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유혹] 소박한 영화

Coldday 작성일 05.10.21 11: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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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어중간


요즘 영화치곤 참 보기 드물게 소박한 영화다.
이 영화가 만약 선댄스 영화제 수상작이 아닌 보통 영화였다면 극장에서 상영이나 했겠는가.
그리고 나 역시 이 영화를 보았겠는가.
물론 영화의 완성도가 높았으니 상을 받았고 그랬으니 이 모든 일이 일어났겠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역시나 영화제 수상작과 흥행은 별게의 것이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상이 뭐니해서 신경을 쓰고 싶지는 않지만 아무 생각없이 이 영화를 보면 정말 아무 생각을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마 그렇게 말할꺼다.
"뭐 아무것도 아니잖아. 말도 안돼고."
사실이다. 너무 황당하고 아무 내용도 없고...
워낙 여기저기서 내용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내용에 대해서는 많이 언급 안하겠다.
뭐 솔직히 그다지 내용도 없지만...

외딴 섬 마을 "생 마리아" 주민들이 그들의 생존을 위해 의사 '루이스'를 붙잡기 위해 노력하는게 내용의 전부이다.
그 방법이 기발하다기보다는 너무 엉뚱하다는데 이 영화의 초점이 있다.
약아빠진 방법이 아닌 정말 순진한 아니 보통 사람들이 보기엔 멍청해 보이는 방법에 웃음도 않 나오는게 사실이다.
마을 주민이야 그렇다치더라도 의사라는 사람이 거기에 속아 넘어가는거 보면 더 황당하다.
영화를 위해 너무 작위적으로 설정했다는거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살아남는 이유는?
현대인에게 보기 힘든 그들만의 '순수함' 때문일 것이다.
너무나 치열한 세상 때문에 순수함이란건 완전 잊어버리고 '순수함'이란 것을 구시대적 유물로 생각하는 우리들에게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할 수 있는게 이 영화다.
마을 주민들이 왜 루이스를 붙잡아 두려고 했는가?
그들의 직장을 얻기 위해서이다.
오직 그것뿐이다.
혹자는 그런 그들의 모습이 무슨 '순수'라고 할 수도 있다.
그래도 확실히 할 건 확실히 해야겠다.
순수한거랑 생존이랑 무슨 상관이 있지?
자신들의 삶의 행복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치사함이라고 매도하는 건 오히려 어불성설이 아닐까?
그들이 의사를 꼬시기 위한 방법에 담긴 그들의 진심을 읽을 수 있다면 그들의 행동이 무조건 미워보이지도 황당해 보이지도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 황당함에서 행복을 느낄수 있는게 이 영화다.

사람마다 생각이 틀리듯이 아무런 클라이막스도 사건도 없는 이 황당한 영화를 보고 어이없어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때론 차분히 부드러운 것을 접해보는 것도 좋은 기회일 것이다.
보면서 흥분하는 영화보다 보고 난 후에 여운이 남는 그런 영화가 더 기억에 남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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