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스타 감사용] 아쉬움...

Coldday 작성일 05.11.21 20: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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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우수함


야구를 참 좋아한다. 그리고 이범수란 배우도 좋게 생각한다. 그리고 영화랑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이란 책도 재밌게 봤다. 그래서 삼미란 팀에 대해 거의 아는 바도 없고 감사용이란 사람에 대해서는 책을 보기 전에 들어보지도 못했으면서 이 영화를 무작정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론은 볼만하다 정도. 그리 나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내 기억에 계속 남을 만큼 괜찮은 영화도 아니다.

이 영화는 제목처럼 감사용이란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슈퍼 스타라는 수식어가 어색할만큼 그의 성적은 초라했지만 자기가 하고 싶었던 야구에 대한 열정과 1승에 대한 집념만은 대단했다. 하지만 실력은 실력이고 현실은 그 실력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어질 뿐이다. 아무리 희망하고 바라고 노력해도 가끔은 그게 현실로 안 나타날 경우가 있다. 아니 가끔이 아니라 자주 그런다. 영화나 책과 같은 미디어에서는 그런 사람들에게 간접 경험을 통해 대리 만족을 준다. 대부분의 스포츠 영화에서 주인공은 실패를 거듭하다 마지막에 성공을 한다. 그러면 우리는 감동을 받고 열심히 살아보자고 다짐한다. 하지만 곧 현실에 익숙해지고 영화 속의 이야기들은 영화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런 대부분의 영화들과는 달리 이 영화에서 우리는 주인공의 성공하는 모습을 보기 보다는 끝없이 실패하면서 일어서는 모습을 보게 된다.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구성은 자칫 신파조로 흐를 수 있는 영화를 담담하게 그려가면서 보는 이들의 가슴에 뭔가를 남겨준다.

영화의 내러티브도 내러티브지만 확실히 한국 영화가 발전했다고 생각되는 점은 좋은 배우들이 많고, 과거 배경을 잘 복원한다는 점이다. 여전히 영화계에서는 복고 바람이 거센데 그 복고의 성공 여부가 그 시대를 얼마나 잘 복원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기술력과 끊임없는 노력 탓인지 그게 대부분 보기 나쁘지 않을 만큼 잘 표현되는 편이고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80년대 프로야구 원년의 분위기를 한껏 풍기면서 야구장의 그 긴장감과 생생함이 잘 전달되었다. 물론 거기에는 배우들의 역할도 컸다. 조연으로 시작해서 어느덧 당당한 주연 배우로 성공한 이범수를 비롯해서 코메디언이라는 핸디캡을 잘 극복한 이혁재. 그리고 감사용의 팀 멤버들. 아쉬운 점이라면 우정 출연한 공유. 도도하게는 보였지만 공 던지는 폼도 그렇고 야구하는 장면은 많이 아쉬웠다. 그에 비해 좌완투수 역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 이범수는 아주 자연스러웠다.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은 따뜻함과 행복 또는 감동을 받았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지루함을 느꼈을 것이다. 뭐든 상관없지만 단순한 지루함으로 치부해버렸던 사람이 많아서 이 영화가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던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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