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2편이 나오면서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된 영화다. 그냥 그런 헐리우드 코미디라고 생각했는데 주위에서 워낙 평판이 좋다보니 다시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밑져야 본전이니 나른한 주말 오후를 이 놈과 보내기로 결심하고 빌려봤다.
우선 이 영화는 배우들로 먹고 들어간다. 헐리우드의 카리스마 로버트 드니로와 코메디 영화의 영웅 밴 스틸러.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아주 멋지게 이 영화를 이끌어 간다. 딸을 뺏기지 않으려는 역의 로버트 드니로는 특유의 중후함과 카리스마를 적절히 오가며 지저분한 웃음이 아닌 진정한 웃음을 준다. 밴 스틸러 역시 독특한 표정 연기로 사람들을 기쁘게 해준다.
내가 코메디 영화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대부분의 그런 영화들이 억지 웃음을 위해 지저분한 짓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뭔가 산뜻했다. 물론 100% 완전 깔끔한 영화라고는 할 수 없다. 억지스러운 상황이 많았기 때문에. 그럼에도 내가 이 영화가 맘에 드는 이유는 그 억지스러운 상황이 적당하게 컨트롤 되면서 적재 적소에 영화에서 보여지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이와 결혼하려는 남자와 이 남자를 못 마땅하게 생각하는 미래의 장인.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배꼽을 잡게 만든다. 어떻게 저렇게 꼬일 수 있을까 의문스러울 정도로 밴 스틸러는 꼬인다. 그래도 왠지 그게 재밌다.
우리 나라와 헐리우드 코미디 영화에 대한 맹목적인 불신이 조금이나마 깎이게 될 만큼 이 영화는 맘에 든다. 2편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