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크스폰입니다.
그동안 눈길을 끄는 영화가 없다가 관심을 가지고 기다리던 작품이 나와 오늘 보러 갔습니다.
존 터틀타웁 감독의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 "내셔널 트레저 : 비밀의 책"입니다.
[마음에 안드는 포스터]
저는 내셔널트레저 포스터를 매번 보면서 느끼는 건데요....꼭 "인디아나존스"아류물 비슷하게 만들어놨는데, 컨셉을 잘못 잡은게 아닌가 합니다. 감독의 역량이 포스터에는 연결되지 않는가 봅니다.
터틀타웁 감독의 대표작은 "쿨 러닝", "당신이 잠든 사이에"가 있습니다. 그 외의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그다지 흥행하지 못했으니 넘어간다고 하지만....두 작품만 본다 하더라도 감독의 작품세계가 짐작이 될 정도입니다. 즉, 개그와 위트를 섞은 드라마 물이 주요 영역이라는 소리입니다.(개인적으로 당신이 잠든 사이에, 정말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인디아나존스"는 모험물입니다. 네, 정말로 이견이 없는 모험물이지요. 기본바탕에 고고학 등의 지식이 깔려있지만 직접적인 매력포인트는 존스 박사의 멋진 모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다시말해 캐릭터성을 앞세운 모험물이라는 겁니다. 이런 점은 "툼레이더"도 비슷합니다. 솔직히 라라 크로프트 역의 안젤리나 졸리를 보기위해 이 영화를 본다는 분도 계실 정도입니다.
하지만 내셔널 트레저는 1편도 그랬지만 이건 "인디아나존스"와는 완전히 궤를 달리 합니다.
[모험이라기엔 너무 액션이 약하다]
'trim’이란 단어를 아시는 지요. 사전적 의미는 ‘다듬다, 정돈하다, 손질하다’ 입니다. 이 trim이 사진 용어로도 많이 쓰입니다. 주로 명사형 trimming으로 쓰이는데요, 찍은 사진의 주변을 가로 세로로 잘라서 화면 구성을 적절하게 만드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멋진 풍경을 만들기 위해 사진 여러장을 가져다놓고 원하는 부분만 잘라서 이어붙이는 기법이 있습니다. 이런 기법을 트리밍이라고 합니다.
이런 트리밍이 세상을 가로 세로로 자르는 ‘단절’만은 아닙니다. 트리밍된 프레임을 보면서 화면에는 나오지 않는 다른 모습까지 상상할 수 있는 것은 사진이 ‘단절’인 동시에 ‘연장’의 미학이기 때문에 가능하지요.
"내셔널 트레저"도 이런 식으로 만들어낸 퍼즐입니다. 다만 사진 대신 미국역사라는 바탕 위에서 사료와 음모론을 적절히 섞어 [그럴듯한] 전설을 새로이 조합, 트리밍 해낸 것이지요.
따라서 이 영화를 본 대부분의 분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이야, 진짜 잘 같다가 붙이는구나!!"
저도 1편과 2편 모두 보면서 느낀 것이지만 이 감독, 같다붙이는 데는 천재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의 역사는 그들이 독립선언을 한 1776년 7월 4일부터 시작해야 하니, 실질적으로 231년이 지난 셈입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조선역사 절반도 안되는 분량이지만 그 기간을 두고 교묘히 이어붙인 직소퍼즐을 만들었습니다.
[뭐든 단서는 대통령 집무실에 있다? 뭐 이런....]
다만 문제는 이런 방식이 외국인에게는 전혀 안통한다는 점이지요.
처음부터 어떤 모양인지 예측하지 못하는 외국인으로서는 그저 "황당하다"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습니다. 특히나 2편의 경우, 인디언의 역사 역시 미국의 문화로 흡수하려는 그들의 의도가 느껴져 당혹스럽기까지 합니다.
[잉카 문명 짝퉁이냐? 뭐 이런게 다....]
미국의 서부개척시대 인디언의 학살이 어떠했는지는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제와서 인디언 역시 미국의 일부분이니 그 역사도 우리 것이다 하는것 같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꼭 옆나라 중국인들도 이런 생각이 아니었는가 싶기도 하구요.
아무튼 이러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돈값을 합니다.
보는 시간만큼은 모든 것을 잊고 즐길만하고요, 보고나면 그대로 잊어버려도 좋을듯한 영화입니다.
제 경우, 이런 퍼즐 류의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즐겁게 봤습니다만 따지고 분석하기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비추입니다. 분석을 위해서는 일단 미국역사를 꿰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겠죠. 그렇다 하더라도 분석을 해야할만큼의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