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본 지는 열흘정도는 된 것 같습니다..
소재의 참신함이나, 두 연기파 배우의 연기력 모두 좋았습니다. 괜찮았습니다.
노인을 연기하는 젊은이와,
젊은이를 연기하는 노인.
일단 이런 설정 부터가 흥미롭고,,배우들의 연기력을 고스란히 비교할 수 있다는 점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전 영화를 보는 내내,,몰입할 수가 없었습니다...
영화는 노인(변희봉)의 아내(이혜영)가 젊은이(신하균)의 집을 방문하는 순간부터,,
뭔가...이 영화 어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합니다...
뭔가...어색한데...대사도 좀...어색하고...상황도 좀 어색하고.......
영화보다 연극 대사와 톤...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흠..독특한 설정이군...이라고 생각하고 영화에 보게 됩니다..
그러다가 젊은이의 망나니 삼촌(손현주)가 등장하면..
이상하리만큼 영화는 너무나 현실적이 됩니다.
망나니 삼촌과 두 주인공의 상황이 심심치 않게 번갈아가며 나오게 되는데...
상당히 부조화스럽습니다. 세 명의 연기가 모두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연출자의 조율이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비현실적이라는 상황을 감안하고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너무나 현실적 상황과 비현실적 상황이 번갈아가며 나타나기 때문에...보는 이는 혼란스럽습니다..
관객의 수준을 운운할 수준이 아니라,,정말 몰입 하기가 어렵더군요...
그리고 이 영화의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이 영화의 반전 요소가 이미 영화의 시작에서부터 관객들이 "감안" 해야만 했던 "비현실적 상황"이 곧,
가장 중요한 반전 포인트였다는 겁니다......
두개골부터 척추까지 다 열어서 뇌와 척수를 끄집어내서 이식하고 신경을 연결하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하하..말도 안돼...저렇게 바꾼다고 되나?? 뭐..하지만 영화니까..이 영화는 그걸 전제로 시작하는 거니까..
이 걸 가지고 트집잡을 순 없지.."
라고 한발짝 양보를 할 수밖에 없게 합니다...
그래야만 맘편히 영화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관객들이 영화적 허용에 대해 양보와 이해를 하게 하고서는
짜잔~하고 드러나는 반전이...그 "양보와 이해" 라는 겁니다...
"저건 불가능하지만 영화니까..." 라고 모두가 인정한 내용에 대해서
감독은 "저건 정말 가능한 일인데 혈액과 골수와 동일한 사람끼리만 되는거야...놀랐지??"라고..
친절히 잘난척을 하는게 이 영화의 반전이었죠..
정말 허탈했습니다...
이건 마치 토끼와 거북이 얘기가 끝날 무렵에,
용왕이 "어라? 토끼가 말을 하네??"
이런 상황과 다를 바가 없다는 거죠....
이런 심각한 문제 외에도 지적할 만한 요소는 널리고 널렸습니다..
뒤바뀐 몸을 되찾기 위해 어떠한 치밀한 계획을 짠다거나 복선을 짜는 것도 아니고,,
그냥 옛날 옛날 일요일 오전에 환상특급 외화 시리즈에서나 볼 법한,,
몸이 바뀌어 일어나는 해프닝으로 영화의 중반부를 다 소비해 버립니다..
조금만 더 신경을 써 줬으면....조금만 더 다듬어 줬으면,,, 조금만 더 호흡을 통일해줬으면...
아쉬운게 한 두가지가 아닌 영화였습니다....
기억에 남는 건 상당히 사실적으로 보였던 뇌 이식 수술 장면 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