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레보스키-이게 코엔이라고?

gubo77 작성일 08.12.15 14: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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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에프터 리딩'에 이어 두번째 리뷰입니다.

 

 

첫번째 리뷰 이후, 코엔 형제의 영화를 다시 한번 감상하고 있습니다.

 

코엔을 즐기는 눈이 조금 더 떠졌다고나 할까요?

 

DVD로 소장중인 '블러드 심플'은 예전의 4번의 감상에서 느끼지 못했던 '즐거움'을

 

이번 5번째의 감상에서 제대로 느꼈습니다.

 

특히 DVD 에 수록되어 있는 '짝퉁 코멘터리'에도 제대로 낚였으니,

 

유쾌함이 배가 되는군요.

 

 

이번 리뷰는 코엔의 코미디 영화인 '위대한 레보스키' 입니다.

 

이 영화는 이전에 감상하지 못했던 영화인데요,(헤드써커 대리인과 이 영화만 감상하지 못했었던거 같네요.

 

헤드써커 대리인은 예전에 애인과 비디오방에서 보았던지라 초반 1분 이후 기억이 없군요...)

 

이번에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놀라 버렸습니다.

 

 

 

'아니 이게 코엔형제의 영화라고!!!!!!'

 

 

 

이 영화역시 겉보기에는 코엔 형제의 영화 '필'을 풍기기는 합니다.

 

돈가방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 군상들의 뒤엉킴이 말이죠.

 

뭔가 흐지부지하게 결말을 맺는것 역시 그러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정말이지 '코엔'이라고 불러 줄 수가 없는 영화이군요.

 

왜냐. 이 영화는 지나치게 '교훈적' 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디오게네스'를 주인공을 한 모든 영화들이 그러하듯이 어쩔수 없는 필연이기도 하죠.(음...미키루크의 '술고래'라던지)

 

 

일단 제가 규정짓는 코엔의 영화는 이렇습니다.

 

 

1. 무언가가 주어진다.

 

2. 평범한 다양한 인물 군상이 등장해 그 '무언가'를 강렬히 욕망한다.

 

3. 그 인물들은 너무도 '평범'하기에 사건 전체를 관망하지 못하고 무언가를 오해하게 되며,

 

    등장 인물끼리 서로 반목하며 사건을 점점 복잡하게 만들어간다.

 

4. 마지막으로 결론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누가 성공하든 말든, 결말은 허무할 뿐이다.

 

   왜냐하면 사건의 '복잡함'은 어디까지나 '오해'에 근거한 허상이었기에, 그 허상의 결론 역시

 

   '허상'일 뿐이니까.

 

 

이렇기에 코엔의 영화는 '절대로' 교훈적일 수가 없습니다. 즉 인물 군상의 '욕망'이 만들어내는 복잡한 관계가

 

그 핵심이지, 그 결론이 핵심이 되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위대한 레보스키'는 코엔의 영화를 규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결여되어 있습니다.

 

즉, 영화의 중심을 차지하는 주인공의 강렬한 '욕망'이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주인공의 욕망이 자아내는 관계의 복잡함은 영화의 부차적인 요소가 됩니다.

 

그 대신,

 

별볼일 없는 백수인 우리의 '레보스키'의 삶에 대한 낙관적인 관망은 '위대함'이란 교훈으로 다가옵니다.

 

'걸프전, 백만장자의 위선, 베트남전의 망령, 돈가방을 둘러싼 여러 인물 군상들의 추접함 등등'을

 

배경으로 말이죠.

 

 

결국 이 영화는 '레보스키'라는 주인공 및 등장인물들의 '케릭터'에 치중하게 된 '케릭터 영화'가 되어

 

버렸으며,

 

사건 전체를 '복잡하게' 몰아가는 오해가 빚어내는 웃음이 아니라,

 

그저 장면 장면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몇몇 장면은 아주 유쾌합니다.)에 만족해야 합니다.

 

 

 

이건 정말이지 '코엔'이라고 하기 힘들군요.

 

코엔에 집착하지 않고 그저 한편의 코메디 영화라고 보았을 경우에도,

 

겨우 이정도의 '케릭터' 영화가 과연 '수작'의 반열에 오를수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코엔'으로써 굉장히 실망스럽고,

 

그냥 코미디 영화로써도 평범한,

 

그저 그런 작품이라 생각되는군요.

 

 

그나저나 아무도 관심없을 영화에 대한 리뷰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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