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방불패 ] 일도창해 홍낙화

lay_la 작성일 06.11.30 21:5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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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우수함




보지 않았어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영화입니다

한 때 상당한 센세이션을 불러 왔고 천녀유혼과는 다른 방식으로 임청하라는

배우를 찾게 만들었던 영화입니다

저는 어렸을 적에 봤었고 그래서인지 동방불패가 나쁜 편이라고 생각했죠

영호충을 좋아했었습니다 그가 땅을 차고 검술을 펼치는 게 멋있어 보였죠

어제 운 좋게도 처음부터 다시 보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임청하가 분한 동방불패의 인간적인 모습과 아픔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는 남자로 태어났고 여자가 되었습니다

천하제일이 되고싶어 거세를 한 뒤 규화보전을 익혔고

그리하여 절세무공의 고수가 되었지만 동시에 여자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그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이길 자가 없다던 동방불패를 무너뜨린 것은 그녀가 마지막으로 바랬던 것은

사랑이었습니다

여자의 몸이 된 뒤로 영호충이라는 호걸을 만나 가슴이 뛰었고

그에게 끝까지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여성으로 남고 싶어 했습니다

자신이 남자였던 때 품었던 여인 시시에게 영호충과의 하룻밤을 강요하면서까지

자신이 여자라고 믿게 만들었죠

동방불패가 시시와 대화를 할 때 이런 말을 합니다

“내가 남긴 것은 후세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곧 잊혀지고 말겠지”

어쩌면 모두가 한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해 모든 사람의 마음을 탐하는 것이 아닐까요?
살아가다보면 누구나 자신이란 존재의 가벼움과 덧없음에 눈물을 흘릴 때가 있습니다

동방불패도 그런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천하보단 사랑에 더 끌리게 되고

정답은 아무도 모르지만 그것이 그녀를 영원히 기억하게 만들었죠

영호충이 절벽 아래로 떨어져 내리는 그녀를 붙잡고 묻습니다

그날 함께 밤을 보낸 여인이 그대인가라고..

동방불패는 끝까지 답을 주지 않습니다

자신을 영원히 기억하라면서...

절벽 아래로 꽃잎은 떨어지고 세상은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은 체 모두

허망을 쫓아 같은 잘못을 범합니다




전음으로 만리 밖까지 목소리를 울려도 메아리처럼 허무하게 사라지니

한 사람의 가슴이라도 진심으로 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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