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10대. 그리고 사랑. 하이틴 영화의 전형적인 유형이다. 그런 영화들이 지금까지 수천편 나왔고 그 중에 성공한 영화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똑같은 내용도 때에 따라서는 기억에 남는 명작이 될 수 있는 반면 어떤 영화는 지루함에 졸딱 망한다는 것이다. 그 차이가 뭔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마 진정성이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과 같이 가고 있다면 성공한 것이지만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대략 낭패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본다. 기억에 남는 명작은 안 되더라도 보면서 재밌었으니까.
우선 내용은 아주 평이하다. 하원의원을 아버지로 둔 여고생 니콜과 멕시코 이민자 출신의 모범생 카를로스의 사랑이야기다. 잘나가는 아버지에 물질적 풍요. 무엇하나 부족해 보이는게 없는 니콜이지만 어릴 때 목격한 어머니의 죽음과 그 충격을 누구도 감싸주지 않고 무관심속에 자라 문제아가 된다. 자신의 아버지는 자기에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고 관심을 끌기 위해 계속 더 큰 사고를 친다. 그런 그녀가 전혀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된다.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공부에 열중하고 학교에서 뛰어난 미식 축구 선수인 한마디로 모범생 카를로스. 안 어울 것 같지만 서로에게 가지지 못하고 있던 것을 상대방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끌린다. 그 이후는 뻔하지 않는가. 사랑하다 싸우고 난관에 봉착하고 결국 그걸 행복하게 마무리 짓는다. 너무 전형적이긴 하다. 그래도 과장은 없다. 영화이기에 현실성이 약간 떨어지지만 영화치곤 현실성이 높다.
영화의 가장 큰 주제는 뭐니뭐니해도 사랑이다. 10대의 사랑과 가족간의 사랑. 성공과 사랑을 가지고 고민하다 사랑을 택한 카를로스나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은 니콜과 그의 아버지나. 사랑이란 단어가 말처럼 쉽지 않기에, 서로에 대한 배려가 조금 부족하기에 우리는 항상 뭔가를 놓치고 살게 된다. 당신의 주위에도 사랑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굳이 그걸 사랑이라고 지칭하지 않아도 된다. 작은 관심 정도도 괜찮다.
이런 영화들을 보고 나면 다들 그런다. 문제아가 그냥 생기는게 아니라고. 뭔가 이유가 있으니 우리들은 따뜻한 관심으로 그걸 찾아서 고쳐주도록 해야한다고. 하지만 그 때 뿐인 경우가 많다. 얘는 안된다고 그냥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해버리곤 한다. 누구에게나 소중한 자식인데...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지고 다가가면 되는데...
하나 빠진게 있는데 영화 음악도 좋다. 역시 하이틴 영화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