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내공 : 어중간
어제 생날선생과 사생결단을 봤습니다.
사생결단같은경우는 정말로 기대하고 본 작품이었습니다.
실제로 극장에 가서 보려고 마음먹었던 작품이기도 하고..
(친구들의 만류로 결국 극장에서는 보지 못했지만요..)
사생결단은 과장없이 형사와 뽕쟁이들의 생활을 현실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같지가 않고, 인간극장같습니다-_-;
(물론 인간극장에서 뽕쟁이들을 소재로 하진 않겠지만요..;;)
시원한 액션신도 없고, 화끈한 노출신도 없고..;
감독이 정말로 뽕쟁이 얘기를 하고 싶었나봅니다.
배신하고 배신당하는 형사와 뽕쟁이얘기를 리얼하게 그려냈고,
류승범과 황정민이야 우리나라에서 제일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니까
각자 역활은 훌륭하게 소화해냈죠..
하지만 영화라면 관객에게 감동을 주던지,
뭔가 조마조마함을 느끼게 해주는 클라이막스가 있어야 하는데
영화가 워낙 인간극장같다보니 영화에 대한 긴장감이 하나도 안느껴지더군요.
영화가 강약중강약이 없고 중중중중약중중 이런식으로 이어지니까
마지막에는 졸린걸 억지로 참고 보게되더군요..;
평론가들이 보기엔 어떨지 몰라도,
저의 입장에선 극장에서 봤다면 돈아까워 죽을뻔한 매우 지루한 영화였습니다...;;
(줄거리도 별로 이해가 안가고, 별로 이해하고 싶지도 않구요..-_-)
생날선생은 시도는 좋았습니다.
철없는 오렌지족이 진정한 선생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는 의도..;
하지만 투사부일체와 너무 비슷한데다가
투사부일체보다 재미도 없습니다-_-;
투사부일체는 영화마지막에 한낱 조폭에 지나지 않는 주인공이
강남을 포기하고 학교를 지킨다는 초딩스런 설정을 집어넣어서 억지감동을 유발하는데..
생날선생 역시 영화마지막에 엄청 뻘쭘스런 감동을 관객에게 강요합니다.
한 날라리 학생의 책상을 빼는걸 보고
'늬들은 친구 책상을 빼는데 가만히 있냐'고 소리치는 장면인데..
이장면 나오자마자 그냥 꺼버렸습니다-_-;(그거보고 감동받아야 되나요?)
요즘 한국영화는 초반에는 웃기다가 막판에는 어떻게든 감동을 주는 방식으로 끝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초반에는 개날라리인 주인공이
영화중간부터는 별것도 아닌일을 계기로 인간적이고, 정의로운 인간이 되어
우리에게 억지 감동을 주죠.
코미디 영화가 꼭 감동이 있어야 되나요?
처음부터 끝까지 시원하게 웃을수있는 영화가 차라리 낫지,
코미디 영화를 보면서 어설픈 감동을 꼭 느껴야만 하는지..-_-;
1999년 쉬리때부터 이어져온 한국영화의 르네상스가
올해들어서 끝나는거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영화를 만들면 관객은
언제든 극장을 찾을겁니다.
그런의미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숨이 머질듯한 연출력으로
저를 놀래켰던 '살인의 추억'이 그리워지는 동시에
'괴물'에 기대해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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