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리뷰입니다. 일단 간략히 내용을 언급하자면 (스포일러 아님 ㅡ.ㅡ;) 마피아 조직원인 조이가 한 자루의 총을 찾아 헤매는 내용이 영화의 큰 줄기입니다.
영화 내공을 상상 초월로 한 것은 그 내용 자체의 참신함이라던가 배우들의 연기 때문이 아니고 순전히 감독의 편집 능력 덕분이었습니다.
이 영화. 상당한 속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끝마다 fuck~fuck~ 하면서 욕을 내뱉는 주인공 조이와 그리고 영화의 핵심 인물인 조이의 아들의 친구 "올렉"
이 둘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간의 먹고 먹히고 쫓고 쫓기는 관계들이 굉장히 입체적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굉장히 다양한 인물들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헷갈리거나 복잡하지도 않고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임에도 불구하고 보는 사람으로하여금 전혀 혼란스럽지 않은... 정말 면도날 같은 편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 가지 예로 올렉이 그의 아버지에게 총을 쏘는 장면 같은 경우도(중요한 장면 아님..) 아버지가 조이에게 올렉이 총을 쏘는 장면을 말하는 상황과 주인공 조이가 그 이야기를 들으며 상황을 이해하는 상황. 그리고 실제 당시 올렉이 총을 쏘는 장면, 이렇게 3가지 상황이 절묘한 편집으로 하나의 씬 안에 녹아 있습니다. 그외에도 햐~기가막히네~하고 감탄할 만한 편집예술이 곳곳에 드러납니다.
편집 이외에 내용상에도 생각할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어린 주인공 올렉의 눈에 차례로 비추어진 세상의 어두운 단면들과 그것에 충격과 혼돈을 느끼는 듯하기도 하고 , 무감각한 듯하기도 한 꼬마의 눈빛을 보면서 심하게 그늘진 현대판 어린 왕자 처럼 보였습니다. 또 권총 한자루로 수많은 사람들이 파멸로 나아가는 내용 전개가 일종의 나비효과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이러한 영화의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뭔가 아쉬움이 남는 영화입니다. 그것은 이런 형태의 내용--밑바닥 인생의 주인공이 험악한 주변 환경과 인물들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다가 사건을 해결하는-- 이 이미 익숙해져있다는 것이었죠. 그리고 뭔가 설득력이 부족한 막판 급반전 역시 어설프다는 느낌을 지울 순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