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리 속의 지우개] 감성 멜로...

Coldday 작성일 05.12.10 19: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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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우수함


꽤나 오래전에 멜로 영화가 열풍이었던 적이 있었다. , , 등등 박신양과 전도연, 한석규등을 축으로 한 한국 멜로 영화의 전성시대. 그러다 영화의 규모가 커지면서 멜로 영화를 만들지 않을 뿐더러 만들더라도 대부분 망했다. 원래 멜로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그런 것에 대해 딱히 아쉬운 점은 없었다. 영화를 돈으로 만들려고 하는 점은 불만이었지만. 하지만 그런 분위기에서도 매년 한 두 편 괜찮은 멜로 영화가 만들어지곤 했다. 지금 기억나는 건 , , 정도. 손예진 생각때문에 손예진이 나왔던 영화 밖에 생각이 안 난다. 참고로 이 영화들은 참 재밌게 봤다.

어쨌든 그러다 간만에 나온 괜찮은 멜로 영화가 이 영화다. 내용이 너무 식상하고 그걸로 관객들의 눈물을 짜내려고 한다는 비평도 있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멜로 영화는 대부분 눈물을 목적으로 한다. 그래서 비극이 꼭 들어 있어야 한다. 그럼 삶에서 가장 큰 비극은 무엇일까? 바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다. 그것이 자의가 아닌 타의의 경우 더 그렇다. 그런 목적을 위해 영화에서 제일 많이 쓰는 장치가 사랑하는 이의 불치병이다. 그러니 내용을 가지고 왈가불가하고 싶지 않다. 다만 내가 보고 싶은 건 그걸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이지.

멜로 영화의 두번째 공식은 전반부에 행복한 장면 후반부엔 눈물로 몰아친다는 것이다. 그래야 관객들이 좀 더 영화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영화 역시 이 공식을 따르고 있다. 중반부까지 이어지는 정우성과 손예진의 행복한 모습. 어쩜 저렇게 알콩달콩하게 살 수 있을까 샘이 날 정도다.

이 두 가지 공식을 얼마나 잘 짜맞추냐에 따라 영화의 완성도가 결정난다고 생각이 든다. 뻔한 공식. 하지만 안다고 다 잘 만다는 건 아니잖는가.

이 영화에서 가장 맘에 드는 건 두 배우다. 우선 '정우성'. 항상 반항적인 이미지의 그가 이런 멜로 영화에 나오다니. 외모는 그 전 영화들과 비슷하다. 덥수룩한 머리에 깎지 않은 수염. 하지만 누구보다 손 예진을 사랑하는 그의 모습에서 현실성은 제쳐두고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여자 주인공 '손예진'. 그 전까지 그녀에게 관심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그렇고 그런 배우 중에 한 명이라고 생각했기 대문에. 하지만 이 영화에서 그녀를 새롭게 발견했다. 과거 멜로 영화의 여왕이 전도연이었다면 이젠 손예진이 아닌가 싶다. 내가 기억하는게 맞다면 이번이 그녀의 세번째 멜로 영화다. 잠시 라는 이상한 영화로 외도를 했지만 그녀는 멜로 영화에 어울린다. 외모에서 풍겨져 나오는 분위기는 그녀에게 빠져들게 만든다. 영화에서 손예진이 웃고 있때 나도 웃고 있었다. 그것참...

하여튼 이 영화는 배우들의 눈부신 활약 때문에 그렇고 그런 영화가 꽤 괜찮은 영화로 재탄생됐다. 눈물을 흘리진 않더라도 두 배우들의 감정이 나에게 와 닿았다면 괜찮은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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