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의 기적] 유럽 영화

Coldday 작성일 05.10.27 21:4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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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어중간


축구 영화일까 아님 가족 영화일까?
영화를 보기전에 내가 가졌던 의문이다.
스포츠를 통해 주었던 감동들을 많은 영화에서 보았지만 막상 전세계인들의 축제라는 월드컵을 소재로 한 영화는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역경을 딛고 스포츠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얻는 내용이든 스포츠를 통해 사람들이 화해와 친목을 도모하는 내용이든 충분히 따뜻해질 수 있는 내용이란게 이런 영화들의 특징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 영화는 스포츠 영화라기보다는 가족 영화다.
패전 후 침체된 독일인에게 희망을 주었던 54년 베른 월드컵의 우승.
그리고 그것을 계기로 살아난 가족애.
영화에서 초점은 그 가족애에 있다.
11년간의 포로 수용소 생활로 몸과 정신 모두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마테오의 아버지.
아버지 없이도 나름대로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던 마테오네 가족에겐 강박관념에 사로집힌 고지식한 아버지가 어찌보면 불필요한 존재일 수도 있었다.
그래서 그만큼 갈등도 많았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포옹하기보다는 자신의 관점에서 상대방을 평가하기에 그들은 가까워질 수가 없었다.
그런 마테오와 아버지를 이어준 것이 월드컵이다.
우리나라가 2002년 월드컵으로 전 국민이 하나가 되었듯이 그들도 월드컵을 통해 조금씩 가까워진다.
이 과정에서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심경의 변화이다.
아버지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는 과정을 보여주긴 했지만 특별한 사건이나 계기 없이 갑작스레 변한 아버지의 모습은 솔직히 당황스럽다.
과연 아버지의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있었길래 그럴 수 있었을까?
자식에 대한 애정과 축구에 대한 사랑일까?
좀 더 설명이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어쨌든 아버지의 변화된 모습에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이 영화의 매력이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와 아들.
가장 가까울 수도 있으면서 가장 멀어질 수 있는 관계다.
각자가 좀 더 서로를 이해하고 다가서려 한다면 가족 해체와 같은 문제가 조금은 더 줄어들 수 있을텐데...
가족이기에 가능한게 상대방의 허물까지 이해해 줄 수 있다는 거 아닐까?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여가 활동 하나쯤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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