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헌신] vs 용의자 x[X]
비교를 안하고 보려해도 어쩔수가 없네요.
류승범의 연기는 좋았습니다만. 그외에는 다 아쉬웠습니다.
[헌신]이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힘이나 리듬감이 더 탄력있다.
살인이 일어나고 남주인공이 알아차리며 도와주겠다는 말을 할때 엄청나게 느린 템포로 보여주다가 사건현장에 경찰이
도착하며 빠른템포로 전환된다. 전환 또한 과감하게 군더더기 없이 처리한다. 영화내내 이런식의 흐름으로 진행된다.
[X]는 이것저것 관객에게 설명해주려는 대사들이 많다.
나중에 갈등을 풀어가는 방식에 있어서의 복선들이 많으니 잘 기억해두라는 강요같이 느껴진다.
대사의 랠리도 루즈하고 너무 작위적이며 어색하다.
극이 진행되지도 않았는데 짜증부터 내고 캐릭터를 보여주지도 않았는데 재수없는 캐릭터를 강조하려한다.
여배우의 감정선
[헌신]은 불안을 바탕으로 평탄을 잘 유지하여 몰입이 쉽게 된다. 허나 [X]는 기복이 심하다.
두려움에 떨며 소리치다 몇마디 주고 받으면 또 금새 가라앉는게 반복된다.
마치 싸이코 드라마를 보는것처럼 몰입도 안되고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힘들다.
그러다보니 마지막에 몰아쳐야할 장면에서 전혀 이입이 안된다.
문제를 풀어가는 캐릭터
[헌신]은 감으로 범인을 잡는 형사, 문제를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접근하는 물리학천재,영화속으로 들어가 있는 관객인것처럼 궁금증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초짜여형사. 이렇게 셋으로 나뉘어 꼬여있는 문제를 분담하여 해결해 간다.
[X]에서는 두형사와 물리학천재의 캐릭터를 하나로 합쳐버린다. 그래서 어쩔땐 감으로 움직이다가 어쩔땐 논리적인 추리를 하기도 하고 석고(류승범)에게 지나치게 감정을 이입하기도 한다.
여기서 캐릭터의 혼동이 온다.
주인공의 스토킹설정
[헌신]은 남주인공의 스토킹설정이 시작될때 관객들을 완벽하게 속인다. 캐릭터의 심한변화없이 음침하고 차분하게 관객의 의심을 끌어낸다. 이와 연결되어 친구(물리학천재)와의 등산목적 또한 오해하게 한다.
[X]는 스토킹설정이 시작되면서 석고(류승범)의 캐릭터가 살짝 변화되어 보인다. 다른 캐릭터가 빙의된 느낌.
경찰에 잡히는 설정도 화선(이요원)의 새남자를 죽이려는쑈라는게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주인공의 성격에서 많이 엇나간다.
스토킹을 알게된 화선(이요원)이 폭력적인 남자들에 대한 분노 또는 환멸을 보여주는 방식도 지나친 느낌이다.
조진웅([헌신]에서의 물리학천재) 캐릭터문제는 마지막장면에서 절정에 이른다.
사건의 전말을 알고나서 주인공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두영화는 판이하게 다르다.
[헌신]은 사랑을 알게 된 남주인공을 이해하며 감정을 억누르고 안타까운 반응을 보이다가 절정에 가서야 눈물을 흘린다. 난 이쪽이 더 깔끔하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X]에서는 석고(류승범)에 대한 과잉된 감정으로 화선(이요원)을 정신없이 설득시키며 어색하고 산만하게 사건을 설명해준다. 여기서 화선(이요원)은 모든 진실을 알고 감정이 북받친채 돌아가다가 석고(류승범)의 편지를 보며 다시 한번 감정이 폭발한다.
여기저기 기복이 심한 감정선들을 난잡하고 즐비하게 늘어놓아 배우들의 슬픈감정을 공유하기가 힘들다. 감정의 정체가 전혀 파악이 안된다.
사랑과 우정 둘다 격하게 표현하고 싶어했지만 둘 다 놓쳐버린것같다.
[헌신]에서 남주인공이 유치장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4색문제를 상상하는 장면. 이미 증명되어 있는 4색문제의 해답은 아름답지 않다는 이유로 스스로 해답을 찾았던 학생시절과 교차된다. 유치장에 누워있는 자신과, 밖에서 죄를 잊고 살게 될 여주인공의 모습이 자신이 생각하는 이 사건의 가장 아름다운 해답인것이다. [헌신]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