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일하고 있는 직장에서는 두 명의 조선족이 있습니다.
각각 A군 B군이라고 칭하겠습니다.
A군은 예전에 다른 조이긴 했어도 업무 인수인계를 하고 가끔 특근때 얼굴보고 같이 일하던 사이였기에 크게 친한 친구까진 아니더라도 직장동료라고 할 수 있는 정도의 사이였죠
그렇다고 휴일에 같이 밥 한끼 먹거나 술 한잔 짠 하는 정도의 사이는 아니였지만요
다른 직장으로 이직해서 일하다가 최근에 재입사를 했습니다.
몇 달 다니다가 사람 뽑을 때 A라는 친구가 경력직을 알고 있다고 입사추천을 해서 들어온 사람이 B입니다.
나이는 다 동갑이고요
좀 조선족에 대해서 혐오나 차별적인 생각을 가지게 될 말을 지금부터 쓸 거 같아서 미리 양해를 부탁드리며 들어가겠습니다.
A에 대해서야 어느 정도 예전에 같이 일했으니 어느정도 성격을 알지만 B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경력직으로 들어왔다니 아무리 못 잡아도 1~2년 정도의 경력은 있지 않겠느냐에 대한 게 제 생각이였죠
하지만 생각보다 놀랐던 점은 가끔 쉬는 시간 교대 때 A군이 없으니 저에게 업무 모르는 걸 물어보러 오는 때가 가끔 있었는데 가서 보면 별 문제도 아닌 걸로 쩔쩔매고 있더군요
신입으로 들어왔다면야 모르는 게 당연한 것이고 알려주고 가르쳐주면서 천천히 업무를 익히게 만들어주면 되는 일이지만 경력이라면서 일을 너무 몰랐습니다.
축구로 따진다면 축구선수로 영입한 사람이 드리블 해보라고 시키니까 "드리블이 뭔데요?"라고 반문하는 격이랄까요?
톡 까놓고 말해서 길게 잡아도 한 달만 이 설비 잡고 돌렸어도 잡을 쉬운 에러였습니다.
뭐 물론 회사마다 만지는 설비가 조금씩 틀릴 수 있으니 이해해줘야만 하겠죠
제 눈으로만 봐서 그런지 경력직이라는 타이틀에 비해 업무 숙련도가 몇 달 배운 초보보다도 나을 게 없어보였습니다.
그리고 A군과 B군 보통 조선족 친구들이 으레 그렇듯 둘이 붙어다니더군요
만약 A군이 토요일 특근이면 B군도 토요일 특근 일요일 특근이면 B군도 일요일 특근
A군이 일하러 나오면 나도 나오고 쉬면 나도 쉰다 라는 마인드
이거야 뭐라 할 일도 아니였지만 B군이 그 밑천을 드러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더군요
그러다가 어느날 A군이 특근을 나와서 집에 일이 있다고 일찍 들어간 날이 있었습니다.
전 그 다음날 특근이라 휴무였으니 그 설비는 B군 혼자 결국 다른 친구가 땜빵으로 붙어서 같이 했는데
땜빵으로 붙은 친구 왈 완전 하나도 모르고 답답해서 죽는지 알았다고 하더군요 경력으로 들어왔다길래 잘할 줄 알았는데 1~2달 다닌 어린애들보다 못한다고
하다하다 못해서 그냥 내가 할 테니 잡일이나 해달라고 땜빵 봐준 애가 메인을 맡고 B군은 잡일이나 하다가 퇴근한 날이였다고 하는군요
저야 B라는 친구는 A만 쫄래쫄래 따라다녀서 저랑은 같은 설비에서 콤비를 맞출 일도 없고 별로 없어서 상관없는지라 그런가보다 하고 걍 넘어갔습니다.
지금 제가 고민하고 있는 일은 저번주 금요일날 그러니까 4월 8일날 일어난 일이였습니다.
최근에 일이 많이 빠지긴 했거든요 바쁘다면 모를까 일이 많이 빠지면 잔업이랑 특근 인원부터 조절이 들어갑니다.
이건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지요
주말특근은 저희 셋 중에 하나만 나오면 되는 상황이였고 오늘 잔업은 한 명만 남으면 되는 상황이였습니다.
지켜보니까 걔네 둘이서 근무 뛸거야 라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둘 다 절레절레하는 분위기
주말근무 뛰건 안뛰건 이번주는는 일정상 그리 상관이 없었기에 "그럼 내가 뛰지 뭐"하고 근무 잡으러 온 동료에게 그럼 내가 주말근무 뛰겠다. 대신 잔업 안뛰고 오늘은 일찍 들어가겠다. 라고 의향을 전하고 흔쾌히 승낙 받았습니다.
나머지는 서서히 업무 마감하고 마무리 준비하면 되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좀 더 흐르고 마감준비 할 시간대쯤에 아까 근무 잡은 동료가 오더군요
쟤네 둘 다(A군,B군)집에 다 가겠다고 막무가내인데 이야기 좀 해보라고
말하는 거 들어보니까 A군인지 B군이 말했는지 이건 정확하지 않지만 주말근무를 즉 돈버는 날을 양보를 해줬는데 자기들이 잔업 빼면 안되냐는 거였습니다.
즉 제가 가면 자기들 둘 중 하나는 남아야 하니까요
좀 기가 막혔습니다. 자기들끼리 안뛴다고 사바사바를 해놓고 의견교환은 한 마디도 한 게 없는데 양보는 무슨 얼어죽을 양보를 했다고 나대는지??
자기들 편한대로 해석하고 판단하는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표리부동한 성격의 조선족이라지만...그리고 위에서도 적었듯이 한 놈이 가면 나도간다 라는 저들의 특성이야 알았지만 짜증이 나더군요
근무 잡아야 하는 애는 곤란해하고 있고
근데 바로 앞쪽에서 B군이 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아니 쳐다봤다는 표현은 좀 아니겠군요 더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X깔 뒤집어까고 험악하게 노려본다는 표현이 적합할 거 같았습니다.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저 친구가 나를 위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솔직하게 말해 불쾌감이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라갔습니다.
아 그냥 퇴사서 쓸 각오하고 한 판 벌려?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제가 뭐 분노조절장애 있는 사람도 아니고 싸우는 걸 좋아하는 성격도 아닙니다.
그 자리는 어떻게든 파해졌고 전 그냥 근무 잡는 애한테 한 마디 툭 던졌습니다.
"그냥 저 재수없는 짱개 새끼들 둘 그냥 가라고 해 지들 꼴린대로 함 하라고 그래" 라고요
결국 그 조선족 친구 둘은 잔업시간 땡하자마자 퇴근을 하더군요 아주 책임감 훌륭하게도 자기들 일은 다 마무리 짓지도 않은 상태로
왜 그 둘의 특히 B의 뒤통수를 보며 2002월드컵의 영웅 중 한 사람인 이을용 선수의 을용타가 생각이 나던지요 참 ㅋㅋ
그냥 사정이 있다고 바꿔달라고 말했다면 못 바꿔줄 사정도 아닙니다. 불쾌할 일도 없고 다음에 반대로 제가 가야 하는 일이 생기면 양보 받기도 수월할테고 남아서 일하면 돈을 버는 거니까 심히 불쾌할 정도는 아니였죠
저번 야간업무를 봤을 때에도 피곤해서 일찍 들어가려고 했었는데 지들끼리 한 잔 짠할 약속을 잡았다고 양보해달라고 해서 졸린 눈 비비고 그냥 제가 남았던 적도 있고요
근데 그냥 넘기기에는 불쾌감이 너무 크더군요
그 날 선임반장님께서 일찍 들어가시는 바람에 말을 못했는데 지금도 저는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습니다.
지금 선택지를 그래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그 날의 불쾌감은 지워지질 않네요
1. 통화나 카톡으로 지금 당장 선임반장에게 전화해서 그 날의 일을 다 말한다./월요일 출근 후에 다 말한다.
2. 넘어가주는 것처럼 보이되 구밀복검(口蜜腹劍)이라는 저 친구들 본토에서 온 사자성어처럼 속에다 칼을 품고 기회를 볼지
짱공유에 저보다 인생의 선배님과 후배님께 인생의 조언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어떠한 방향의 선택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