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여자] 장진 감독 파이팅~~!

Coldday 작성일 05.11.19 23: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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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상상초월


이 영화가 나왔을 당시 너무도 보고 싶어했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보지 못하고 결국 비디오가 나오기만을 엄청 기다렸다. 비디오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래서 갔더니 이 놈의 비디오 가게는 내가 갈 때마다 이 비디오가 없더군. 거의 2,3달을 고생하며 나도 아닌 다른 사람이 빌려온 걸 보게 되었다.

보통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편인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았다. 티비 프로그램에서 하도 소개를 많이 해줘서 대부분의 내용도 아는 상태였고, 주요 장면들도 이미 본 상태지만 그런 장면들의 연결을 통해 나에게 새로움을 준 것이 이 영화다.

'장진'감독. 로 많이 알려진 감독인데 그의 독특한 스타일 때문에 그의 영화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유치하고 썰렁하다고 치부해버리는 사람들로 양분되는 경우가 많다. 난 첫번째다. 친구들과 놀다가 새벽에 갈 곳이 없어서 들어간 곳이 비디오방이었고, 거기서 본 영화가 였다. 다들 자고 있을 때 혼자 깨서 영화에 빠져들었다. 남들이 썰렁하다고 치부해버리는 그의 유머지만 나는 그 유머가 너무 좋았다. 몸으로 웃기거나 말도 안되는 말장난이 아닌 뭔가 감독의 생각이 담긴 유머. 그리고 그 유머는 3년만의 작품인 이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되었다. 어떤 사람은 이 영화를 보고 코메디라고 치부해버리곤 했다. 그래 웃기니까. 하지만 단순한 코메디가 아니다. 아까 언급했듯이 감독의 생각이 담긴 유머요 위트고 따라서 이건 영화적 장치이지 영화의 목적은 아니다.

그럼 이 영화가 가지는 진정한 의미는 뭘까? 그건 아마 동치성과 한이연이라는 평범하지 않은 두 사람을 통한 감독 자신만의 사랑에 대한 견해일 것이다. 사랑에 대해 쑥맥이면서 사랑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두 사람. 그들이 알고 싶어하는 사랑에 대해 감독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조금씩 알려준다. 주인공들을 가만히 두고 조연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뭔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관객들이 눈치를 채도 이 주인공들은 눈치없이 한없이 겉돌기만 한다. 그리고 결정적인 사건. 이 사건도 장진 감독이 아니면 생각해내지 못할 만큼 엉뚱하다. 여하튼 이 사건을 통해 평범한 결말을 맺는 듯하다. 뭐 흐름상으론 평범하지만 둘의 대화를 들어보면 참 기이하다. 끝까지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감독이다.

이처럼 영화의 구성과 전개, 대사, 에피소드등 모든게 빛을 발하는데는 감독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이 영화의 가장 큰 성공 포인트는 뭐니뭐니해도 주연배우들이다. 생각해보니 배우들을 뽑는 것도 감독의 능력이군... 이나영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고, 전작들에 비해 완전 변신한 정재영도 동치성이란 인물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남자다운 남자. 영화를 빛나게 하는 조연 정도로 생각했던 그가 이렇게 완벽하게 변할 수 있다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요즘들어 부쩍 드는 생각이지만 한국 영화에서 가장 취약한 장르는 역시 로멘틱 코메디 같다. 이 영화를 로멘틱 코메디라고 한정하기엔 너무 대단하지만 어쨌든 사랑이란 주제를 이런 식으로 알콩달콩하면서 짜임새 있게 잘 구성해내는 그런 영화가 더 생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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