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똥 사건.

건데기만세 작성일 11.09.15 13:59:08
댓글 10조회 7,108추천 13

5편까지 쓴거 읽어보니까 또 필욕이 막 솓구칩니다.

추석전이라 회사에 일도 없고,

시간이 남아 돌아서

그냥 우스웠던일 몇자 적습니다.

안웃기면 그냥 넘기세요 ㅎㅎ

 

감시대 똥사건

간혹 이런사람들 있을꺼야.

똥 못참는 사람들.

오랜시간 참아야 한다고 생각만 해도

벌써 괄약근을 깃털로 누가 간질간질 하면서

아랫배가 더부룩해지고 방구가 붕붕 나오기 시작하는 그런 사람들.

내가 그래.

그날도 야간근무 감시대(망루)에 올랐어.

작대기 두개로 렙업 한지 한달도 안됐을 때야.

거의 막내였던 나는,

감시대에 오르는게 정말 싫었어.

혹 대원들 중에,

새벽 감시대는 귀신이 나온다고

무서워서 싫다고 하는 철없는 양반들도 있었고,

졸린데 졸다가 걸리면

지옥불에 들어갔다오는 것 보다 더 무서운 참사가 벌어져서

긴장 농도가 심해진다고 해서 싫다는 사람도 있었어.

근데,

나는 이놈의 "장"이 문제였던거야.

나는 겁도 별로 없는 편이고,

잠도 별로 없는 편인데,

이놈의 장이 내 맘대로 잘 안돼.

근무자와 교대를 하면,

감시대 입구는 안과 밖에서 자물쇠로 잠기기 때문에

근무시간 두시간동안

교도소가 훤히 보이는 그 망루에서서

내장도 뚫어보일 것 같은 서치라이트 불빛을 등지고

야차처럼 수용자를 감시해야 되는 것이고,

두시간은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것이 정석이야.

여느때 처럼 잠결에 교대를 하고

감시대에 올랐는데,

장..

장이 또 댄스를 추기 시작해.

그리고,

불안이 엄습해 오기 시작했어.

똥!

똥이다!

이것은 똥의 신호다!!

아직 오분도 안지났는데

신호가 오기 시작하고,

나는 첫번째 안전장치를 풀렀어.

"벨트"

벨트를 풀면 배를 조이던 것이 느슨해 지면서

조금은 배가 편안해져 10분정도는 버틸 수 있지.

벨트를 풀고 10분..

고통의 시간은 너무 빨리 다시 찾아왔어.

아직 식은땀은 나지 않았지만,

춥고 추운 군대의 겨울 날씨 따위는 느껴지지 않았어.

아직 배에서 "꾸루룩"이라는 긴급신호가 터지진 않았지만,

직감적으로 한시간은 못 넘긴다라는 것을 느꼈지.

두번째 안전장치를 해제했어.

"퓌시시시시시시~"

냄새도 없는,

냉장고에 있는 설익은 김장통을 열면

무우가 삭아가는 그런 냄새만 풍기는

배에 가스를 빼내주는 쾌적한 방구야.

장 댄스로 부풀어 있던 배의 부피가 줄어들었고,

이 방구는 본격적으로 괄약근의 조임을 시작하라는 신호탄이야.

이 안전장치의 유효 시간은 약 5분이지

5분뒤...

괄약근에 힘이 들어가면서

뱃속에서 어제밤에 특식으로 먹었던 라면과

친하던 취사병과 고참몰래 만들어 먹었던 그 김치 덮밥의 찌꺼기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어.

"X댔다..."

이제 슬슬 식은땀이 나기 시작하고,

흔히들 말하는

평범한 장을 가진 사람들이

똥마려워요라고들 하는

그 신호가 오기 시작한거야.

한겨울,

입김이 풀풀 나는데,

두겹세겹 껴입은 외투안 얇은 옷들이

식은땀으로 촉촉히 젖어들어가기 시작했어.

간혹 지나가는 순찰자들은

눈치도 없이

경례하지말고 들어가서 있으라고 친철을 베풀지만,

나에게 중요한건 그딴 배려가 아니였어.

근무타임의 막내의 장을

이야기 하기도 전에

"화장실 가고 싶지? 내가 교대해 줄테니까 다녀와"

라고 헤아려 줄 수 있는 그런 신적인 직감을 가진 고참의 배려가 필요했지만,

말그대로 신이 아닌 이상에야

그 누가 내 배를 알 수 있겠어.

하필,

그날따라 순찰하던 그 고참은

첫 근무 때 나를 지독하게 갈구고 패던 그 고참(경비교도대이야기 참조요~)이였고,

화장실가게 잠시만.. 이라는 말을 했다간

무슨일이 벌어질지 뻔한 상황이기 때문에

군대의 군기의 힘으로 난관을 버텨보기로 했어.

신, 미신, 아버지, 어머니, 누나...

다 찾고 찾아봐도,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나의 괄약근에

또다른 힘을 전해주지 못했고,

나의 인내의 인내로 한시간을 버텼을 때 쯤

나는 앞뒤를 못가리는,

이른바 "될대로 되라"의 시기를 맞게 됐어.

경험상 이정도라면,

5분만 버텨도

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는 시기야.

나에게 선택의 시간은 없었어.

계획의 시간도 없었고.

신문지라도 있으면 싸서 어떻게든 은폐하겠지만

그것도 없었고

급하게 주위를 둘러보는데...

아!!!

그 때 보이는 것이 쓰레받이야.

흔히 집에서 보는 그런 프라스틱 쓰레받이!

생각할 여지가 없었어.

세겹이나 껴입은 바지를 0.5초만에 내리고

굳이 힘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터지는 그 폭풍 변들을

그 작은 쓰레받이에 쏟아 부웠지.

하하..

참 많이도 나왔어.

말로 설명하지도 못할만큼 많이..

그리고 나의 장을 다 비우다간 "넘친다"라는 이성적 판단이 설 때쯤

아쉬움을 뒤로하고 멈출라고 했는데

두가지 문제가 나에게 찾아왔어.

뒷처리와 은폐.

일단 뒷처리야 그냥 바지 올리고

근무 끝나고 막사에서 닦으면 그만이지만,

다행스럽게도 휴지가 건빵주머니에 들어있더라고.

장 때문에 늘 준비해 다니던 것인데,

일단 닦았어.

그리고 그 와중에 더더욱 다행스러운건

그 뭍어나오는 내용물이 많지 않아서

작은 양으로도 닦을 수 있었던 거지.

바지를 주섬주섬 올리면서

이제 내용물을 어찌 처리할까 라는 고민에 잠겼어.

일단 급한불을 껐으니까

나름 이성이 돌아오고 머리도 돌기 시작하더라고.

해결책을 하나씩 떠올려 봤지.

흠.... 다음 근무 교대자는 2기수 고참인데

이 상황을 잘 설명하고 땅에 묻고 오겠다고 할까

무리야.

그 고참 태권도가 4단인데

성질머리도 4단이고

주댕이 무게는 4 밀리 그램이야.

유난이 입이 가벼워서

나의 이 사건이 알려지면

나는 일단 두어대 돌려차기 맞을 것이고,

분명 그 고참 전역 때 까지 나는 똥쟁이라고 딱지가 붙을 꺼야.

아...

그래 던지자!

이 높은 감시대에서 있는 힘껏 털어내면

약 5미터 전방 막사 주변 야산에 떨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냥 개똥이려니 생각하겠지

아무리 생각해도

던지는 편이 가장 효과적인 것 같았어.

하지만 망루는 모두 철창으로 둘러쳐져 있고

그 사이로 손을 빼서 던지게 되면

어깨의 힘을 쓰지 못하고

순전히 손목의 힘으로 날려야 되는데

손목의 힘이 팔씨름 세계 챔피언이라고 해도

5미터 이상 이 무게의 응가를 날려버리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지만,

달리 방법이 없더라고.

일단 아까 썼던 휴지는 조각조각 찢어서

겨울바람에 날렸고...

나의 모든 응가가 내려져있는

그 플라스틱 쓰레받이를 조심스럽게 들어올렸어.

그리고 철창 사이로 간산이 팔을 쭉 빼서

최대한 멀리 던질 수 있게

자세를 잡았지.

예상 타격지를 설정하고

심호흡을 한다음...

흐이야야야압~~~

응가는 많이 질지 않았던지

쓰레받이에서 쉽게 불리되서 어둠속 어딘가로 날아갔고

제발 나의 소망대로

예상타겟에 명중 되었기를 빌었어.

착지되는 소리는 괜찮았는데

뭔가 둔탁한 소리가 들려서

그냥 야산에 있는 큰 돌맹이에 떨어졌으려니 여기고

비교적 편안해진 배로

근무를 마칠 수 있었어.

그리고 아침 점호.

어제 새벽근무의 긴박한 상황은

아침 졸음에 기억도 나질 않고,

나를 포함한 우리 부대원들은

각잡힌 도수체조와 애국가를 부르며 웃통을 벗어던지고

전투구보를 준비하고 있었지.

그리고 그순간

내 머릿속에

어제 새벽의 사건들이 주마등처럼 스쳤어.

얼핏 보기에는 저~쪽 약 200미터 전방 3감시대 옆 야산에

나의 응가가 놓여있으려니 했지.

밤새 시끄럽지 않았던 것을 보면 순찰근무자도 못봤을 정도의

정확도로 나와 감시대와 밤의 별들만 아는 비밀이 되겠구나 예상했어.

아침구보가 시작되고

우리는 군가를 부르며 교도소 주벽을 따라 열심히 달렸어.

근데 갑자기 고참 하나가 크게 소리치는거야.

"으허허허허헣ㄱ"

우리 교도소는 영농이라고,

오리, 거위, 닭 등을 산에 풀고 짬을 먹여가며 키우던 곳이 있었어

거기에는 개도 몇마리 있고

다 쓰러져 가는 방 한칸짜리 막사도 있었는데

내가 날린 응아는 거기서 키우던 개의 것이라 뒤집어 씌울 작정이였거든

개의 크기는 애완견 만했고

나의 응아는 그 애완견이 저지르기엔 다소 많은 양이였지만,

전날 많이 먹어서 많이 싼거라고 우기면 끝이라고 생각했어.

암튼 그 고참의 비명에 전 대원의 시선이 고참에게 쏠렸고

고참은 말도 못한채로 한곳을 향해 연신 삿대질을 해대고 있었어.

뭐지...... "컥"

우리의 시선이 꼿힌 곳은 영농막사 함석지붕이였어.

구보를 뛰는 곳은 약간 언덕이 있어서

그 지붕 위가 다 보이는 곳이였고,

지붕위에는 정말 피자 라지 싸이즈의 응가가

철퍼덕,

말그대로 철퍼덕 퍼져있었던 거야.

그리고,

함석지붕은 그 응가의 강도를 이기지 못하고 반정도 부서져서 꺼져 있었어.

우리 부대원들은 전부 혼란에 빠졌어.

미스테리한 사건이였지.

밤새 애완견 만한 개가

어른도 못오르는 지붕위에 올라서

지붕이 내려앉을 만한 똥을 쌌다...

아니면,

어떤 모자란 놈이

막사안의 화장실을 두고 굳이

궁둥이를 까고 지붕위에 올라가서 똥을 쌌다...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열심히 구보 뛰던 대원들은 그 어마어마한 광경을 쳐다보고 있었어.

막사에 있던 소대장은

구보 뛰던 대원들이 멈춰서 시선을 한군데에 고정하며

우와~~ 하는 탄성만 지르고 있으니

놀라서 뛰어오고

나는,

심장이 오그라드는 공포와

온몸의 털이 다 서는 긴장을 느끼며

그냥 모른척 표정관리하며 똥을 관찰하고 있었어.

전부다,

감시대에서 질량X가속도의 물리법칙으로

똥이 하늘에서 떨어졌을거라는 생각은 못하는 것 같았어.

구경하던 상황은 소대장의 지시에 의해 대충 정리되고,

그 몰아치던 공포감을 가슴에 안고 막사로 복귀한 나는

행여나 대원 중에 물리학도가 있어서

그 상황을 추리라도 해낼까봐 떨고 있었어.

그렇게 하루가 지났고,

그날 저녁 점호 때,

막 들어온 신병 여덟명이 그 참혹한 현장을 마무리 했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고,

나의 응아 덕에 비만 오면 비가 새던 그 함석지붕은

업그레이드된 샌드위치판넬 지붕으로 교체 되었지.

사람의 힘은 정말 무서운 것이,

감시대에서 그 지붕 까지의 거리가 거진 5미터 이상이나 됐는데,

내가 예상했던 지점보다 약 2~3미터나 더 날아간것이 신기하더라고.

그일은 조용히 마무리 됐지만,

이후 응가 사건은 여러번 있었어.

이 글이 너무 기니까 다음번에 쓸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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