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영화가 있는줄도 몰랐는데, 이번에 블루레이 출시하면서 알게되어 감상하게 된 작품입니다.
최신 영화이고, 빵빵한 제작진이 투자한 작품답게 영상과 음향은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사람의 멘탈을 우주로 날려버리는 '클라멘타인' 류의 본격 3류 액션영화로 달려갑니다.
갱스터들을 늑대로만 바꾸어 놓았을 뿐인데, 늑대에 대한 의인화가 너무 말도 안되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모에화' 라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러다 뜬금없이 삶이 어쩌고 하는 철학을 늘어놓는데,
3류 액션영화에서 뜬금없이 잔잔한 음악이 흐르면서 '의리'니 '사랑' 이니, '우애' 같은거 찾는 컷씬 딱 그 느낌입니다.
잠입액션게임에서 주인공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모르는 적군 병사를 보면서 어처구니가 없는것처럼, 너무 뜬금없는 장면에 터져나오는 '진지'한 씬이라 관객을 '낮설게' 하는 효과가 아주 짱입니다. 주기적으로 찬물을 끼얹어서 작품에 대한 몰입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의도가 느껴질 정도입니다.
상황에 대한 설정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실소가 터져나옵니다.
늑대들은 주인공이 변신할때는 덤비지 않는다는 전형적인 악당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몇번이나 일행을 몰살시킬 기회가 있음에도 그러지 않는데, 그 이유는......
늑대 소굴 한가운데로 들어간 주인공과 늑대 대장이 1대 1로 맞짱을 뜨기 위한 거였습니다.
뭐 주인공이 마지막에 도달한 곳이 늑대 소굴 한가운데였다는 설정 자체가 왜 웃긴지는 설명하기도 피곤합니다.
급류에 휘말려 떠내려가다가 다리가 바위 틈에 껴서 죽는 장면이 있는데, 고개를 들면 물 위로 나올 깊이라 굉장히 웃깁니다.
또 몸도 못가눌 정도의 급류였는데, 주인공이 그 사람을 꺼내주려고 힘쓰는 장면에서는 물 깊이가 허리춤 높이도 못 미치는데다가 물살도 동내 개울가 수준이어서 '힘내라'며 제작진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평온해 보이는, 하천 하류임이 분명한 곳에 이르러서 뜬금없이 '나는 이제 되었어. 여기서 죽을래' 라는 설정도 뒤통수를 얻어맞는 느낌이지만, 그 사람이 앉아있는 장면 뒤에서 카메라가 서서히 줌인을 하면서 이건 늑대가 서서히 덮치는 장면이라는 걸 보여줄때는 입을 손으로 틀어막아도 손가락 사이로 침이 튀어나올 정도로 웃음이 터집니다.
최고의 명장면은 역시 주인공이 물 밖으로 나와서 신을 찾는 장면입니다.
'인간 VS 자연'에서 그런 상황에서 물에 빠졌을때는 가장 먼저 옷을 다 벗고 불을 피우고 팔굽혀 펴기 같은 걸 해야 살 수 있다고 알려주던 장면이 있는데,
주인공은 그냥 쿨하게 눈밭에 앉아 버립니다.
그리고는 신을 찾습니다. 제발 살려달라고. 그러다가 마지막에 그럽니다. 그냥 내가 하고 말지.
이게 정말 최고의 명 코메디 장면인 이유가 무엇이냐면,
옛날 영화중에 '메이져리그'라는 코메디 영화가 있습니다. 찰리 쉰이 눈 나쁜 투수로 나오는.
그 팀에 부두교를 믿는 흑인 타자가 있는데, 타석에 올라갈때마다 신에게 기도를 합니다.
그러다 정말 중요한 장면에서 그냥 내힘으로 하자 하고 공을 치는데 그게 홈런인지 장타인지 그런게 나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성룡이 '버스터 키튼'에게 바치는 애정과 오마주에 버금가는 장면입니다.
아....물론 상황 상황의 뜬금없고 어설프고 개연성 없기는 '에드 우드'에 대한 오마주임에도 분명하구요.
돈 많이 들인 영화라고 하는데, 설원 장면에서 스튜디오 티가 너무 팍팍 난다던가, 늑대 인형 티도 너무 심하다던가 하는건 그냥 애교로 넘어가겠습니다. '에드 우드'에 대한 오마주니까요.
이 영화에 대해 '지루하다'라고 평하는 분이 제법 있는거 같던데, 그건 지루한게 아닙니다. 너무 당황해서 이 영화에서 느꼈던 황당감을 제대로 표현 못해서 그냥 '지루하다'라고 표현한것 같습니다. 이경규의 '복수혈전'을 보고서 지루하다고 하지는 않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