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입니다.

앵그리브래드 작성일 13.10.10 03: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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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여자친구 집안반대 문제로 글올렸던 글쓴이 입니다.

저는 밤에 병원약국에서 밤샘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고 지금도 일하면서 쓰고 있습니다.

정신없이 써내려가는점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 점심쯤에 여자친구의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여자친구는 얼마나 울었는지 목소리가 안나옵니다.

전 별일 없는듯이 평상시 처럼 통화하려고 노력했고, 여자친구도 그걸 알았는지 일부로 그 문제에 대해 말하지 않았습니다.

여자친구는 약속이 있다고 해서 밤에 다시 전화를 하자고 하고 끊었습니다.

 

마음씨 너그러운 짱공형님들 아우님들께서 달아주신 댓글보고 힘냈습니다.

방금 여자친구랑 통화하면서 저는 여자친구가 부모님 마음을 돌릴수 있도록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여자친구는 그런 저에게 무조건 기다리는 제가 불공평하다고

여자친구가 부모님 마음을 1년동안 돌려보려고 노력은 해보겠지만 아마 힘들것같다고

1년동안 자기를 기다리면서 자기만 보지말고 한국에서 지내면서 더 좋은여자 만나면 그여자 만나랍니다.

그럼 반대로 여자친구가 부모님 마음을 돌렸는데 그땐 제가 다른 여자를 만나면 어떡하냐 했더니

그게 운명이라 받아들이고 축복해주겠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살수 있을 정도의 경제적 자립능력이 생기면 한국에 와서 저랑 살고싶다고 하지만

부모님이 반대하는걸 무릅쓰고 갈수는 없다고 합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목구멍에 뭔가 걸린거 같은...이야기 해버렸습니다.

"우리 여기까지 하자. 미래(한국이름)가 한국에 와서 1년동안 생활했던, 5달동안 나를 만났던건 꿈이라고 생각하고

중국에서 나보다 더 미래를 행복하게 해주고 미래부모님마음에 드는 사람만나"

 

30분 통화하고 20분 정도는 말없이 핸드폰만 붙잡고 있었던거 같네요.

핸드폰 너머로 여자친구가 숨도 못쉬고 흐느끼는 소리만 들리고...저는 무슨 소리를 했는지도 잘 기억도 안나네요.

1년동안 기다리다가 다른여자 만나면 축복해주겠다는 여자친구말에 저역시 독하게 이야기 해버렸네요

"미래는 중국에서 나보다 좋은사람 만날수 있고, 부모님 축복속에 만날 남자가 나타날꺼야."라고,

 

제가 일하는 곳은 작은 동네에 응급실달린병원안에 약국에서 일하고 있어서

1시간정도는 쉬는시간도 있고 자리비워도 약사님이 이해해주십니다.

그렇게 50분 정도 핸드폰만 붙잡고 여자친구 우는 소리만 듣다가 너무 오래 자리를 비운거 같아

그만 들어가봐야겠다고 말하니까

그때부터 어린아이가 엄마찾듯이 "오빠..오빠..."만 숨넘어가게 부릅니다. 아직도 절 부르는 목소리가 귓가에 생생하네요.

이제 저는 여자친구가 어학당에서 만난 여러나라 친구 언니 오빠처럼 한국에 사는 오빠로 남을테고

가끔 힘들때면 연락할수 있는 사이로 남자고 했습니다. 여자친구가 전화하면 기꺼이 받아주겠다고.

(저도 눈물도 나고 한번에 짜르지 못하겠더라구요. )

 

흐느끼면서 오빠라고 부르는 목소리를 뒤로 하고 급하게 전화를 끊었네요.

짧은 만남이였지만 많은 추억들이 생각나더라구요.

처음 입맞추던날 여자친구는 뻘겋게 달아올라서 주저앉고 저는 왜그런지 몰라서 어디 아픈건지 어버버하던 모습,

제 사정을 알고 매번 카페보다 산책하는게 좋다고 밤늦게까지 걷다 가로등밑 벤치에서 앉아보내던 시간들.

그나마 다행인건 출국하던 9월5일날 친누나 웨딩촬영날이라 스냅사진 찍어주다

마침 그날 출국하는 여자친구 배웅하러 강남에서 김포까지 9호선 고속지하철타고 와리가리해서

얼굴보고 배웅해줬던게 잘한일인거 같네요. 그게 마지막 인사가 됐네요. 그땐 생각도 못했는데 ㅎㅎ

이제 행복했던 시간 모두 뒤로하고 여자친구가 많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기도하고,

저도 살아가야겠네요 ㅎㅎ

오는 23일이 여자친구 생일이여서 깜짝선물 해주려했는데 다 텄네요.

저희는 5월17일 석가탄신일(공휴일)부터 사귀기 시작해서 10월9일 한글날(22년만에 공휴일)에 마무리지었네요.ㅎㅎ 

 

2년동안 끊으면서 한번도 생각안난 담배가 생각나네요.

내일 아침에 퇴근하고 잠이 올려나 모르겠네요.

짱공형님들, 아우님들 조언 감사합니다.

별 볼일 없는 제가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두서없이 긴글만 써버렸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응원해주신 분들, 피해보려 했던 돌직구 날려주신 분들 모두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10월이 시작된지 2주째인데 날씨는 아직도 늦여름 날씨같네요

2013년도 마지막을 향해가네요. 짱공식구 여러분 모두 힘내세요!^^

 

궁금해하시진 않으시겠지만

1년동안 기다리겠단 이유가 여자친구 집쪽에서 중국대학원에서 1년공부하고 한국보내주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사실 1년이 지나도 안보내주려고 했고 1년지나면 서서히 헤어질길 바라신거 같아요.

부모님 마음속엔 이미 맘에 드는 사람이 있어서 한국에서 공부 마치고 오면 소개시켜주려고 했었다네요...

중국에 대해 많은 이미지를 바꾸게 해주었습니다.

티비에서 보는 교양과외, 악기과외등등 로열패밀리?

평소 알던 중국이미지랑 너무 달라 놀랐었고...아무튼 행복했어요.

(예의범절은 우리나라 종갓집 규수급에 조용조용한 편이여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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