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나왔던 일화다. 옛날 옛적에 소작농으로서 일을 처음 시작하는 하인이 소달구지를 끌고 밭을 가는데, 일정히 선이 나지 않고, 자꾸만 삐뚤어져 애를 먹고 있었다. 이를 본 주인이 “저기 보이는 참나무만 보고 한번 밭을 갈아보아라”라고 말했는데, 그대로 했더니 거짓말처럼 반듯하게 밭을 갈 수 있었다는 얘기이다.
참나무는 나의 목표이다. 원하는 나의 목표 또는 방향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으면, 고른 방향으로 밭 갈기가 매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명확한 목표가 있어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생긴다. 중간에 예상치 못한 소비가 발생하여 중간에 납입을 중지한 금융상품이 있을 수도 있다. 또는 ETF와 같은 투자성 펀드를 꾸준히 불입하던 사람은 수익률 관리를 포기하거나 중단해버린 예도 있을 것이다. 이는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외부적인 요소, 본인의 의지박약 등 포기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일 수 있다. 단, 한 가지만 자신에게 물어보자. 1년간 모으기로 한 목돈의 정확한 액수, 이에 해당하는 나의 수익률이 얼마인지 평소에 인식은 하고 있는지 말이다.
자, 2013년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중간 점검사항을 정리해보자.
혹시 벌써 접으셨나요?
마음이 약해졌다고 판단되면 다시금 굳게 다 잡아야 할 시기이다. 소비시즌의 대명사 ‘여름’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1월 초에 필기해 둔 목표를 다시 한 번 뒤적여보자. 목표액수, 수익률 목표, 중간수익률 등이 명확한 숫자로 적혀있지 않다면, 6월을 나의 회계연도 첫 달로 삼아보자. 2014년 5월을 마감 달로 재설정해서 다시 목표를 세우고 포트폴리오를 짜보는 것이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나요?
일반펀드상품에 가입했든, ETF 투자(주식처럼 사고파는 펀드형식)를 시작했던지 간에 내가 설정한 만기가 되면, 투자수익을 현금으로 돌려받게 된다.
이 만기 이전에 발생하는 모든 수익률은 그것이 마이너스이든 플러스이든 모두 중간평가일 뿐이다. 아직 게임이 끝나지 않았으므로 크게 기뻐할 필요도 슬퍼할 필요도 없다.
아직 ‘미실현 수익’, ‘미실현 손실’ 이기 때문. 사람의 심리상 현재 수익률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불안감에 팔고 싶어 하지만 이러려면 차라리 투자하지 말았어야 했다.
절대 조바심 할 필요 없다. 주식투자가 아닌 이상 간접투자 식의 펀드는 매수(펀드적립) 시점보다는 매도(펀드환 매) 시점이 중요하다.
묻어둔 종잣돈 어떻게 굴릴까 고민되나요?
목표를 세워 현재 적립하고 있는 돈도 있지만, 작년에 내가 모아두었던 종잣돈도 있을 것이다. 투자는 시간싸움, ‘돈은 계속해서 끊임없이 일하게 해야 한다’는 한 금융회사의 광고 문구는 지극히 옳은 말이다. 이미 모아 둔 돈이므로 너무 공격적인 투자를 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물가상승률에 크게 못 미치는 정기예금 같은 상품에 묻어두는 것도 역시 손해이다. 이 역시 안정적인 투자수익률이 나는 펀드에 거치해두어야 한다. 본인의 투자성향 즉, “희망수익률 대비 감수할 수 있는 손해율”에 해당하는 펀드상품은 창구직원이나 금융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는 초기에 정해놓은 목표수익률에 맞게 가고 있는지 또는 갈아탈 여지가 있는지 등을 점검받을 필요가 있다.
경제를 보는 시각을 키우자!
지금까지 흔들린 재무목표를 다시 세우는 방법을 살펴봤다. 이외에 추가로 더 살필 것이 있다면, 재무에 대한 ‘나의 경제전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당장 내달에 주가지수가 떨어질지 오를지에 대한 ‘나의 경제전망’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는 어디까지나 ‘나의 의견’일 뿐이므로 틀릴 수도 있고, 또 틀려도 좋다.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나갈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평소 경제뉴스에 관심을 둬야 한다. 요즘에는 스마트폰 경제뉴스 앱에서 지원하는 푸쉬알람이나 라디오 팟캐스트를 통해 간편하게 경제소식을 접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꼭 확인해야 할 포트폴리오 체크리스트
1. 적립비율을 점검하라
결국 포트폴리오는 판짜기이다. 내 저축 여력이 100만 원이라고 하면, 한곳에 몰아넣는 것이 아니라 이를 잘게 나누어야 한다. 이때 나누는 비율이 효율성과 수익률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먼저 투자 비율(적금/펀드)을 정해야 하는데, 이는 본인의 투자성향에 따라 결정한다. 두 번째는 기간별 비율 (단기/중장기)이다. 대부분 단기성 상품에 모든 액수를 쏟아 넣는 우(愚)를 범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5년, 10년 후의 시점에서 쓸 돈을 결코 마련할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2. 수익률 점검이 쉬운 ETF 적립식 투자를 일부 할당해보자
직접투자가 아닌 간접투자이면서도 수익률 점검과 동시에 빠른 대처를 할 수 있는 투자방식이 바로 ETF 정기적립투자이다.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일반 펀드상품으로만 구성되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일부 할당시켜 시작하여 보는 것이 좋다. ETF 수익률 점검 방식은 다음과 같다. 처음 목표설정 시에, 적립투자기간을 1년으로 삼고, 수익률에는 중간목표 하나와 최종목표 하나 이렇게 두 개의 목표수익률을 정한다. 그리고 중간목표인 수익률에 도달하면 한번 투자액 매도를 통해 수익을 실현해주었다가, 다시 주가가 어느 정도 떨어지는 시점이 오면 적립을 재가동하는 것이다. 더 나은 수익률을 위해서는 수익률이 마이너스일 때, 불안감을 과감히 버리고, 저축 여력이 허락하는 만큼 적립액을 오히려 늘려야 한다. ETF는 개별주식 투자방식이 결코 아님을 명심하자. 매수는 매월 일정하게, 매도는 본인의 희망수익률 도달 시점에 해준다.
3. 비상자금이 넉넉한지 재확인하라
내 돈을 불리고 지키려면, 저축이나 투자를 방해하는 또는 방해할만한 요소가 있는지 꼭 찾아내어 이를 제거해야 한다. 첫 번째 대표적인 위험요소는 질병이나 사고로 병원비가 발생하게 된 경우인데, 든든한 보험 하나 없어 보장을 전혀 받지 못한다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저축은 올 스톱이다. 그나마 모아둔 돈마저 다 꺼내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므로 꼭 보장상품에 대한 비용은 고려해야 한다. 두 번째는 갑작스러운 지출이 발생할 때이다. 이 또한 본인의 저축을 중단하게 하는 원인이 되므로, 일정액의 비상자금을 반드시 비축해둬야 한다. 비상자금은 월 생활비의 3배에서 5배 정도가 적당하다. 사실 이 항목은 처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확인해야 할 항목이지만, 일부분이라도 중간에 해결해두어야 끝까지 오래 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