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en 작성일 11.07.16 21: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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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여러분 시 써보신 적 있으신가요. 전 이 영화를 본 후 한 동안 시를 썼답니다. 그만큼 영화 시를 보고 감명받았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이창동 감독의 작품을 제가 좋아하는 이유는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와 소재를 가지고 만국 모든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내는 작품을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이번 작품인 시 또한 평범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66세 미자는 이혼한 딸이 맡긴 중학생 손자와 단둘이 허름한 아파트에서 간병인으로 근근이 살아갑니다.

 

그저 손자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을 제일 행복으로 아는 보통 엄마 미자이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시 짓는 강좌를 듣기 시작하면서 힘겨운 일들이 일어 납니다. 자신이 치매증상을 보이는 것을 알게되고 손자는 동네 투신자살한 여학생 성폭행 사건에 가담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간병 치료하는 봉사 중엔 할아버지가 한번만 자달라고 애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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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함춤의 미학입니다. 한 줄의 문장에, 한 단어만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전체를 표현해 냅니다. 이 영화는 시처럼 미자의 소소한 행동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많은 양의 생각을 함축해서 보여줍니다. 미자에겐 자신에게 나타난 급작스런 일련의 사건을 감당하기 너무 버겁습니다. 더구나 자신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무력함만 느끼게 됩니다. 너무나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 미자는 시 짓기를 통해 조금씩 자신만의 분출구를 찾아 갑니다. 그 동안 잊고 살았던 새의 작은 지저귐 소리, 시장에서 사온 빨간 사과, 내 뺨을 스치는 바람을 통해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해 나갑니다.

 

부패와 부조리, 더러움과 추악함이 가득한 사건 들 속에서 미자는 여학생이 자살했던 다리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강렬한 시한 편을 흐르는 냇물에 방류하고 따뜻히 비치는 햇살 속으로 사라집니다.

 

기필코 아름다울 수 밖에 없는 것이 시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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