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영화를 보고리뷰를 어떻게 쓸까 고민을많이 했습니다. 어찌보면 예민하면서우리 일상속에서 벌어졌던 혹은 내 이웃이 겪었을지도 모를간첩사건들에 대해너무 모르고 살아왔던건 아닐까요. 영화속에 등장했던서울시 간첩조작사건의 '유우성'씨는개인적인 인연이 있기도 합니다. 물론 제가 그사람을 알았을 땐모든일이 해결되고 난 후인지라.어두운 기색없이굉장히 밝고 좋은 만남이었긴 했습니다. 대부분의 간첩혐의를 받고구속되었던 사람들은재심으로 무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저는 이 영화에 대한 리뷰를 2016년 11월30일자뉴스룸의 앵커브리핑으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고백'과 '자백'비슷해 보이지만 두 단어 사이에는커다란 간극이 존재합니다. '고백'은 스스로 잘못을 드러내는 것.뉘우침과 마음의 떨림이 전해지는 행위일테고 '자백'은 누군가에 의해서 잘못이 드러나는 것.즉, 자발성이 아닌 억지에 따른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자백'해직 언론인 최승호 프로듀서가 제작한다큐멘터리 영화의 제목입니다. 영화 속에서는 비뚤어진 국가권력에 의해서거짓 자백을 강요당한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국정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과시대를 거슬러스 1975년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사건까지. 40년전 간첩으로 몰려 고문을 당했고유죄판결을 받았던 사람들은초로의 노인이 된 지금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한국은 나쁜 나라입니다."
여기서 가해자로 등장하는 사람은우리가 잘 알고 있는바로 그 사람.누군가는 그를 일컬어현대사 질곡의 핵심이라 말했다지만정작 그는...그 일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어두운 역사를 버텨온 사람들을절망하게 만든 모른다는 그 대답. 모른다는 말은 40년이 지난오늘에도 마찬가지였죠. JTBC는 오늘 대통령의 왕실장이라 불리는 그가세월호를 어떻게 지워버리고 싶어 했는가에 대해서보도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그가 대를 이어서이른바 '충'을 바쳤던 인물 박대통령은 어제 '진퇴'라는 말을 입에 올렸습니다. '진퇴'와 '퇴진' 이 두 단어도 비슷해 보이지만그 사이에도 역시커다른 간극이 있습니다. '퇴진'은 구성원 전체나그 책임자가 물러난다는 의미즉, 전면전인 자기반성을 뜻하지만 '진퇴'는 물러섬과 나아감즉, 물러서지 않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누군가의 소망을'진퇴'라는 단어는 품고 있었습니다. 물론 자신은 주변을 관리 못한것 외에는잘못이 없다는 '고백'도 '자백'도 아닌주장과 함께 말입니다. 그렇게 '고백'하지 않은 그들은'퇴진'하지 않을 방법을 모색 중인 가운데 또 다시 찬 겨울...거리로 나와야 하는 시민들... 그러나 역사는 뜨거웠던 겨울로 기록할지금 이 거리에서그 역사는 무엇을 고백할 것인가? 2016년 11월 30일손석희 앵커브리핑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