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촉한 작성일 15.10.09 17: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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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상 글을 반말로 쓰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J형의 죽음을 전해들은 건 업무 시작 전 조회가 진행되던 도중이였다.

 

J형을 아는 사람 있냐기에 손을 들었다. 일

 

하는 조는 다르지만 마주칠 때 인사하고 가끔 잡담을 하는 정도의 사이였다.

 

뭔가 이상한 예감

 

돌아가셨다고 연락이 닿은 모양이였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않아 J형과 가까웠던 동생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충격이였다.

 

직장을 그만둔지는 몇 달 지난 상황이셨고 다른 직장을 다니고 있다는 걸 이야기는 들어 알고 있었다.

 

회사에 며칠 출근을 안하고 전화해도 안받더니 결국 전화기가 꺼져있고 문을 따고 들어갔더니만 방문에 줄을 매고 그대로 목을 매셔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머리를 누가 한 대 후려친 듯한 멍한 느낌이였다.

 

항상 스마일한 이미지의 잘 웃던 이미지였는데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다니 농담이라고 치부하고 싶었다.

 

야간이였기에 그 다음날 아침에 퇴근하고 그 형을 알던 직장동료 친구와 동생들끼리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장례식장은 어린시절에 친척 어르신 누가 돌아가셔서 갔던 적이 있었던 이후로 2번째이지만 이런식으로 가게 될 줄은 예상이나 했을까?

 

의외로 장례식장은 한가했다. 안내모니터가 보인다.

 

안내모니터 정가운데에 J형의 얼굴이 보인다.

 

다른 망자분들께서는 나이가 드신 어르신들이셨는데 가운데에 있는 형만 티나 날 정도로 젊은 모습이다.

 

오는 길에 우리조에서 J형과 친했었던 동생에 의해 J형에게 우울증이 있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우울증...

 

말하기도 입아플 만큼 무서운 놈이 아니던가...멀리 갈 것도 없이 자식이 둘이나 있던 최진실을 보내고 로빈 윌리엄스 역시 명을 달리하게 한

 

이른 아침이라 그랬을까? 장례식장 내부는 절간처럼 조용했다.

 

J형의 부모님 그리고 J형이 형님이 한 분 계시다고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 형님 되시는 분을 뵙게 되었다.

형님분께서 상주를 맡으신 모양이다.

 

 

아버님 되시는 분  어머님 되시는 분 공통적으로 망연자실한 표정이시다. 어머님의 얼굴이 부어있는 것을 보아 얼마나 충격을 받으셨을까 하는 것이 쉽게 예상이 되는 부분이다.

 

조의금을 넣고 망자가 되신 J형을 향해 그 사람좋은 미소를 짓고 있는 영정사진에 향을 피워드리고 직장동료들과 함께 마지막으로 인사를 드렸다.

 

자리를 잠시 물러나와서 가족분들께서 식사를 차려주시겠다고 하신다...하지만 이런 자리에서 어찌 먹을 수 있으랴

 

"얼마나 상심이 크시겠습니까" 라고 부모님을 향해 인사를 드리며 애도의 말을 전했지만 아 이 바보같은 내가 너무 큰 실수를 저지른 것일까?

 

결국 참으려고 애쓰시려고 하는 듯한 눈물을 보이신다.

 

J형의 아버님과 형님 되시는 분이 진정시키시지만 어머님의 눈물은 홍수로 댐이 무너진것마냥 억장이 무너지는 통곡으로 변하고 말았다.

 

내 글실력으론 그 어머님의 억장이 무너지는 울음소리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으랴 위로를 드리려고 한 말이였지만 의도와는 전혀 틀린 방향으로 나타난 모양이였다.

 

하지만 어떤 말이 어머님의 현재 심정에 위로가 될 수 있었을까?

 

잠시 후 J형의 가족분들께 고개숙여 인사를 드리고 장례식장을 나섰다. 나 뿐만이 아니라 다들 걸음이 무거운 것은 야간근무로 인한 피로만이 원인은 아닌 듯 싶었다.

 

동료친구의 차를 같이 타고 왔지만 집의 방향이 정반대였기 때문에 집에 데려다주겠다는 친구의 제안을 거절하고 먼저 보내고 난 후 다행히 오래 기다릴 것 없이 택시를 잡아탈 수 있었다.

 

택시를 잡아 탄 후에 기사님이 물어보신다. 누구 돌아가셨냐는 거였다.

 

장례식장에서 나오던 내 모습을 보신걸까?

 

직장동료분이 돌아가셨다고 대답했다. "아이구 젊은 나이에 왜?" 라고 다시 질문이 돌아왔다.

 

"좋지 않은 선택을 하셨네요"

 

외에는 대답할 말이 없었다.

 

그 말을 들은 기사님은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눈치채지 못하지는 않으셨으리라 가다가 신호 앞에서 멈춰서고 나서 한숨을 쉬시더니 한 말씀을 하셨다.

 

"나도 딸자식년 하나를 그리 보냈어......세상이 어찌되려 이러는지 참..."

 

그리고는 내가 목적지에 내릴 때까지 기사님은 아무 말씀도 하지 않았다.

 

보통 야간근무가 끝나고 집에 오면 씻고 나서 잠이 오게 마련이지만 전혀 잠이 오지 않았다.

 

할 것도 없는데 PC의 전원을 켜고 인터넷을 둘러보지만 어느 것 하나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가 없다.

 

모 커뮤니티 사이트를 눈팅하다가 내 눈에 들어온 장면은 오늘이 대체 무슨 날인가 싶을 정도의 경악스러운 장면이였다.

 

GIF파일인 듯했고 소방관이 창문을 따고 집안에 들어가고 있었다.

 

집안을 확인한 소방관 대원분들의 표정이 모두 굳어지고 허탈한 표정을 짓는 분도 보인다.

 

바닥에는 토사물...불안한 듯 자기 주인을 쳐다보는 애완견 강아지

 

그리고 아마 J형과 비슷한 방식으로 방문쪽에서 줄을 목에 매고 자살한 여자로 추청되는 분이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지만 충격적일만큼 생생하게 나와있었다.

 

결국 뭔가 위로를 받기 위한 방어기재로서 인터넷 서핑을 하는 것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

 

결국 그 날은 하루종일 한 숨도 자지 못했다.

 

아마 내 생애에서 자살이라는 이름의 단어가 간접적으로 가장 가까히 다가온 날일 것이다.

 

무슨 고통스러운 일이 있어 이승과의 인연을 끊었을지는 모르겠지만...

 

과연 그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이 그들만의 극단적인 결정인지 아니면 그렇게 만든 시스템이 잘못인지에 대한 답은 아직까지 내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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