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주의로 근본주의 폭력성을 난도질하다
이 글은 2010년 1월 25일에 최종수정하였습니다.
[초강력 스포일러] 영화 사일런트 힐의 모든 것
[영화를 이미 보신 분들 중 내용 이해가 어렵다는 분들만 보십시오.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은 절대로 보시면 안됩니다. backspace 눌러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글이 무척 깁니다.
(제가 오래 전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자막이 허술해서 무슨 내용인지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이야기로 풀어나가길래, 답답해서 결국 종교용어에 맞게 새로 자막을
수정작업해서 올렸습니다. 안보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http://www.cineast.co.kr/bbs/board.php?bo_table=psd_caption&wr_id=707266&sca=&sfl=wr_subject%7c%7cwr_subject&stx=%ec%82%ac%ec%9d%bc%eb%9f%b0%ed%8a%b8&sop=and&mv_no=
<장르>
오컬티즘 무비(occultism movie) : 신비주의 혹은 초자연주의라는 의미의 이 단어는 악마와 그를 숭배하는 사교집단을 내세운 새로운 경향의 호러영화를 일컫는 말이다
(출처 : "슬래셔 무비와 오컬트" - 네이버 지식in)
이 영화의 장르는 전형적인 공포물이라기보다는, 칙칙하고 그로테스크한 판타지물에 가깝습니다.
사일런트 힐의 세계관에서는 일반적으로 3개의 평행공간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 세계는 우리가 평범하게 사는 현실공간입니다.
두 번째 세계는 사일런트 힐에서의 의식을 통한 외부와 단절로 이루어진 이면공간입니다.
세 번째 세계는 알 수 없는 근원의 힘에 의해 지옥과 가까워지는 지옥공간입니다.
이 영화에서 이면공간은 회색 재가 날리는 뿌연 안개 낀 공간으로 묘사했으며, 지옥공간은 사이렌이 울리면서 생기는 공간으로 각종 크리처들이 등장합니다. 이곳은 또한 같은 장소에 있다고 하더라도, 존재하는 공간이 다르므로(현실,이면,지옥) 상대방과 접촉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 중반부에 보면 같은 탈의실이어도 현실 공간의 남편과 지옥 공간의 아내는 서로를 만나지 못한 채 그냥 지나치게 됩니다. 다만 느낌으로나마 상대의 존재를 감지하죠. 영화 속 주인공들이 사일런트 힐에서만 접할 수 있는 여러가지 괴현상들은 대부분 자신의 마음 - 특히나 과거의 어떤 경험과 죄책감들과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으며, 서로간에 상호작용을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많은 내용이 보고 싶으시다면 아래의 사일런트 힐 팬 페이지를 추천합니다. 주의할 점은, 이 영화는 게임 <사일런트 힐1>을 '각색'해서 새롭게 만들었으며, 시나리오상 영화와 일치하지 않는 점이 많이 있습니다. 때문에 오히려 영화와 게임의 우열을 가리기 보다는 별도로 접근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사일런트 힐 팬 페이지 <http://www.silenthill.wo.to/>
- 네이버 영화 리뷰 icepal 님글 발췌 -
사일런트 힐 영화에서 다루는 "죽음"이라는 것의 공간 개념도입니다.
'감독의 의도'대로 영화내용을 이해하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네요.
영화 사힐의 공간은 3개로 나누었다고 하는군요. 하나는 살아있는 사람들이 있는 [현실] 이고 두 번째는 죽은 자들이 있는 [저승]이고, 마지막 하나는 위에서 설명한 엘리사의 분노 속의 공간 즉, [지옥]이겠죠.
이 공간들 속에는 일련의 법칙이 있는데 지옥과 저승은 서로 범접할 수 있고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현실과 저승은 같은 장소라도 다른 공간의 형태로서 직접적인 간섭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옥과 현실은 간섭이 가능하죠. 단, 지옥에서 현실로의 간섭만을 허용하고 현실에서 지옥으로의 직접 간섭은 불가능한 것을 기준 삼은 것 같습니다.
그 매체로서 엘리사는 "꿈"을 이용했죠. 따지고 보면 직접 간섭이라고 하기엔 힘들지만 어쨌든 사힐에 대한 지속적인 악몽을 꾸게 한 것은 엘리사에 의한 분명한 현실세계로의 간섭이 되겠네요. 정리하자면,
[현실] ← 간섭불가 → [저승]
[저승] ← 간섭가능 → [지옥]
[현실] ← 일방통행 ← [지옥]
이 점만 이해하고 영화를 보시면 이해 안 가던 부분들이 다소 해소되리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엘리사의 엄마는 죽은 거야? 산거야??" 라는 의문점.
엘리사의 엄마는 [저승]에만 남아있기 때문에 현실과 지옥 모두 간섭이 가능했고 영향을 받을 수 있었죠.
같은 맥락으로 보면, 엘리사가 현실의 병원에서 (아직 살아있을 때) 악마와 만나는 순간 엘리사는 "저승"으로 옮겨지고 악마에 의해 현실의 간호사가 첫 희생양이 되는 것이죠.
(간호사는 엘리사의 흉측한 모습을 호기심에 훔쳐봤다가 기겁을 하는 바람에 엘리사에게 큰 상처를 주게 됩니다. 그 벌로 지옥으로 옮겨진 간호사는 두 눈을 잃고 영원토록 피눈물을 흘리며 고통 속에서 그녀 곁에 남아 시중을 들게 됩니다.)
- 네이버 영화 리뷰 ohhye123 님 글 일부 발췌 정리-
영화와 원작 게임에 대하여 :
이 영화는 원작 게임처럼 내용이나 상황, 경계, 세계관 등이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현실이 아닌지 종잡을 수 없게 만드는 모호함과 몽환적인 것이 특징입니다. 영화 역시 게임을 토대로 상당히 신비주의적 색채와 분위기, 어둡고 칙칙함을 많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물론 원작 게임들엔 비할 수 없지만요.
만일 1편의 스토리가 궁금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아래 링크 참고하시길
http://cwoo.zeebro.net/sahil/1/stroy.html
이 영화는 원작게임과 비슷하지만 스토리가 좀 다르며, 약간의 전개방식의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주인공.
<등장인물>
[광신도들의 왜곡된 신념과 신앙]
광신도들의 신념대로라면 시빌은 마녀(샤론)의 조력자이므로, 화형 시키는 것은 그들의 교리상 죄가 아닙니다. 광신도들에게 화형식은 일종의 정화행위입니다. 안타깝지만, 악마에게 희생양이 된 것입니다. (고대에 어린아이(순결을 상징)를 불에 태워 죽이는(신께 바치는) 행위를 신성시 여긴 종교가 실존했었습니다. 이런 부분을 차용한 것이죠.)
광신도들의 왜곡된 신앙이 모든 문제의 화근입니다. 그들의 왜곡된 신앙적 입장에서 볼 때, 혼인관계를 통한 아이가 아닌 아빠 없는 여아는 마녀로 치부되었죠. (실제로 사생아는‘부정(不貞)의 열매’로 인식되어 비인도적인 학대를 받아온 역사가 있습니다.) 영화에선 그 마녀를 불태워야만 부정한 영혼들이 정결해지고, 세상을 악으로부터 구할 수 있고, 자신들 역시 구원의 길로 가까워진다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사실상 그들은 선한 신이 아닌 악을 섬겨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왜곡된 신앙형태(화형-정화, 신에게로 보다 가까워짐 등)와는 달리 그들이 믿고있다고 착각한 신념 속 구원의 신은 악이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그들은 악마를 늘 물리치려 했고, 부정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악마 입장에선 광신도들의 영혼은 자신의 것이며, 당연히 광신도들의 소유주가 되는 것입니다. 소유주를 부정한다는 것은 일종의 반역행위입니다. 이로 인해 알레사의 분노를 이용해 계약을 맺고 그녀의 가장 어두운 내면세계로 저주를 걸어버린 것입니다. 알레사의 분노의 세계 - 영화에선 "그들이 꿈에서 깰 때가 되었다"고 악마가 로즈에게 말하죠 - 에서 투쟁하는 광신도들에게 악마는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끊임없이 괴롭힌 것입니다.
처음에 알레사를 화형 시켰을 때도, 광신도들의 신앙처럼 선한 신이 임재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을 깨우게 만듭니다. 광신도들은 자신들의 왜곡된 신념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악의 임재를 목격하며, 엄청난 신앙적 혼돈에 빠지게 됩니다.
그랜드 호텔 111호에서 대형화재와 함께 그들 중 상당수가 급작스럽게 불에 타서 몰살당하지만, 일종의 죽은 귀신이 되어서도 그들의 신념과 영혼은 자신들의 영혼의 소유주인 악마를 부정하고, 죽기 살기로 대치하였기에 곧바로 악마의 소유물이 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죽어서도 지옥으로 가지 못하고, 알레사가 만들어낸 분노의 세계(사힐)에서 끊임없이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광신도들에게 교회의 의미]
죽은 광신도들의 왜곡된 신념의 핵심적 표상이 바로 교회입니다. 죽은 이후에도 그들의 신념으로 볼 때 교회 안에만 구원이 있고, 그곳은 신성한 곳이므로 악이 들어올수 없다고 믿었습니다. 그들의 신념 때문에 그들의 영혼의 소유주인 악마마저도 결코 들어올 수 없는 공간이 된 셈이었죠. 그들이 모여 기도를 하며 일종의 어떤 주문 같은 것을 외우는 장면이 나웁니다. 동시에 교회 안에 빛이 찬란하게 빛나죠. 그것은 실제의 빛이 아닌 그들의 신념이 만들어낸 빛과 계시, 그런 환각같은 것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악마가 로즈와 대화할 때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저들의 눈 먼 신념 때문에 자신은 교회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their blind conviction repels me from their church) 직역하면 (그들의 눈먼 신념이 그들의 교회로 부터-통해서- 나를 거부하고 있다) 정도가 되겠네요..실제로 교회(건물) 안에만 구원이 있다는 교리가 정설이었던 적이 역사 속에 존재했습니다. 이는 상당한 정죄와 죽음으로 이어졌습니다.
[마녀사냥의 원인 - 두려움과 근본주의의 폭력성에 대한 난도질]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크리스타벨라는 자신들의 조상들로부터 전통적으로 이어온 일련의 종교의식들에 대해서 여러가지 부정적인 면들을 합리화합니다. '역사를 믿음으로 심판한다'고 말하죠. "믿음"에 절대성을 부여합니다. 점점 믿음 앞에서 어떠한 행위도 정당화될 수 있다는 오류에 빠지게 됩니다. 그들은 인간이 인간을 심판할 수도 있다는 왜곡된 신앙의식을 지니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그들의 믿음은 악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려던 극단적이고 피해망상적인 제례였습니다.
두려움은 그들의 왜곡된 신앙을 더욱 강화시켰습니다. (실제로 두려움 때문에 신을 믿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두려움이란 상당히 효과적인 도구로 이용될 수 있죠) 시간이 갈수록 조상들의 마녀사냥을 신화적 이야기(결국엔 자신들의 행위가 선이며, 그 선이 악을 이길 것이다. - 그들만의 계시록)들로 승격시켰으며, 모든 양심적 죄책감과 증거들을 불로 태워버림으로서, 자신들의 교리적 해석인 계시록(아포칼룹시스)을 완성하려 해 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내면 깊은 곳 - 양심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조상들의 첫 번째 화형식은 물론, 자신들의 화형식으로 알레사 같은 억울한 죽음들이 상상할 수도 없는 고통을 받았음을..., 자신들의 내면 깊은 양심이 느끼는 죄의 대가는 너무도 명백합니다. 때문에, 그들의 유일한 탈출구는 역사를 믿음으로 심판하는 것에 완전한 절대성을 부여하는 길 밖에 없었죠. 그것이 비록 왜곡된 것이라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그들이 더욱 광신도가 되어갈 수 밖에 없었던 (즉 왜곡된 마녀사냥에 매달린)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그들의 두려움과 강박관념과 피해망상은 갈수록 심해집니다. 마을에 온 거의 모든 타지사람들도 마녀로 몰아세워 버리려 하죠. 계속되는 공포속에 그들의 신앙은 왜곡된 길로 변질되었고, 크리스타벨라의 카리스마적 설파가 큰 획이 되어, 갈수록 이성을 잃은 광신도들이 되어간 것입니다.
제 눈으로 볼 때 악마만큼이나 무서운 것이 크리스타벨라였습니다. 오히려, 마지막의 알레사의 복수가 왠지 한 편으론 슬프기도 하고, (수십 년 동안 저렇게도 처참하게 망가져버린 - 철사 줄의 촉수는 그녀의 고통과 분노를 상징하며, 그녀가 얼마나 잔인한 괴물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한 편으론 통쾌함마저 느껴지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통제하기 힘들었습니다.)
로즈가 말합니다. "당신들이 믿는 당신들의 계시록 따위는 없다". "지금 이순간 당신들이 믿는 신은 이곳에 없다"
이 말을 들은 분노한 크리스타벨라는 신을 부정했다고 말하며, 그녀를 찔러 죽입니다. 그러나 비록 그들의 왜곡된 신앙관으로 해석 해봐도, 신을 믿지 않는다 하여 사람을 찔러 죽인다는 것은 그들의 교리로도 정당성을 부여받기 힘든 매우 커다란 죄악이었습니다. 아울러 이것은 그들의 시각에서 볼 때도 구원의 핵심이며, 신성한 교회를 심각하게 더럽힌 매우 위험한 범죄 행위였죠. 순간 짧게 광신도들이 울부짖습니다. 그들의 강박적 믿음이 동요하기 시작하죠. 이 틈(죄 - 로즈의 무고한 피)을 통해 그들의 신념의 철옹성마저도 구멍이 나고, 지옥의 문이 열리고, 악마가 교회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뒤죽박죽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았습니다. 장르를 꼭 나누어야 한다면 판타지적인 요소가 곁들여진 오컬트적 호러무비 같군요. 이처럼 이 영화는 은근히 '기거'의 작품에나 등장할만한 초현실적 요소들과 환상특급에 나 올법한 기괴한 그림들을 통해 역사 속 실존했던 종교의 근본주의적 규범과 이에 반하는 것들에 대한 낙인과 단죄, 응징 등의 잔인한 폭력성을 정면에서 비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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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죽은[다른 공간에 갇힌] 자들의 신앙과 신념
그들은 이미 죽은 자들이다. 그런데 그 죽음은 평범한 죽음이 아닌 일종의 "갇힘"이다.
[마지막 장면]
1.로즈가 되돌아갈 때 보면 부서진 모터 사이클이 보입니다. 이미 로즈도 죽은 것이고, 로즈를 돕던 그 여경도 이미 죽은 거죠. 그런데 그들의 죽음은 단순한 죽음이 아닙니다. 전혀 다른 공간 속 세계에 갇혀버린 것이죠. 그들 모두 알레사의 저주와 분노의 공간(사일런트 힐) 속에 갇혀서 버둥대는 일종의 귀신들과도 비슷합니다. 어떤 분께서는 이 전혀 다른 공간의 세계를 '평행우주론'으로 설명하시는데, 저는 그 분야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 그것을 이해하시는 분들이라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2.그들의 사고 난 차는 발견되었다고 하지만 현실세계의 사힐에 들어온 샤론의 아빠(크리스)와 경찰(토마스)에게 그들의 시체가 발견되지 않은 이유 역시 그 때문입니다. 여기서부터 앞으로도 계속 말하려고 하는 죽음이란 일종의 전혀 다른 공간(알레사의 저주)으로의 "갇힘"을 의미한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 로즈가 처음 사힐에 들어왔을 때 장면
[영화 속 현실 세계와 이면 세계에 대한 이해]
동서양의 전통적인 죽음에 대한 세계관은 크게 두 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유신론적 세계관(꼭 하느님이 아니라 신-귀신포함-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육체는 죽고, 영혼은 저 세상을 간다고 생각한다는 점, 혹은 윤회 혹은 귀신처럼 이승과 저승을 떠돈다는 것. 혹은 완전한 육체와 영혼의 부활 등 입니다. 두 번째는 무신론적 세계관으로 육체가 죽으면 영혼도 사라지는 것, 죽는 것 - 즉 죽음은 자연의 유기체로 환원된다고 이해하는 사고방식이죠. 물론 죽음에 대한 세계관은 각 문화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지금껏 우리는 이렇게 크게 두 가지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볼 때 영화에서의 이면 세계는 단순히 죽음의 공간[저승]이 아닌 현실세계와의 어떤 끊임없는 조우를 시도하려는 일종의 연결고리처럼 감독이 형상화 시킨 것 같습니다. 아래 스틸 샷처럼 이면세계 속에서 도망치는 로즈의 향수냄새를 맡는 현실 속 크리스(남편)를 보면, 영화에서 다루어지는 죽음에 대한 세계관은 전통적인 개념과 조금 다릅니다. 계속해서 직접적 간섭을 하진 못하지만 차원만 다를 뿐 공간은 동일하고, 어떤 식으로건 연결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영화는 현실에서 죽음을 전혀 다른 세계(알레사의 분노 속)에 사로 잡히고, 현실세계에서는 눈에 볼 수 없다 하여도 그들의 존재를 느낄 수 있는 - 즉, 감춰진 세계처럼 다루고 있죠.
▲ 서로 같은 공간을 마주쳐 지나가지만 로즈의 향수 냄새만을 느끼는 남편
영화에서 다루는 이면세계(죽음)는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적인 삶과 죽음의 단절이 아니라, 현실세계와 계속 연관성을 지니며, 계속해서 저주와 이어집니다. 그 상징이 사힐(알레사의 분노의 공간)이고, 그곳에 누구라도 어떤 식으로건 걸려들면 마치 블랙홀처럼 빠져들게 됩니다. 현실세계에선 그들의 시체도 찾을 수 없지만, 느낌으로나마 무엇인가 그들의 존재를 감지 할 수 있습니다.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굳이 예를 들자면 마치 우리 눈엔 보이지 않아도 항상 우리 곁에 존재하는 자외선, 적외선처럼 말이죠.
[현실세계에서 사고 난 차량과 모터사이클은 왜 보이지 않을까?]
구치 경감은 로즈가 탄 차량이 발견되었다고 말합니다. 아울러 경관 한 명(시빌 베넷)도 사라졌다고 말하죠. 그런데 차량과 사고 난 모터사이클을 남편(크리스)에게 보여주지 않습니다. 가능성은 두 가지죠. 차량과 모터사이클도 모두 사힐의 공간 속으로 사라졌거나, 구치 경감이 사건을 처음부터 은폐한 것입니다. 그 이유는 아래에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영화 속 죽음[갇힘]의 단계]
영화에서 죽음(갇힘)을 두 가지 단계로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즉 첫 번째 죽음의 단계를 사힐(알레사의 저주의 공간에 갇힘)로 보는 것입니다. 사힐로 들어갈 때 알레사의 환영이 길을 건너다 치일 뻔합니다. 로즈와 샤론은 물론이고, 쫓아오던 여경(시빌 베넷)도 이런 식으로 사힐의 공간의 세계로 빠져들었습니다.
영화에선 다루지 않지만, 기존에 사힐에 살던 사람들도 하나 둘 사라진 것 역시, 로즈와 샤론처럼 알레사를 어떤 식으로건 조우하면서, 알레사의 저주 속에 갇히는 유사한 경험들을 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말해 그 곳에 한 번 갇히게 되면 열 수 없고, 알레사가 만들어낸 세계는 오직 그녀만이 열고 닫을 수 있죠.
과거의 현실 속 로즈가 처음 화장실에서 만난 남자 (어린 알레사를 욕보인 남자)역시, 알레사의 분노가 만들어낸 분노의 공간에 갇혀서 처참하게 처형당한 것이구요. 대부분의 크리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 아빠가 없는 알레사에게 성인남성은 호감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화장실에서 만난 이 녀석(콜린)은 알레사를 욕보인다.
▲ 녀석은 결국 사힐(알레사의 분노와 저주의 세계)에서 끔찍하게 처형된다.
(벽에 써진 메시지와 화살 표시를 따라 그 입에서 단서를 찾는 로즈)
사이렌이 울리면 허리 꺾인 크리처로 되돌아가 고통의 포효를 하는 영원한 저주 가운데 놓이게 된다.
첫 번째 단계에서 갇혀진 영혼들은 자신들이 현실세계와 연관성을 보이지만, 단절되었음을 깨닫지 못합니다. 즉 죽지 않았고(갇히지 않았고), 살아남아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죠. 그러나 이면세계 속에 살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30년이 지나도록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것은 현실의 눈으로 볼 때 이미 죽었다는 증거입니다. 단순한 갇힘이 아닌 현실세계의 시공을 초월하는 곳인 거죠.(30년 이야기는 아래에서 다룹니다) 그럼에도, 그들의 신념의 눈으로 볼 때, 사힐이란 공간은 자신이 살아있다고 믿는 공간입니다. 이 공포와 저주로부터 벗어나려고 버둥대는 현실에선 감취어진 공간인 것입니다. 덕분에 현실세계의 사힐은 시간이 흐를수록 귀신이 나오는 곳, 폐허로 전락한 것입니다.
아울러 이곳은 특수한 공간입니다. 크리처들에게 공격을 받고 죽은 줄만 알지만, 깨어나 보면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할 수 없는 혼돈스러운 공간이죠. 사힐의 창조자(악마)에게 이곳은 마치 잔인한 게임을 '즐기는' 공간처럼 보입니다. 물론 당하는 사람들에게는 정신병에 가까울 정도로 심각한 패닉공간이죠. 자신이 당하고 있는 고통과 두려움이, 꿈인지 생시인지도 분간하기도 어려운 공간이니까요.
두 번째 단계의 죽음을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악마(원작 : 사마엘)에게로의 회귀(철사 줄에 시체들이 갈라지거나, 화형당하는)로 볼 수 있습니다. 사힐에 갇혀진 인간들이 계속해서 버둥거리다가 크리처가 되거나, 악마의 완전한 소유(지옥)물로 떨어지는 것이죠. 화형(시빌 베넷 여경)을 당하거나, 철사 줄에 몸이 분해될 때(여교주), 삼각두에게 몸이 찢겨질 때, 사힐에 갇힌 사람들은(이미 죽은 자들은) 비로소 그 때에야 죽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그렇게 믿고 있고, 그러한 비참한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현실의 눈으로 볼 때, 이미 죽은(사힐에 갇힌) 존재이죠. 왜냐면 마지막 장면에서 샤론이 눈을 뜨는 장면 이후 까무러치죠. 다시 눈을 뜨고 로즈와 교회 밖으로 걸어 나올 때를 잘 보십시오. 갈가리 찢겨진 시체들에게서 피 한 방울 바닥에 묻어있지 않고 아주 깨끗합니다. 즉 현실에서 일어나는 죽음의 현상들이 아닌 것입니다.불가능한 일들이죠.
로즈와 시빌을 예로 들어보죠. 로즈 역시 이미 딸을 구해냈고, 둘 다 살았고, 현실 속의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착각하는 그녀의 신념의 눈으로 볼 때도, 여경(시빌 베넷)은 이미 죽은 사람(화형으로)입니다. 로즈의 눈으로 볼 때, 여경이 죽었기 때문에, 비로소 그 때서야 그녀의 눈에 사고 난 모터사이클이 비추어 진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어떻게 된 것인지 원인을 캐려고도, 깨닫지도 못한 채 놀라면서 그냥 지나쳐 버리죠.
주의해야 할 것은, 이 장면은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지(즉 약간의 반전을 위하여 로즈의 상태를 관객에게 알려주는 것이지) 결코 로즈 자신의 상태를 깨닫게 하기 위한 장면이 아닙니다. 그 장면부터 전화를 거는 장면과 집에 도착한 로즈를 잘 보시면 뭔가 홀린 듯 보이죠.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이미 첫 장면에서 수갑을 채우고 돌아가려던 시빌 베넷이 길이 끊긴 것을 발견하는 장면, 괴물이 나타나는 장면에서, 이미 그들은 죽은(갇힌) 존재임을 깨달으셨을 것입니다. 로즈가 되돌아 갈 때는 안개가 살짝 걷히면서, 끊겼던 길도 다시 이어집니다.
▲ 시빌 베넷 여형사의 사고 난 모터사이클 - 그녀는 이미 죽은[갇힌] 사람이었다.
▲ 로즈가 집으로 돌아갈 때, 끊겼던 길.
▲ 로즈가 집으로 돌아갈 때, 끊겼던 길이 다시 이어진다.
즉 이 세계는 물리적인 눈에 보이는 세계라기보다는 악마에 의해서 컨트롤 되는 일종의 다른 차원의 공간이며, 관문 같은 곳이죠.
[로즈의 사고차량은 어떻게 된 것인가?]
형사 토마스가 로즈의 남편에게 말합니다. "사고차량이 발견되었다"고. 사고 난 차는 깨끗하다고 했습니다. 차는 어디에 부딪히지도 않았고, 좌로 우로 핸들을 꺾으면서 로즈는 핸들에 부딪혀 뇌진탕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곤 샤론은 사라졌죠. 물론 샤론은 죽었다고 보긴 힘들 수도 있습니다. 샤론은 육체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은 알레사의 자아 중 선한 면이니까요. 아무튼 두 사람의 시체는 찾을 수 없었죠. 가장 편한 것은 기존의 죽음의 개념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갇힌 것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아무튼, 현실에서 로즈 일행은 행방불명이 된 것입니다.
완전하게 설명하긴 힘들지만, 현실에서 사고 난 차량임에도, 사힐에 갇힌 로즈의 신념의 눈으로 볼 때는 여전히 사힐의 공간 속에도 그 차량이 그대로 존재합니다. 현실에선 사고 난 차량으로 발견되지만(혹은 발견되었다고 속이지만), 이면세계의 로즈의 눈에는 여전히 그 차가 그 공간 내에 자신의 눈앞에 존재하는 것이죠. 마지막엔 그 차를 타고 신념의 공간(집)으로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집에 돌아갔지만, 남편이 나와 봤지만. 현실에선 차량은 보이질 않죠. 차까지 갇혀버린 걸까요? 아니면 차량은 발견되었지만, 이면세계의 모든 것은 그들의 신념의 눈에 비춰진 대로 존재할까요? 재밌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만일 현실에서 사고 난 차량이 발견되었다 해도, 관객들에게 현실세계의 로즈의 사고차량을 보여줄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영화의 시점은 계속 로즈의 시선과 공간을 따라서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위에서도 말씀드렸듯 구치경감이 사건자체를 축소, 은폐의 가능성입니다. (역시 뒤에서 설명) 더불어 계속해서 내리는 재의 눈(30년 전의 대형화재와 죽음을 상징하는)과 안개는 로즈가 집으로 돌아가서도 여전합니다. 이것은 로즈가 되돌아가는 집이 현실의 집이 아닌, 이면세계의 집이라는 것을 암시해 주죠.
영화 속에서, 로즈는 현실로 돌아왔다고 착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약간 무언가에 홀린 듯도 보이죠.(어쩌면 로즈 자신도 이것이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듯도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곳이 현실이건 아니 건 그녀는 그 세계 속에서도 그녀의 신념대로, 계속해서 샤론을 지키고, 키우려고 할 것입니다. 그녀가 말한 것처럼, 엄마는 아이들에게 절대적인 신과도 같은 존재니까요.
▲ 집으로 돌아왔지만, 무언가에 홀린 듯한 로즈
[죽음(이면세계)의 증거들]
(위에서도 말씀 드렸듯 제가 앞으로 "죽었다", "귀신이다", "이승 혹은 저승" 이라고 말씀 드리는 표현들은 전통적인 개념이 아니라, 위의 내용들을 바탕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로즈가 처음 차에서 내렸을 때 흰 눈이 내렸는데 만져보니 재였죠. 30년 전의 대형화재를 상징하는 재의 눈이 여전히 내리고 있습니다.(현실세계가 아닙니다) 사힐의 광신도들 역시, 모두 죽은(갇힌) 자들의 영혼입니다. 알레사를 바치는 광적 예배를 드릴 때 대형 화재가 발생해서 죽은 거죠.
걸음걸이가 해괴한 여자들은 간호사들일 겁니다. 하나씩 하나씩 알레사의 저주가운데 죽었겠지만, 이미 그들 역시 사힐에 갇혀 있는 크리처들입니다. 그 밖의 다양한 크리처나, 벽이 벌레들로 바뀌는 판타지한 형상 역시 알레사의 저주와 분노가 만들어낸 세계입니다.
살아있는 사람들은 로즈가 주유소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처음에 쫓아오던 현실 속 경찰(시빌 베넷), 로즈의 남편과 영화 속에서 그가 만난 사람들이 전부입니다. 물론 시빌 베넷은 나중에 갇히고 화형으로 악마에게 귀속되죠. (만일 2편이 만들어진다면 오히려 그녀는 살아날지도 모른다고 봅니다.)
[토마스 구치]
스토리상에서 존재하는 중요한 인물은 두 명 있는데, 하나는 경찰(알레사가 불에 탔을 때 들고 나오다가 손이 덴 젊은 경찰-토마스 구치-)입니다. 그는 30년 후 샤론의 아빠와 '정의'에 대해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며 손이 덴 자국을 보여주죠.
다른 분들께서 구치 경감이 나이를 먹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데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왜냐면 그가 보여준 손바닥의 화상자국을 자세히 보면 뿔과 꼬리가 달린 악마의 모습이니까요.(화질 좋은 것에서 확실히 보이더군요) 아울러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서도 힌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크리스가 "이것이 당신이 말하는 정의냐?"고 묻자, 정의의 형태는 다양하다고 말합니다. 하느님과 하느님의 자식(백성들)들이 있고, 악마들에게도 있다고 말하죠. 그러면서 어떤 것들은 통제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구치경감 자신도 알레사를 구출한 후부터 초월적인 어떤 경험(나이를 먹지 않는)을 했거나, 자신도 통제할 수 없는 어떤 힘에 이끌려 악마의 사주를 받고 일하는 존재처럼 전락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더더욱 원작에서는 카우푸만 박사 - 마약류(화이트 클라오디아 약물거래)에 개입된 더러운 자로 등장하죠.
알레사도 화형식 때 바로 죽은 것은 아닙니다. 장시간 치료가 계속되었고, 그럴수록 알레사는 고통과 분노가 더욱 심해졌죠. 비디오테이프의 간호사가 알레사를 바라보고 놀라는 장면을 보면 그녀가 바로 죽은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알레사와 악마가 최초로 만나면서 조우하는 장면은 손바닥을 마주 대는 장면부터입니다. 그 때 알레사는 악마와 하나가 되면서 죽은 겁니다.(악마의 일부가 된 것입니다)
그 다음 장면부터 화면이 어두워지고 간호사의 눈이. 아마도 그 간호사 역시 알레사의 분노로 얼마 후 죽게 되었고, 알레사의 분노의 세계에 고립되어, 시중을 들고 있는 것이겠죠. 그녀의 눈이 벌을 받은 이유는 호기심으로 알레사를 보고 놀랐고, 어린 알레사는 자신의 몸을 보고 놀란 간호사에게 심하게 자존심이 상한 거죠.
[달리아]
또 하나는 알레사의 어머니(달리아)입니다. 역시 원작 1편에서는 이 모든 것을 달리아라는 악마숭배주의자가 꾸며낸 일이지만, 영화에선 전형적인 피해자로 등장합니다.
알레사의 어머니는 알레사가 현실에서 화형을 당하자, 미쳐버린 후 얼마 후 죽은 것일 수도 있지만, 아닐 가능성도 있습니다. * 사람이기에 현실과 이면세계의 귀신들을 동시에 볼 수 있기 때문이죠.(물론 가능성은 앞에 것이 높습니다) 미치광이로 알레사가 만들어낸 분노의 세계(사힐)와 현실의 세계(사힐)를 오가며 갇혀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거나, 현실세계에서 알레사가 죽자, 미쳤던 그녀의 어머니도 얼마 후 현실에서 죽었고, * 모습으로 알레사의 분노의 세계(사힐)에서 살고 있는 것. 둘 중 하나입니다.
이 장면, 로즈가 악마(겉모습은 샤론)와 함께 걸어 나올 때, 교회 안은 깨끗하고, 사람들의 시체는 아무것도 없지만, 미치광이 알레사의 어머니는 문턱에 앉아서, 걸어 나가는 로즈와 악마(겉모습 샤론)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죠.
이것으로 보아 과거의 그 어미는 전혀 모르고 알레사를 제물로 당하게 한 것이기에, 알레사 입장에선 죄가 없으므로, 악마(알레사와 하나 된)가 달리아의 영혼을 거두어들이지 않고, 여전히 떠도는 영으로 사힐 가운데 방치한 것이거나, 현실세계의 버려진 마을 사힐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아 현실과 이면세계 둘 다를 체험하는 미치광이인 것입니다. (가능성은? 글쎄요)
[마지막의 샤론 = 악마]
맨 마지막 장면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악마(알레사의 악한 면과 조우한 존재와 겉모습은 샤론(알레사에게 남겨져있던 선한 면)의 영혼을 소유해 버린)와 로즈가 교회 밖으로 걸어 나가는 장면이 보입니다.
마지막에 샤론이 사실은 악마인 이유는, 차 안에서 손가락을 빠는 - 마치 젖을 빠는 어린아이의 모습(새롭게 잉태된 존재-겉모습은 샤론)으로 알 수 있습니다.
처음에 샤론(알레사의 선한 면)도 역시 알레사의 악한 면이 악마와 조우하면서, 남아있던 선한 면은 아기의 모습으로 잉태되어 영화 속 고아원으로 보내어 진 것이고, 처음에 그녀를 두 부부(로즈와 남편)가 입양했던 것입니다.
▲ 처음 샤론이 비몽사몽간에 낭떠러지에서 보게 된 지옥과 악마(알레사와 조우한)의 미소
악마는 알레사가 화형당한 나이 - 샤론이 9살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계속해서 로즈의 꿈 속에 알레사의 모습(쌍둥이처럼 속여서)으로 나타나서는 사일런트 힐로 유혹한 것 입니다. (로즈가 알레사를 발견하는 장면에서 쌍둥이구나 이렇게 말하죠.)
악마가 진정 원한 것은 보다 많은 영혼과 현실세계로의 더 넓은 가능성입니다. 악마(알레사와 하나 된 존재)는 로즈의 모성애를 이용합니다. 이면세계(사힐)내에서 실마리인 알레사(사실은 악마)를 계속 쫓아가며, 찾아 헤매는 엄마 로즈에게 여러 가지 사건의 단서들을 의도적으로 길목길목에 일부러 흘려 놓죠.
책상 위의 사인, 그림, 호텔표시, 그림 등등.
▲ 마녀(witch)의 낙인을 의미하는 책상위의 선명한 손자국 - 아이들이 알레사를 얼마나 괴롭혔는지 어린 아이들에게서도 나타나고 있는 종교적 폭력의 단면을 볼 수 있다.
▲ 그녀의 이름은 알레사 길레스피
▲ 로즈가 발견하는 단서 중 하나 - 그랜드 호텔
▲ 샤론의 아빠(크리스)가 기록보관실에 잠입해서 발견한 알레사의 사고기록.
1974년 11월 1일 그랜드 호텔 111호에서의 유괴와 (성)폭행으로 다루고 있다. (기록보관실 장면)
▲ 이것을 보관, 기록한 경찰 기록 문서내용에 공교롭게도 형사 토마스 구찌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기록보관실 장면)
전통적으로 악마는 악을 조정할 수 있지만, 지옥(감옥)의 깊은 곳에서 주로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녀사냥식을 통해 지옥의 관문이 열렸고, 알레사의 분노로 그녀의 악한 면과 조우하여 하나가 되고, 현실에서 죽음[알레사의 저주에 갇힘]을 깨닫지 못한 이면세계 영혼들을 자신의 소유로 더욱 많이 거두어들이는 것입니다.
(영혼을 거두는 장면은 - 붕대감고 있는 알레사의 몸에서 쇠창살들이 나와서 영혼들을 다 찢어버리는 장면입니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이것이 광신도들이 그렇게도 바라던 구원의 실상이었던 것입니다. 광신도들의 영혼과 알레사의 선한 면까지 취하기 위해선 로즈의 모성애를 이용하는 것이 적격이었습니다. 로즈가 왜 나냐고 악마에게 묻자, 샤론을 선택한 것은 로즈 당신이라고 말합니다.
마지막에 눈 뜨면 안 된다고 로즈가 샤론의 눈을 가렸지만, 맨 마지막 눈을 뜬 샤론의 영혼마저도 악마가 빙그레 웃으면서 하나로 조우하게 되고, 샤론(선한 면)마저도 악마와 하나가 되어 버립니다. 이 장면은 처음 샤론이 벼랑에서 본 악마의 미소와 흡사합니다.
그 결과, 이제 더 이상 지옥과 알레사의 분노(사힐 - 이면세계)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샤론(로즈의 딸 - 선한면)의 모습으로도, 보다 넓은 세계 - 현실세계 공간으로 가까이, 좀 더 자유롭게 넘나드는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위한 악마의 계획이었음을 알 수 있죠.
이제는 로즈와 함께 그들의 집(로즈의 신념 속에 존재하는 이면세계의 집)에도 자유롭게 오고 갑니다. 그곳에서 굉장히 흐뭇한 미소를 띕니다. 그것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보다 더 많은 영혼들을 갈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보다 현실세계 공간에 가까워지고, 활동범위가 더 넓어짐을 의미합니다. 샤론의 아빠가 집에서 로즈와 샤론이 왔었다고 직감하는 장면을 주목하십시요. 이제 더 이상 사힐과 알레사의 분노에서만 존재하는 악마가 아니라, 현실세계 공간으로 보다 더 가깝게 직접 들어오려는 존재입니다.
▲ 로즈가 들어오자 문이 열려있음. 그녀의 체취를 느끼고 밖으로 나가보지만 차량은커녕,
아무것도 찾지 못하는 남편 크리스
그들(로즈와 샤론)이 이미 죽은(갇힌) 존재인 또 다른 증거는 많습니다. 사일런트 힐에 샤론의 아빠와 경찰이 왔을 때의 마을 색톤과, 로즈와 일당들이 뛰어다니는 사일런트 힐은 색톤이 전혀 다르죠. 황혼녘의 색톤과 회색의 색톤, 같으면서도 전혀 다른 공간입니다.
영화에서 사람들이 급작스럽게 죽으면 자신들이 죽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광신도들이었으므로, 현실과과 이면세계 사이에서도 강한 신념(신앙)으로 악마와 맞서고 있었죠. - 디아더스, 식스센스 참고 -
특히나 다른 사람보다도 광신도 여교주의 30년 전 모습이나 후의 모습이 거의 변하지 않은 것을 보면, 그녀는 물론이고 교회 안의 모든 광신도들 역시 이미 현실세계 공간에 존재한다고는 볼 수 없죠. 폐허가 된 도시임에도 사이렌이 울리면서,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 교회 안으로 뛰어 들어오는 광신도들 장면도 떠올려 보세요. 폐허가 된 도시에서 도무지 30년 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들은 배가고파 여기저기 캔같은 것으로 허기를 채우지만 이건 마치 뒤주에 굶겨죽인 영혼이 나타나 배고파~ 하면서 헤메는 전설의 고향 같은 장면들을 상상하시면 쉬울 겁니다. 아울러 한 여자(애나)가 교회에 들어가지 못하고, 찢기어지면서 산산 조각나는 장면 역시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장면이 아니죠. 이 역시 악의 전령 삼각두가 영혼을 거두는 장면입니다.
[사일런트 힐에서의 사이렌, 라디오, 무전기, 새 장]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비슷하지만, 내용은 게임과는 좀 다릅니다.
사일런트 힐에서 새장 속의 카나리아(?), 라디오, 무전기, 전화기 등은 크리처들이 근처 가까이 올 때, 혹은 현실세계와 이면세계가 통화를 시도할 때, 기묘한 동작과 전파음을 발산합니다. 사이렌소리는 정기적인 일종의 인육축제의 신호이구요. 사힐에 갖힌 자들에게 계속해서 악마가 선사하는 두려움과 저주의 선물인 거죠.
[각각의 크리처들은 누구인가?]
삼각두 - 사생아 알레사의 아빠?
이 존재는 게임 2편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영화에 그대로 도입한 것으로 보여집니다만. 개인적으론 영화에서 의 삼각두는 좀 특별한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잠시 언급되었던 사생아 알레사의 친아빠를 생각해 보면 그녀의 꿈으로 만들어낸 악의 화신으로 등장하는 매우 강력하고 두려운 심판자의 모습(삼각두)이 아닐까요? 영화에서 삼각두는 알레사를 괴롭혔던 거의 모든 존재들을 영화의 그 장면처럼 그런식으로 징벌하고 지옥공간으로 데려가 영원한 저주가운데 놓이게 만드는 일종의 저승사자처럼 묘사되고 있습니다.
간호사 크리처들,아기 크리처들 등등 - 괴롭힘과 조롱, 로즈의 죄책감, 아이들
영화 초반부 등장하는 불에 그을린 아기들과 간호사 크리처들 역시 게임 시리즈에 등장하는 것을 그대로 차용했습니다. 그런데 영화 속 간호사들을 자세히 보면 아주 잠시 흑백장면으로 사마엘(알레사와 조우한 악마)의 회상이 나옵니다. 그 부분을 잘 보시면 9살의 알레사가 병원으로 이송되고 꽃이 시들은 장면들이 보일 겁니다. 저는 그 때 그녀를 간호하면서 뒤로는 그녀를 괴롭게 하거나, 방임과 방치, 멸시했던 30년 동안 수 없이 많이 거쳐간 간호사들 상당수가 알레사의 저주 앞에서 크리처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알레사를 화형시키라고 하던 아이들은 나중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
아기 크리처들 역시 몇가지로 생각할 수 있는데, 하나는 로즈의 죄책감과도 관련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로즈는 선천적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엄마로써의 자괴감과 죄책감이 많았던 인물인 것 같습니다. 혹은 샤론을 입양하기 전 낙태나 이와 유사한 어떤 죄책감을 지니고 살아온 것이 아닐까요? 때문에 로즈가 입양한 딸 아이에 대한 사랑이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집착에 가까운 해법과 돌출행동을 보게 됩니다. 해법을 찾지 못한 그녀가 결국 사힐 불안정한 딸아이와 찾아가는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사힐 입구에서 알레사와 유령과 만나게 된 후, 알레사가 만들어낸 공간에서 사이렌이 울리며 자신의 죄책감에 대한 극도의 공포로 발현되는 모습 중 하나일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크리스타벨라가 나머지 아이들을 알레사처럼 화형시킨 것입니다.(알레사가 고통받은 21년 동안이거나 혹은 알레사가 악마가 하나가 된 이후로 생각해도 상관 없습니다.) 악마(알레사와 하나가 된)의 회상 장면에 보면 아이들이 집단적으로 알레사를 마녀라고 불태우라고 소리칩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교회앞에 삼각두가 등장할 때를 보면, 교회 안으로 뛰어들어가는 사람들과 교회 안을 봐도 어른들만 존재하고 아이들은 애나만 빼고는 한 명도 없죠. 이는 그들이 (사힐에 갇힌 후부터/혹은 알레사가 21년동안 고통받는 동안,) 그랜드 대형화재로 인해 수 많은 사람들이 화재로 숨졌고, 이로 인한 극도의 패닉에 빠지면서 나머지 절대적 믿음이 약했던 아이들을 모두 화형시킨 것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유일하게 믿음이 강했던 애나만이 남아있습니다. 물론 아이들도 애나처럼 삼각두에게 하나하나 처형당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 로즈가 본 환상 속의 불에 그을린 크리쳐들이 만일 그 아이들이라면 가능성은 충분하죠. 그들은 거의 모든 것들을 불태움으로써 역사의 심판에 절대성을 부여해 왔으니까요. 이를 통해 정화를 하고 자신들의 신념을 지키며, 더불어 죄책감에서 자유로워지려 했으므로 추론이 가능하죠. 이 부분은 처음 달리아와 로즈의 벼랑에서 만남에서 "우리도 모두 아이들을 잃었어. 우리의 빛을 ....그들은 나를 속였던 거야..."이라는 달리아의 대사에서 여러가지 상상을 가능케 만듭니다.
혹은 알레사가 가장 먼저 아이들에게 복수한 것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을 왕따시키고 불태우라고 했으니까요. 자신이 받은 그대로 삼각두 혹은 이와 유사한 악의 화신을 통해 화형으로 복수하고 영원토록 불에 몸이 타고, 계속해서 비명을 질러대며 누군가가 자신들을 구해주기를 바라는(로즈에게 메달림) 그런 크리처들로 저주를 걸어 버린 것입니다.
[또 다른 증거들]
▲ 처음 로즈가 랜턴을 떨어뜨리고 울고 있는 장면 이후 남편은 그곳에서 뭔가를 느끼지만...
남편이 바로 옆을 지나가면서도 전혀 그녀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단지 느낌(향수냄새 등)으로만 알죠. 그녀가 있다는 것은 확신을 하죠. 그러나 구치 경감이 아무것도 없다고 가자고 합니다.(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숨기고 있었죠.)
맨 마지막 장면. 로즈가 샤론을 차에 태우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전화를 겁니다. 남편이 "로즈~~! 로즈~~!" 하지만, 전화기는 지지직거리고, 로즈는 곧 집에 간다며 살며시 기묘한 웃음을 짓습니다. 사실 둘은 전혀 통화를 하지 못했습니다.
처음에 그녀가 쫓아오던 경찰(시빌 베넷)을 피해 차를 몰아 사힐로 돌진할 때 역시, 라디오가 꺼지지 않았죠. "살려줘요~~!! 지지직"하는 소리가 났고, 끝내 사고가 났습니다. 그 차에 치일 뻔한 인물은 알레사입니다. 즉 로즈와 샤론이 돌진한 곳은 현실의 사힐이 아니라, 이미 알레사가 만들어낸 분노의 이면세계(사힐)로 뛰어든 것입니다. 반대로 샤론의 아빠와 경찰이 방문한 사힐은 버려진 폐허의 현실세계인 거구요.
결국 둘 다(로즈, 샤론) 사힐로 돌진하면서 사고를 당해서 이미 죽어 버렸고(갇혔고), 그들의 영혼이 깨어났을 때부터, 알레사의 분노의 세계에서 끊임없이 도망치고, 샤론을 구하려 한 것이지만, 결국 악마의 의도대로 악이 더 넓은 영역으로 확대되는 결과로 이어진 것입니다.
사일런트 힐에 뿌옇게 드리워진 안개 역시 이면 세계를 상징합니다.
로즈는 마지막까지도 자신이 죽은 것(갇힌 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샤론은 악마와 하나(사실상 소유 - 많은 이름(many name)이 있죠)가 되어 버렸는데도, 로즈는 어머니로서의 모성애와 신념대로 자신의 딸을 지켰으며, 집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로즈 역시 죽은(갇힌) 영혼이지만 악마를 본의 아니게 도와줬으므로, 그녀의 영혼을 거두지 않고, 그녀의 신념이 만들어낸 이면세계(자신의 집)에서 샤론(사실상 악마)을 언제까지고, 지키고 또 양육하도록 방치할 것입니다.
2편이 나온다고 들었는데 아마도 남편도 여기에 연루될 것으로 보이네요. 그 때가 되면 악마(겉모습은 샤론)가 로즈를 이용해서 남편을 끌어들이겠죠. 그러면서 점점 더 현실세계에 가까워지는 것이 악마의 목적일 것입니다. 마지막 장면의 빙그레 웃는 샤론의 미소가 이런 일련의 계획들과 영혼들에 대한 갈망, 현실세계와 이에 대한 호기심 등이 발현하는 장면으로 보입니다.
[여경찰(시빌 베넷)은 왜 나왔을까요? 로즈는 왜 입양녀에게까지 목숨을 걸까요?]
그럼 여경찰은 왜 등장해서 로즈를 돕는거냐?라고 묻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로즈를 돕던 선한 경찰(시빌 베넷) 역시 어떤 동기에 의해서 사일런트 힐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처음엔 로즈일행을 의심했죠.
왜냐면 2년 전에 3일 동안 고생하며 사일런트 힐 깊숙한 탄광 속에 버려진 아이를 구한 인물이 그녀입니다. 사일런트 힐로 향하는 로즈와 샤론을 모녀지간으로 보기보다는 이상한 관계로 생각하고 추적한 것이죠.
영화 후반부, 샤론의 아빠(크리스)와 줄곧 함께 다니던 중년의 경감(토마스 구치)이 2년 전 시빌 베넷의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죠. 2년 전 납치당한 한 어린아이가 사일런트 힐 탄광에 버려지고, 그를 찾기 위해 3일 동안 고생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그녀 역시 로즈를 뒤쫓아 가면서 부터는 알레사의 사힐에 갇혀버린 것입니다.
그녀도 사고를 당해 갇혔지만(알레사가 로즈의 차와 충돌하는 장면 비슷했겠죠), 자신이 죽었음[갇힘]을 깨닫지 못하기에, 죽어서도 그녀의 신념은 살아서 정의감을 가지고 있는 순수한 여경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로즈와 시빌의 상식 이상의 행동유발동기에 대해서 글을 추가로 적었던 것을 이 부분은 제가 실수로 삭제해 버렸는데 간단하게 힌트를 드리자면 시빌 베넷이 화형 당할 때 뭐라고 말하는지 잘 들어보세요.
"엄마 나와 함께 있어줘요~~~" (Mama, be with me.)라고 말합니다.
그녀가 여경이 될 수 밖에 없었고, 엄마와 신 이야기를 한 이유, 아동성범죄에 관해 예민한 이유가 다 그 때문입니다. 로즈가 입양녀에게 집착하는 이유는 위 [크리처 부분]에 올렸습니다.
[교회 앞에서 (애나)가 찢겨져 죽는 이유]
삼각두(영화에서는 공포의 화신, 악마의 전령 같은 존재)가 교회 앞 계단에서 한 여인(애나)의 영혼을 거두어가는 것이며, 그 시체를 교회 문으로 집어던지는 것은 일종의 그들의 왜곡된 신앙에 대한 조롱입니다. 최신자막으로 보시면 그녀와 달리아가 엉켜서 싸우는 장면부터 신념(신앙)적 대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좀 순진합니다. 크리스타벨라(광신도 교주)가 설파하는 신념의 세상을 비교적 확고히 믿고 있는 편이고, 자신들을 지켜준다고 생각하죠. 아울러 자신의 의지를 통해 신앙을 보다 강화하려는 유형이죠. 때문에 사이렌이 울리고 모두가 교회로 뛰어 들어갈 때, 달리아의 말에 흥분하며 그녀에게 돌을 던진 것입니다. 돌을 던지는 행위는 종교적인 정죄를 의미하기도 하죠. 고대에 죄를 지은 자들은 돌로 쳐서 죽였으니까요.
끝까지 교회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남아서 괴물에게 돌을 던지려 한 이유는 자신의 신앙적 의지로 공포를 물리치려는 행위 같습니다. 자신의 신념을 증명하고, 공포의 실체를 목격하며, 이를 극복해 보려던 한 소녀의 순진한 행동으로 보입니다.
그녀의 어머니가 말합니다. 내 딸이 흑~~
크리스타벨라가 말합니다. 그녀는 우리의 믿음(율법)을 저버리고 교회 밖으로 나갔던 거야..
광신도들에겐 교회 안이 일종의 구원의 핵심 - 감히 악이 범접할 수 없는 빛의 세계이며, 강한 믿음의 결정체 같은 곳 - 이라고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둘은 쌍둥인가? X]
둘이 함께 쌍둥이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알레사 한 명만 태어났습니다. 9살에 화상을 입은 알레사의 자아가 서서히 분열되는 것이죠. 결국 알레사의 악한 면은 죽음과 동시에 악마와 하나로 화했고, 알레사에게 약하지만, 조금 남아있던 선한 면이 다시 아기로 태어나서 악마에 의해 수녀가 있던 고아원에 보내어지고, 로즈 부부가 입양하고, 키우면서 샤론으로 불린 것이죠.
[처음에 로즈와 크리스는 왜 필요 이상으로 대치했나?]
처음 로즈가 알고 있던 것은 샤론의 입양기관이 사일런트 힐과 같은 지역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중 악마와의 대화가운데 톨루카 주립 고아원이 샤론이 보내어진 곳이고, 그곳에서 입양기관을 통해 크리스부부가 입양한 사실을 알게 되죠. 몽유병에서 계속 사일런트 힐을 외친 샤론의 모습에서, 어머니 로즈는 위험하지만 딸을 확실하게 치료할 수 있는 어떤 단서가 사힐 내에서만 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 것입니다. (샤론의 병세는 굉장히 심각해져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계속 약을 먹을수록 악화되었으니까요. 남편 크리스는 정신병원에 보내야만 치료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샤론의 상태는 갈수록 악화되고, 그들의 의견이 심각하게 대치되면서, 신용카드까지 막아서라도, 무리하게 떠나는 로즈와 샤론이 위험에 빠지지 않기를 바랐던 것이죠.
[30년이라는 설정]
다소 필요 이상의 설정인 부분처럼 보이는 내용들이 있는데, 30년이라는 시간과 샤론이 9살이 될 때까지의 시간의 차이를 느낄지도 모릅니다. 알레사가 9살에 화상을 입고 바로 죽은 것이 아니라 30년(30년 전에 일어난 사건이므로) 빼기 9 년(샤론의 나이) = 21년이라는 시간차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만일 샤론(알레사의 선한 면)이 알레사가 죽자마자 고아원에 보내어 진 것이라면 9년 만에 똑같은 사건들이 일어났어야 말이 되는 것이죠.
그러나 알레사는 바로 죽은 것이 아니라, 21년 동안이나 병원에서 고통 받으며 분노를 키웠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공포영화의 단순한 설정에 의해서 만들어진 기간 일 수도 있습니다만, 자세히 보면 붕대감고 있는 알레사의 영혼의 모습은 9살짜리 알레사의 모습이 아닌 성인의 모습처럼 가슴과 신체가 큰 편입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머리를 풀어헤친 9살짜리 알레사(로즈가 샤론과 쌍둥이로 착각한)는 실제로는 악마(알레사의 악한 면과 화한)입니다. 진짜 알레사의 모습은 붕대감고 누워있는 성인의 모습인 것이죠. 이 부분에서 21년 동안의 고통은 충분히 추정 가능한 부분입니다.
[숫자의 의미 - 이건 그냥 재미삼아 - 별 의미 없음]
재미있는 것은 숫자인데요. 전통적으로 3, 4 ,7, 9는 종교에서 좋은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완전 숫자와 고통, 죽음, 악과 저주 등과 관련성이 높은 의미로도 다룹니다. 즉 9살에 완전한 고통을 받은 알레사(통상 숫자 9는 3X3 - 3은 완전수, 완전한 고통과 저주)가 21년(3곱하기 7년. 7 역시 행운의 의미도 있지만 완전수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동안 완전에 가까운 분노와 저주를 느꼈고, 총 30년(3이라는 숫자의 10배는 보통 복수를 말할 때 10배의 완전한 복수와 고통을 의미합니다. 고대 전승 등에서 10배로 갚아준다는 말들이 많이 사용되죠) 동안 복수의 칼을 갈며, 똑같이 알레사의 선한 면(샤론)이 9살의 나이가 될 때까지 기다린 것이죠.
가장 중요한 것은 알레사가 실제로 죽어서 악마와 하나가 된 이후, 즉 9년(샤론의 나이) 동안을 기다렸다는 점입니다. 샤론(알레사의 선한 면)이 알레사가 죽던 나이대의 모습으로 부활할 때, 다시 말해서 사람들이 쌍둥이로 착각하게 될 때, 더 극심한 신앙적 혼돈과 공포감을 맛보게 된다는 점을 노린 것이죠. 악마(알레사의 악한 면과 화한)의 철저한 복수를 위한 사전에 계획된 계산이었던 거죠.
아울러 알레사의 악한 면 + 알레사의 선한 면(샤론) + 악마 역시 3이라는 숫자인데, 완전 숫자 3은 악마가 완벽한 존재(신과 흡사한 완전한 존재)로 거듭 잉태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죠. 물론 악마는 많은 영혼의 소유주(많은 이름이 있음)입니다만, 영화에서는 세 인격을 다룹니다. 마치 신적 권위, 절대적 존재와 새로운 창조와 잉태라는 설정처럼 전개되는 듯 보입니다.
정리하면 1974년 9살의 나이에 알레사가 화형을 당하고, 1995년까지 (21년 동안- 3X7년) 완전한 고통과 분노 가운데서 겨우겨우 연명하며 치료(사실상 별로 효과가 없는 방임과 방치였습니다)를 받으며 살다가 30살에 죽은 것(악마와 하나됨)이고, 1995년에 알레사의 선한 면(샤론)이 아기의 모습으로 태어나, 고아원으로 보내지고, 로즈 부부가 그녀를 입양하여 9살이 될 때까지 키운 것이죠.
(크리스와 수녀의 대화를 보시면 9년 전 입양했다고 나옵니다. 알레사(악한 면)가 살았다면 마흔살 정도 일거라고 이야기 하죠) 그러니까 영화에서 현재 시점은 2004~2005년 정도가 되는 거죠.
그 동안에도 계속해서 사힐에는 알 수 없는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샤론의 아빠와 대화를 나누던 담당 경찰과 수녀 등이 이를 은닉한 것이고, 30년 동안 사힐은 점점 폐허가 된 것이죠. 물론 구치경감과 수녀의 사건 은닉 혹은 축소의 동기는 좀 다릅니다. 영화상에선 구치는 통제할 수 없는 어떤 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고, 수녀는 우리 모두의 아픈 과거의 상처 이야기를 잠깐 하죠. 엄밀히 말하면 수녀는 어느 정도 잊고 살아가고 싶었던 것일 겁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고아원과 학교는 오래 전부터 여러 가지 많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나 종교적인 색채를 띄는.
[광신도들은 현실에서 언제 죽은[갇힌] 것인가?]
악마와 로즈가 대화를 하는 장면에서 30년 동안 그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거부해 왔다고 말합니다. 그 말의 의미는 알레사의 처형식과 대형화재, 탄광 아래의 지옥이 열렸던 30년 전을 의미합니다. 그들은 30년 전에 전부 혹은 상당수가 몰살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의 영혼은 몰살된 이후에도 악마와 끊임없이 대치되었죠. 그들의 특별한 신앙은 악마를 자신들의 구세주로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이 어떤 공간에서 악마와 어떻게 대치되었는지는 영화에서 다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알레사가 1995년에 죽었을 때, 즉 알레사의 분노가 만들어 낸 사일런트 힐이 창조되기 전, 역시 광신도들은 어떤 영혼의 공간(생과 사의 중간상태)에서 악마와 대치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공간은 악마가 알레사와 약속을 통해 만들어낸 사힐과도 유사할 것입니다.
[정리]
1. 쌍둥이가 아니라 처음엔 알레사 혼자 마녀사냥 당함- 대형화재
2. 장기간의 고통과 분노로 인한 알레사 자아의 분열
3. 악한 면(악마와 화한 알레사) / 선한 면(아기로 태어나 샤론으로 키워짐)으로 나눠짐
4. 화형당한 나이(9살)에 악마(알레사와 조우)가 샤론(선한 면)마저도 유혹함
5. 악한 면(알레사-악마와 하나 된-) + 선한면(샤론) → 분열되었던 자아 모두를 삼키고, 겉모습은 샤론이지만 전혀 다른 존재(악마)로 다시 태어난 것임.
(로즈의 집에서 기묘한 미소를 짓는 악마의 표정에 많은 의미가 담겨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