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에서 사망원인 1위는 흡연이란다. 그리고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는 게 비만이고... 머지않아 비만이 사망원인 1위가 될꺼라는건 왠만한 사람이면 다 눈치채고 있다. 그렇다면 비만을 막으면 될텐데 왜 야단법석들일까? 뭐 언제는 흡연이 나쁜지 몰라서 담배폈나. 비만도 마찬가지다. 뻔히 알면서 몸에 안 좋은 패스트 푸드나 계속 먹고 움직이지도 않는다. 그나마 요즘 웰빙 열풍으로 몸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는 있으나 여전히 비만 인구는 늘어나고 있다. 특히 어린애들의 비만이 심각하다. 애들이 뭘 알겠는가? 패스트 푸드가 몸에 안 좋다고 백번 천번 얘기해도 그 맛에 애들은 이끌린다. 비만이 건강에 안 좋고 살빼기가 힘드니 평소에 운동을 하라고 해도 애들은 꿈쩍도 안 한다. 애들이니까! 애들이니까 본능에 충실하다. 물론 그런 어른들도 많다. 어쨌든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음식점 중에 하나가 패스트 푸드점이다. 맥도날드, 버거킹, KFC, 파파이스, 롯데리아 등등... 너무 많아서 이름도 다 모르겠다.
이 영화의 감독이자 주연 배우인 모건 스펄록은 이들 중 맥도날드를 타겟으로 삼았다. 맥도날드는 이제 음식점이 아니라 다국적 거대 기업으로 성장해버렸고 그 만큼 자사에 대한 많은 홍보 때문에 우리는 패스트푸드의 유해성을 쉽게 잊어버리곤 한다. 그래서 이 감독이 나섰다. 30일간 맥도날드에서만 끼니를 해결한다는 엄청난 실험 정신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도 시민 단체 회원 중에 한명이 비슷한 시도를 하다 건강상의 문제로 중도하차 했다고 들었다. 그만큼 위험한 생체 실험을 감독은 우리를 위해 몸소 실천한 것이다. 채식주의자에 건강한 육체를 가진 젊은 청년이 이 무슨 해괴 망칙한 행동이란 말인가. 하루에 빅맥을 9개나 먹는 사람도 있다고는 하나 나 같은 사람은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슈퍼 사이즈를 시켜서 꾸역꾸역 먹다가 결국 구토하는 장면이라든지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트림을 보면서 감독이 참 대단해보이면서 한편으로 안타까워 보인다.
이 만큼 목적이 분명했던 영화다보니 감독은 영화 내내 객관적 시각보다 주관적 시각으로만 일관했다. 물론 그걸 주관적 시각이 아니라 우리가 몰랐던 측면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패스트 푸드의 장점은 단 10초도 안 나올만큼 한 쪽으로 영화가 치우친 건 사실이다.
보통 영화들에 비해 이런 류의 다큐멘터리 영화는 그 파급 효과가 엄청나다. 화씨 9.11이 그랬던 것처럼 많은 관객들은 감독의 생각에 조금씩 동화되어 가고 영화의 내용을 사실 그 자체로 믿어버린다. 게다가 사회적으로 엄청나게 이슈가 됐던 영화이니 그 영향력이 얼마나 크겠는가. 재밌는 사실은 이 영화가 선댄스 영화제에 출품되고 나서 맥도날드에서 슈퍼 사이즈 메뉴를 없앴단다. 맥도날드 측에선 영화랑 상관이 없다고 하나 그렇게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껄. 어쨌든 그래도 사람들은 맥도날드에 가고 버거킹에 간다. 습관적인 사람부터 중독되어버린 사람들까지... 뭐 즐겁게 살다가 가자는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이런 기업들의 간부를 먹여 살릴 필요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