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 재테크관련 기사가 나가고 나면 ‘월급이 적어도 무조건 소득의 50%를 저축해야 하나’란 질문들이 올라온다. 기자 또한 월급 80만 원을 받고 직장에 다닌 적이 있었기에 소득의 절반을 저축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에 저소득 사회초년생을 위한 저축법을 자산관리 전문가를 통해 살펴봤다. [편집자 주]
필자는 신입사원부터 정년퇴직자까지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재테크강연을 하고 있고 적잖은 수의 개별 재무상담도 해주고 있다. 정년자를 대상으로 재무상담할 때는 거의 모든 사례가 비슷한 고민을 하므로 표준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런데 사회초년생의 경우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과 같아서 고민이 크다. 가장 큰 차이점은 경제적 사회진출 스타트가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집 한 채를 부모가 장만해 주기도 하고, 반대로 월급의 절반을 부모님께 송금하기도 한다. 특히 월 소득이 낮은 사회초년생의 경우 가족단위의 경제적 자립을 이루기 어려워서 결혼도 늦어지는 현실이다. 따라서 월 소득별로 종잣돈을 모으는 원칙과 재테크 요령을 정리해봤다.
[사례] 대도시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는 세 친구
100만 원을 받는 A와 150만 원을 받는 B, 200만 원을 받는 C.
(*갑근세와 4대 보험 공제한 실 수령액)
일률적으로 3명 모두 50%를 저축하라고 한다면, A는 영양실조에 걸리고 C는 비만 체형이 될 수 있다. 보편적인 비율 논리로 저축금액을 산정하는 방식은 급여가 대개 200만 원이 넘는 경우를 산정한 것이다. 도시생활을 하면서 최소한의 문화생활을 누리고자 한다면 100만 원은 있어야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의 2013년도 최저생계비는 2인 가구 기준 97만 원, 4인 가구는 154만 원이다. 평생 독신이 아니라면 최소한 100만 원은 있어야 재무적 안정을 확보할 수 있다. 더구나 자녀 1명당 독립 시까지 3억 원이 소요된다는 말이 틀리지 않다면 연간 1천만 원씩 양육비용이 추가로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종잣돈을 모으는 사회초년생의 재테크는 비율도 중요하지만 절대 금액도 중요하다.
A의 저축법 : (월급 100만원) 비재무적 투자에 도전
솔직히 한 푼도 모으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 때는 자기계발이라는 비재무적 투자를 해보자. 현재 직장과 소득이 자신의 몸값이라면 과감하게 몸값을 올려보자는 말이다. 예를 들어 이른 새벽에 영어학원에 다닌다거나 관련업종의 자격증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종잣돈을 모으기는커녕 오히려 비용이 소요된다. 어쩌면 마이너스대출이 생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기계발에 따른 전직 및 승진의 기회를 잡는다면 월 소득을 높일 수 있어 충분히 가치있는 투자가 될 것이다. 다만, 소득이 적은 상태에서 중병에 걸리거나 다치기라도 하면 큰일이므로 실손보험과 같은 최소한의 보험은 가입해 둬야 할 것이다.
B의 저축법 : (월급 150만원) 종잣돈 비중 30% 적당
B의 경우는 A보다 어느 정도 저축을 통해 종잣돈을 모을 수 있다. 비율로 본다면 월급의 30%가 적당한데, 50만 원을 적립식으로 모으면 좋겠다. 구체적으로 주택청약통장과 정기적금, 변액보험, 종신보험, CMA에 각각 10만 원씩 불입하면 연간 600만 원을 모을 수 있다. 5년만 모아도 결혼자금이나 주택 전세보증금으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C의 저축법 : (월급 200만원) 50% 저축해야
C의 경우는 비로소 월급의 50% 저축 룰을 적용해야 한다. 앞서 A의 저축법인 자기계발은 물론 B의 종잣돈 마련 상품에 더하여 적립식 펀드를 주식형, 혼합형, 채권형에 각각 2:2:1로 가입하면 좋겠다. 월급이 200만 원인 C의 경우 월급 150만 원인 B보다 2배를 더 모을 수 있는데, 장차 모이는 종잣돈은 그 이상으로 차이 나게 된다. 이유는 시작하는 종잣돈의 크기 차이와 복리효과 때문이다.
단순계산으로 설명하면 초년도 연봉이 2,000만 원인 사람과 4,000만 원인 사람의 연봉상승률이 5%로 같다고 가정하면 10년 후 총 급여 수령액은 각각 2억 5,156만 원과 5억 312만 원이 된다. 만약 두 사람의 생활비가 연간 1,000만 원으로 같다면 10년 후 순 재산은 1억 5,156만 원과 4억 312만 원이 되어 2.65배로 벌어지게 된다. 또 20년 재직 시점의 연봉은 각각 5,054만 원과 1억 108만 원이 된다. 당초 2,000만 원의 차이가 5,054만 원까지 차이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 정도의 금액이면 월급쟁이로는 추월하기가 어렵다.
저소득자의 승부수는 ‘몸값 올리기’
그렇다면 저소득자로서는 뭔가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이는 재테크(저축의 양)보다는 자기계발을 활용할 것을 권한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두 명의 나무꾼이 도끼로 나무를 베는데 한 사람은 한시도 쉬지 않고 몸살이 날 정도로 일만 했다. 다른 한 사람은 힘들 때마다 잠깐씩 쉬면서 도끼를 숫돌에 갈아가며 일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쉬지 않고 일만 한 사람보다 도끼날을 갈아주면서 일한 사람이 훨씬 더 많은 나무를 베었고 체력도 유지할 수 있었다.
이처럼 월 소득이 낮아서, 저축할 돈이 없어 불만이라면 자기만의 직업적 도끼날을 갈아보길 권한다. 이직 등 직업적 몸값상승을 시도하는 것이다. 물론 현재 다니는 회사의 성장성이 뛰어나다면 현업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인정받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