밥을 먹고머리가 나른하면 뇌의 역동성을 키우기 위해 억지로 운동을 하고머리가 지끈거리면 뇌의 긴장을 풀기위해 즐겁게 자위를 하고..어떻게든 일할 수 있는 컨디션으로 만들려다가 또 이내 멍하니 모니터를 보고 있지요.그러다가 요즘은 정력을 아끼기 위해 산책을 시작했어요.맑은 공기도 마시고 걸으면서 사색에도 잠기고 참 좋더라구요.옛날 위인들 이야기 들어보면 다들 산책을 즐겨했다는데 이젠 그 이유를 알것같아요.단지 산책하는것 뿐인데 굉장히 유용한 생각들이 마구 떠오르는거 있죠?생각해보니 제가 중요한 생각을 떠올렸던 때는 전부 어딘가 이동하고 걷고 있었을 때였어요.걷는게 뇌 활동에 많은 영향을 끼치나봐요.
이 이야기에는 많은 의미들이 담겨있었습니다.
-매일 같은 일을 하다보면 느끼는 권태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행동-뇌의 컨디션을 고려해 업무 효율을 늘리는 방법-매달릴때보다 여유로울때 얻을 수 있는 창조적인 생각
이런 의미들을 찾아내는 것이 대화에서의 귀납입니다.우리는 이렇게 찾아낸 의미들에서 다른 이야기를 연역할 수 있지요.
귀납은 이야기와 이야기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이것은 내 이야기를 여러단계로 확장시키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하며상대의 페이스를 내 페이스로 받아오거나내 페이스를 상대의 페이스로 넘기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합니다.이야기가 담고있는 주제와 의미를 고려해 상호소통을 완성시키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지요.

(6) 정리
① 대화의 물꼬를 트는 주제를 꺼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상대에게 넘긴다.② 상대가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읽기를 한다.③ 상대가 이야기를 시작하면 적극적으로 반응을 보인다.④ 상대의 이야기를 귀납하여 주제를 찾고 내 이야기를 시작한다.
기본적인 이야기부터 대화를 진행하는 구조는 단순하지만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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