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사회부 박종관 기자]
서울 잠실 일대 몇몇 아파트 단지들이 음식이나 신문 등 배달 업체로부터 승강기 전기요금 명목으로 수만 원씩의 '통행료' 를 받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아파트 단지 측은 "실제로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요금을 부과하는 건 당연하다"는 주장이지만, 배달업체 관계자들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서울 잠실의 A아파트 단지는 배달업체에게 아파트 공동 현관 출입을 위한 출입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출입카드를 발급받을 때 보증금으로 20만 원을 내고, 매달 현관 출입문과 승강기의 전기요금 명목으로 5만 원씩을 추가로 내야 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들 학습지 등을 배달하는 최모(45·여) 씨는 "내가 사용하는 전기요금을 내라고 하니까 틀린 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겨우 한 달에 네 번 오는 건데 타지도 않는 승강기까지 포함해서 5만원 씩을 내라고 하는 건 금액 자체가 가당치도 않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근의 B아파트 단지와 C아파트 단지도 사정은 비슷하다. 월 사용료를 내지는 않지만 30만 원 안팎의 출입카드 보증금을 내고 사전 등록을 해야 배달이 가능하다.
아파트 주민들의 주문을 받고 음식과 신문 등을 배달하는 인근 배달업체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지만 아파트 관리 사무소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아파트 생활지원센터 관계자는 "출입카드를 발급하고 관리하는 비용과 승강기 전기요금을 포함하면 5만 원 정도는 나온다"며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정한 자체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치킨 배달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모(41) 씨는 "다른 일로 아파트 단지에 가는 것도 아니고 주민들이 주문을 했기 때문에 들어가는 것"이라며, "음식 주문 자체를 막는 것도 아니고 배달을 해야 되는 입장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전기요금을 내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