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의 연기력이 물에 오른 영화다. 이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한국 최고의 배우로 우뚝 선 최민식과 전도연. 스토리 라인도 라인이지만 이 영화는 철저히 이 두명의 배우를 위주로 영화를 진행시키고 있다.
영어 학원 원장으로 잘 나가는 부인인 전도연과 실직자로 맨날 헌책방에서 책이나 읽고 모으는 남편 최민식. 이런 전도연에게는 또 다른 애인이 있다. 주진모. 자신의 딸과 남편 그리고 애인에게 미안함을 느끼면서도 전도연은 어쩔 수 없이 주진모를 사귀고 있다.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이에 반해 최민식은 너무 착하고 순진하게 나온다. 집안일도 열심히 하고 가족에 대한 사랑도 가득하고.
일상은 아니지만 그들에게 일상인 그런 장면들이 연기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건 배우들의 연기력 때문이겠지? 어쨌든 그러던 그들의 관계는 들통이 나고 파국으로 치닫는다. '해피엔드'는 아닐꺼라고 예상은 했었지만 결말은 충격적이리만큼 잔인하다. 어리숙하게만 보이던 그가 화가 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고 있다.
불륜과 로맨스의 차이. 항상 애모호한 경계다. 그래도 난 분륜과 로맨스는 같이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사랑을 만났더라도 그 사랑이 진짜 사랑이라도 현재 자신과 같이 있는 사람을 속이는 것만큼 나쁜 짓은 없다고 생각한다. 깔끔하게 한쪽을 정리하고(물론 이것도 맘에 안든다. 둘의 합의가 바탕이 아니기 때문에...) 한쪽을 선택하든지 해야지 한쪽은 의무감으로 한쪽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줄타기 하는 건 욕심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