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고집, 내게도 주세요!
2016년 2분기 일드 도쿄TV 금 24시 52분
출연 : 마츠오카 마유, 이토 사이리
'야마다 타카유키의 도쿄도 키타구 아카바네' 와도 같은 페이크 다큐멘터리와 드라마가 결합된 장르입니다.
국내에도 '음악의 신'이나 '음악의 적'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페이크 장르를 가미하곤 하는데 아직까지 정통 드라마에서는 이런 사례가 없었던 듯 싶네요
'그 고집, 내게도 주세요!'는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마츠오카 마유와 이토 사이리가 본인 역의 프로그램 진행자로 출연하여
"자신만의 남다른 집착이나 고집을 갖고 있는 인물들을 찾아가 인터뷰"를 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역시나 페이크 장르의 매력이라면 현실과 픽션을 교묘하게 넘나들다 보니 시청자들로써는 '드라마로서의 매력과 리얼 다큐멘터리로서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것이죠 ㅎㅎ
물론 이 혼재된 요소들끼리 제대로 섞이지 못한 채 따로따로 놀고 있다면 섞지 않느니만 못하겠지만 극 중의 중심인물들인 두 신세대 여배우가 능청스럽게 소화를 잘 하고 있어서 현실인지 비현실인지 자각 능력을 잃은 채(?) 즐겁게 시청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트랜짓 걸스'에서 이복 언니와 동성애 연기를 하였던 이토 사이리는 이번 작품에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천방지축 진행자 이토 사이리 역을 맡았는데 실제 모습도 '충분히 저럴 것 같다'라는 환상에 빠지게 할만큼 너무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고 있었어요
프로그램에 출연한 게스트에게 막말을 한다거나 게스트와 썸을 탄다거나, 심지어는 촬영장에 썸남을 데려온다거나 등의 막장스러운 상황 설정이 어쩌면 너무 작위적일 수도 있을 텐데 이토 사이리는... 왠지 그러고도 남을 것 같은..ㅋㅋㅋㅋㅋ
당연히 실제로는 안 그러겠지만 이만한 착각이 들게 만들 정도로 연기를 너무 능청스럽게 잘 함...
물론 이 드라마의 핵심 소재인 '고집인' 들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을 것같아요.
퇴근길에 집착하는 남자나 고전 영화에 집착하는 배우 사이토 타쿠미 등 '굉장히 낯설지만 분명 어딘가에는 있을 것만 같은 기인'들의 모습들의 '다름'을 인정하면서 그들만의 사연 속에 녹여 소개를 해주니 나름 정감 있는 이웃집 사람들처럼 비쳐지고 있더라구요.
어쩌면 저런 고집인들이 나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것일지도 모르고.
누군가의 다름을 유쾌하게 인정해 주는 모습이 굉장히 쿨했어요.
큰 기대를 안한 작품이었는데 여러모로 유쾌한 일드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