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스타더스트(Stardust), 꿈같은 환상을 위하여...

유민수 작성일 07.08.17 22: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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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다크스폰입니다.

주가 대폭락으로 우울해진 마음을 다잡고자,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봤는데 마음이 편안해지더군요. 그래서 잠깐 이 영화 소개와 감상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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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더스트'는 1997년 닐 게이먼이 쓴 소설로,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1위 및 '퍼블리셔스 위클리' 선정 올해 최고의 책으로 뽑히기도 했던 작품입니다. 또한 한 해 동안 두각을 나타내는 문학작품에 수여하는 ‘Mythopoeic fantasy Award’ 에서 [스타더스트]는 성인 부문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고, 같은 해 [해리포터 마법사의 돌]이 아동 소설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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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본 감독은 이 소설을 기반으로 영화화를 시작했는데요, 이 사람은 여러분도 잘 아시는 1998년 영화,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Lock, Stock and Two Smoking Barrels)"의 감독입니다. 그런대로 내공이 있는 감독이긴 한데, 이후 크레딧에는 크게 눈에 들어오는 작품이 없습니다. 솔직히 좋아하는 감독도 아니구요.

 

배우도 눈에 띄는 사람은 셰익스피어 선장 역의 로버트 드니로 뿐이군요.

남자 주인공인 트리스탄 역의 찰리 콕스는 거의 무명이나 마찬가지고, 여주인공인 이베인 역의 클레어 데인즈는 예전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열연했던 "로미오와 줄리엣"의 그 여자이며, "터미네이터 3"의 케이트 부르스터 역을 했었지만....솔직히 눈에 띄는 연기가 아니었기에 잊혀져버린 배우입니다.(적어도 제게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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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 영화는 전형적인 "영국 판타지"입니다.

J.R.R.톨킨의 "반지의 군주"로 대표되는 영국 판타지는 치밀한 설정과 배경 위에 등장인물의 성장을 그리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경우는 아동을 위한 판타지에 속합니다. 위에도 적었지만 해리포터 시리즈는 성인을 위한 소설이 아니라고 영국에서는 인식하고 있는듯 합니다.(제 생각도 그렇습니다만...)

 

이러한 전개는 미국식 판타지와 큰 차이가 있어요. 익숙한 예를 들면 크리스토퍼 파올리니의 "에라곤"이 있겠군요.

"에라곤"은 유산 3부작 중 하나인데, 그 전개가 모험 자체에 맞춰져 있는 것이 특징이죠. 더구나 히어로물과 섞여있는 경우가 많아 이런 종류 싫어하시는 분은 극단적으로 거부하게 됩니다.(대개의 미국 판타지가 다 이런식이라...비슷비슷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할리우드 판타지들은 대개 정형적으로 느껴집니다.)

 

다만 영국 판타지는 기초 설정이 굉장히 독특하기 때문에, 이러한 설정을 빨리 파악하지 않는다면 책이나 영화 전체가 재미없어져 버리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다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고, 설정을 깊게 이해할수록 캐릭터와의 공감대가 매우 높아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영국 판타지를 더욱 좋아하는 편입니다.

 

[해리포터 시리즈]도 그렇지만 [스타더스트]도 여행이나 모험보다는 캐릭터의 성장이 더 재미있습니다. 화려한 볼거리와 설정도 좋지만 그보다는 캐릭터가 변해가는 모습에 더욱 공감을 느끼며 즐기기 좋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영화의 스토리에 집중하시는 분들이 꽤 계시는 관계로, 영국쪽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들이 대개 선전을 하더군요.

 

아무튼 배경 설명은 이만 접고...영화는 원작을 압축해서 전하려다 보니 설명은 조금 부족한 편입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판타지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무척 어리둥절한 전개가 가끔씩 있는 편입니다. 예를 들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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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이 "유니콘"을 타고 있지요? 숲에서 여주인공이 마법의 끈에 묶인채로 지쳐있는데 유니콘이 다가와 끈을 없애고 태워주지요. 모르시는 분은 그냥 그려려니 하고 넘기게 되는데, 사실 이건 유럽의 오래된 전설과 관련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유니콘은 순결과 처녀를 좋아하며 흔히들 "엘프"와 엮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른바 여인의 수호자입니다.

더구나 유니콘의 뿔은 마법적인 재료로서, 저주나 속박을 푸는 공능이 있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마법의 끈을 아주 손쉽게 없애버리는 것이지요. 유럽 사람들은 이러한 전설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우리나라 사람들이 구미호에 익숙한 것처럼 말입니다.)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이거 뭐야"라고 허탈해 할만한 장면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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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하나는 "마녀"에 대한 것인데요, 마법사나 마녀에 대한 전승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는 분들은 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만, 영화에 나오는 내용 중에 이들이 마법을 부리는 모습이 정말이지 놀라울 정도로 전설과 일치합니다. [호커스 포커스]와 같은 할리우드 아류물과는 차원을 달리한다고 할까요....아무튼 가장 마녀다운 마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들의 모습과 전개는 치밀하게 이루어져 있습니다.

 

두서없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중얼거렸지만, 각설하고 한마디로 끝을 맺자면 아주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겁니다.

12세 관람가로 해두긴 했지만 완성도는 아주 높은 편이고요. 영화비 8천원이 아깝지 않은 물건입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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