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교도대 이야기 8부

건데기만세 작성일 12.06.11 1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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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이야기 그 인간 쓰레기.

나는 종교가 없다.

예수님이 뉘신지.. 성모마리아가 뉘신지.. 부처가 뉘시며 마호멧트가 뉘실까...

나는 어이없게 종교서적으로 접한 지식이 아닌,

어렸을 적 “위인 100인”이란 아동문고에서 위인전기에 관한 사항만 읽어 본 것이,

내 종교적 지식의 전부다.

그 수용자 “갑”은 지난 시절을 회심하며,

교도소에서 종교에 몸담고 열심히 종교활동을 하는 준 모범수였다.

지옥을 지키는 개가되어 각 철문에서 철심박은 교봉을 옆에차고,

수용자에게 눈을 부라리는 우리 대원들에게도,

깎듯이 존칭을 하며, 가끔 덥석 손을 잡고 미소 지어서

닭살을 돋게 만드는 인물이였다.

그의 죄명은 존속살인이였다.

존속살인... 친아버지를 죽였다고 한다.

내 머리, 아니 일반인의 머리로는 그 갑이라는 인물이 과연 용서 받을 사람인가...

종교라는 이름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해서,

절대자는 그 인간을 용서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할 것이고,

나 또한 그 갑이라는 인물의 죄명을 들은 뒤로는,

정말 상종을 하면 안된다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어느날 우연히 그의 어린시절과 그가 아버지라는 인간을 죽이게 된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맞춤법도 다 틀린 그 갱지에 연필로 춤추듯 그려나간 글씨를,

정말 눈하나 깜짝 안하고 판결문 까지 주욱 읽고 나서는,

그래도... 그래도... 라는 반문과 그렇지만.. 그렇지만.. 이라는 긍정이 나를

몇날이고 몇일이고 혼란스럽게 했다.

친모의 눈앞에서 친누이를 강간하고,

친아들의 눈앞에서 친누이를 강간하고,

술병으로 어미를 때려 하반신을 불구로 만든 “아버지”라는 명칭의 인간.

돈 들어간다고 아들은 사춘기시절에 고아원에 버려졌고,

친누이를 어딘가에 팔아버리고,

친어미를 어딘가에 버려서 소식도 모르고...

군대전역 후 그래도 옛추억 있는 집이라고 찾아 갔을 때,

동네 어르신들에게 들은 충격적인 말들.

어미는 뒷산에 버려져 벌레에 파먹혀 죽고,

누이는 사창가에서 어딘가 팔려다닌다는 말을 듣고,

눈과 꼭지가 돌아버려 집에서 다방레지에 올라타 시근덕 대던 그 아비라는 등에

낫을 꼽고 머리통을 터뜨려 버린 남자.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정상적인 인간생활이 힘든 상황이였고,

이런저런 정황을 참작하여 무기징역으로 돌려줬어도,

치료감호소를 오가며 정신병자가되어 난동질을 해대며,

제발 나좀 죽여달라고 일년간 똥을 먹고 오줌을 먹고 자해를 해대다가,

종교를 만나 약 15년 째 교도소에서 선교사로 활동한단다...

이 현기증 나는 스토리를 처음 접하고 나서는,

정말 밥도 안먹히고 딜레마에 빠져 막사내에서 관심사병으로 까지 몰려버렸다.

나처럼 평범한 삶을 살아온 사람은,

아니,

어머니의 모유수유로 기본 체력을 다지고,

아버지의 모진매질로 기본 인성을 다지고,

누님과의 투닥거림으로 사회성을 배워온 나처럼 풍요로운 삶을 살아온 사람에게,

위와 같은 영화로도 만들기 힘든 저 상황은,

상상만 해도 구토가 올라오다가도,

과연 나는 누구를 미워해야하는가의 근본적인 문제부터 묻기 시작했다.

사람을 죽인죄와,

마땅이 죽어야할 사람을 죽인 수훈...

다행이 약 한달만에 그 고민에서 빠져나왔지만,

그 후 그 갑이라는 수용자가 내앞에서 웃음 지을 때는,

울컥거림과 손에 들어가는 힘 때문에 스스로 감정조절이 힘들 때가 많았다.

 

네 번째 이야기 도라이.

기동타격대에서 푹퍼져 있던 가을.

날도 시원시원하고, 크게 문제를 일으키는 수용자도 없었기에,

그냥 뒹굴거리며 기동타격대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말그대로 기동타격대는 기동성을 살려 5분 대기조의 역할을 하지만,

기동성을 살릴 일이 없으면 마냥 당나라였고,

일주일간 주어지는 당나라 생활은,

수교생활 중 최고의 보직이였다.

그러던 중,

새벽 세시에 근무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좀처럼 울리지 않는 근무벨이 울리기에 전쟁이라도 났나 싶었다.

대게는 전화로 호출을 하기 때문이다.

급하게 옷을 다잡아 입고 보안과로 뛰어가보니,

피투성이 수용자 하나가 사지를 포승줄로 묶여 얼굴을 천떼기로 감싼체

번데기가 되어 굴러다니고 있었다.

“자해를 했어”

교도소 내 특공대라는 조사팀 공무원의 말이였다.

간혹 자해를 하는 수용자가 있다.

근데 이 양반은 그 정도가 심했나보다.

그런데 보통 자해를 하면, 지가 더 죽으려고 용을 쓰기 마련인데,

이 번데기는 아프다고 살려달란다.

굉장히 피가 많이 보이기에 부상이 심한 줄 알았더니,

코피만 질질 흘리고 있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났다.

얼굴을 감싼 보호천을 벗겨내니 코피, 콧물, 눈물이 범벅이되어,

살려줘서 고맙다고...

“근데 왜 비상벨까지 울리셨어요?”

“이놈 잡아서 오는데 지가 눌렀어. 온김에 좀 패주던가”

새벽 세시에 잠에서 덜깬 대원들은 정말 패도 되냐는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진심으로 패버리고 싶었다. 때리면 안된다는 교육을 누차 받아왔지만,

이 정신병자 도라이 친구는 그냥 패고 싶었다.

다음날 아침에 독방에서 이 도라이를 다시 봤다.

독방에 혼자 앉아서 혼자 킥킥 거리며 웃고 있는데,

공무원들 말로는 무서워서 자해도 못하는 놈이라고 했다.

죄명은 무엇인지 모르지만, 골때리는 놈인건 확실했고,

잠시 한눈이라도 팔면 무슨짓을 할지 모르기에 순번을 정해 도라이를 지켜봤다.

처음엔 얌전했다.

그냥 벽보고 킥킥거리는 것 빼고는 그리 이상한지도 모르겠다.

근데 이놈이 밤만되면, 변신을 한다.

날이 어둑해지면, 처음엔 지가 귀신이라서 이방을 몰래 빠져나간다고 소리를 지르고,

내가 방금 주문을 외웠으니, 니들 꿈에 나타나서 목을 따고 뭐가 어쩌고...

“아~그래? 아~ 그래 있다가 보자 아~ 제발 닥...”

"너! 너 000! 이름 봐뒀어!! 너 좀있으면 하늘에서 공수부대 친구들이 나 구하러 와서

니 목딸꺼야!!“

항상 이런식이다.

가끔은 지 살을 찢어가며 수갑을 풀고 기껏 한다는 짓이,

뺑기통 틀어막아 물을 받고, 그물로 샤워를 한다든지, 벽에다가 주먹질을 해대며, 세계챔피언이 될거라든지... 그러면 들어가서 다시 수갑 채우고 약발라주고, 발가락 수갑 채우고..이런식의 연속이였다.

그리고 어느날 새벽,

그날도 저녁에 수갑을 풀면서 손에서 피가 나기에 잠결에 들어가서 약을 발라주고,

다시 수갑을 채우려던 찰나,

도라이 친구가 들소처럼 내 가슴팍을 드리받고 튀어나온 것이다.

덕분에 나는 비어있던 연탄난로를 부시며 구석으로 처박혔고,

이놈은 복도로 튀어나갔다.

황급히 비상벨을 누르고,

정신 못차리고 잠시 벗고 있던 군화를 던졌는데,

동시에 뒤돌아보던 코에 내 군화를 맞고 쓰러졌다.

그리고 몹시 흥분했던 나는 손바닥을 들어 양 싸대귀를 찰싹찰싹 때렸고,

원래 겁이 많던 그놈은 살려달라고 비명지리다가 안되니까

내 손을 물어버렸다.

살점이 뜯겨나가려던 찰나, 어으아ㅓ더거걱억~~!!!!!!

흠.. 정말 침이 질질 흐르는데도 다시 삼키지도 못하면서,

발가락이 다 오그라 들고,

털이란 털은 다 서는 느낌..

다행이 물린 내 살점은 구했지만,

오줌쌌다.

생각없는 공무원이 꼴에 나를 구해준다면서 도라이를 지졌는데,

나도 같이 지져져버렸던 것이다.

오줌을 쌌는지도 몰랐다.

몸이 급속도로 팽창했는데, 사지에 몰려오는 고통에 입은 벌어지지도 않고,

발가락은 계속 말려들어가고...

그 도라이는 의무실로. 나는 응급실로...

덕분에 3박4일동안 간호사 언니들 보며 생활 할 수 있었지만,

30년만에 바지에 축축히 싸버릴 만큼 고통스러웠던 그 순간은 기억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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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마칩니다. 9편은 다른이야기로~ 즐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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