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치의 여름 (A Time in Quchi, 2013)

foxup 작성일 16.06.27 13:3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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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치 감독의 '쿠치의 여름'을 우연한 기회에 봤습니다.

이 작품은 독특한 화법을 가진 성장영화입니다.
보통의 성장영화는 주인공의 변화된 모습을 꾸준히 표면적으로 드러내는데 반해 이 작품은 겪게 되는 일련의 사건들에도 크게 요동치지 않는 인물의 태도가 독특합니다.오히려 주인공인 샤오바오는 도시사람으로 쿠치에 사는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문화의 영향을 주는 인물이라서 사건들에 영향을 받는 인물이 아니라고 인식되기가 쉽죠.

그렇지만 영화는 일관된 표정과 태도로 대응하던 샤오바오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순간에서 굉장히 효과적인 잔상을 남깁니다.
죽음과 이별을 받아드리려는 인물의 태도를 표정의 변화없이 자신을 상징화시키는 시각적인 효과로 표현하는 부분이 가장 극적이지 않은 순간임에도 무척이나 인상적이기도 합니다.
(샤오바오가 직접 자신에게 이별을 받아드리는 법을 가르쳐준 상징물로 대응되면서 점진적인 변화나 극적인 감정선없이도 성장영화의 중심을 자연스럽게 드러냅니다.)
또한 이 작품은 소소하고 행복한 쿠치에서의 일상들이 나열된 영화기도 합니다.
샤오바오의 내면의 영향을 주는 인물들과 사건들이 있음에도 전체적으로 평화롭고 즐거운 시골사람들의 일상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매순간 아이답지 않게 행동하려는 장면에서는 자연스럽게 미소가 나오기도 하네요.
이 작품 애초에 보려고 계획했던 작품이 아니라서 더욱 만족스러운 것 같습니다.여름에는 쿠치로 떠나야 할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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