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보았던 노 전대통령님.

owenfan 작성일 09.05.30 01: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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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보았던 노 전대통령님. [펌]

 

 

군생활이라 이야기 하지만

다른분들 처럼 오랜 시간이 지난 군생활이 아닌

2005년 12월 3일부터 시작된 전라북도 고창.정읍에서 있었던

폭설에 관한 이야기를 할려고 합니다.

 

저는 그곳 인근부대에서 군생활하고 이제 막 병장을 달았지요.

기분이 좋을만도 할때이고 작년에 비한다면 계급이 올른터라 눈치우는데

이제는 눈치보면서 치우지 않아도 좋겠다 하는생각에..

 

첫날 눈이 내리는데 후방이고 뭐가 어렵겠냐 싶어서 오는눈 살살 치우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만...

한번 시작된 눈은 정말 미치도록 내려오더군요.

2주정도 아침 7시부터 시작해서 12시간 이상씩 했던 재설작업과 무너진 하우스 복구작업은

아무리 힘내고 하려해도 정말 지칠데로 지쳐갔습니다.

더더욱이 힘들었던것은 동상.동창이 걸리는 군인 장병이 한둘이 아니고

심지어 눈치우던 공무원이 깔려서 사망하는 사고에.스카이라이프 달려고 지붕에 올라갔던

타 부대 병사가 눈에 미끄러져 추락사 한 사고까지 터지면서..

급기야 본부대 PX랑 창고가 무너지면서 병사가 기어나오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갔을때 멀쩡했다가 오는데 나무가 눈 무게를 못버텨 부러져 도로 막아버린 상황도 나오곤 했죠.

 

전방처럼 병사가 많은게 아니구요.후방에 근무한 사람들은 아시겠지만.

기껏해야 내무실에 16명이면 쓰래기통에 붙어서 칼잠을 자야할 형편입니다.

간편중대라 하여서 전시가 되면 지역 예비군들이랑 한 부대가 되어서 싸우로 가는 부대가

후방부대입니다...

 

이런 부대가 7주가 넘어가는 재설작업과 비닐하우스 그당시 3000동을 알고있습니다.

저희 부대가 100여명으로 600동을 치웠습니다.100여명은 전 부대원입니다;;

 

1~2주정도 되었던가요..잘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만.

대통령님 오시닌까 준비하라는 말이 나돌더군요..

군생활 하시는 분들은 아시죠?

윗 대가리 오면 청소하다가 하루 날리는거...정말 청소란 청소는 다하고 군복도 갈아입고 대기할

정도입니다...

 

병장쯤 된 제가 그걸 모를리 없고요...안그래도 별달았다는 윗사람들 어디갔다드라..어디왔다드라

난리고.온다고 하면 일개 병사들은 숨으라고 지시할정도입니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님 오시는 날에..중대장님이 말하시더군요..

그냥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그냥 하던데로 하면 된다고.

워낙 중대장님이랑 친하게 지내서.."오늘은 작업해도 신경쓰고 해야되는거 아닙니까?..애들도

너무 지저분한 작업복 같은건 갈아입고 나가면 안되는거 아닙닌까?"라고 말했더니

위에서 별지시없이 그냥 작업만 하면 된다고 했다 하더군요.

 

그리고 정말 힘겹게 작업하는데 정말로 오셨습니다..

그냥 평화롭더군요..

대통령이 오면 저희는 뭔가를 해야 할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폭설로 인해 무너진 농민의 마음을 아는걸까요?

격식도 필요없고 아무것도 필요없이 일에만 신경쓰게 하더군요.

처음엔 방문하신줄도 몰랐습니다.

그냥 저 멀리에서 별들이 뒤따르고 양복차림에 옷들이 뒤따르면 악수를 하면서 오더군요.

저는 그냥 바라볼뿐입니다...

 

인삼농사 한다고 12억 썼던사람이 폭설로 쫄딱 망한 한해였습니다...

그분들이 얼마나 힘들까요..그것을 아셨는지 작업에 방해될까 방문한줄도 모르게 악수를 청하고 가셨습니다..거만하고 오만해서 별말없이 갔을까요...?

아닙니다...

그리고 밤이 찾아오자 장병들에게 치킨4000마리와 단팥빵이 수천개가 지급되더군요.

단팥빵 봉지에는 "대통령 하사품"이란 딱지가 붙고 아래쪽에 "대통령 노무현" 이란 글귀가 씌여있는

딱지입니다..아직도 군생활에 남는 추억에 하나라고.

부모님 사진과 함께 지갑에 잘 간직하는 그냥 그런 스티커 딱지입니다만...

이젠 역사를 말할..인간 노무현을 기억하게 해줄 하나의 증표로 남았습니다.

 

가슴아픈 서민들을 위해 그에게 갖추어야할 군인으로서의 예식과 격식을 보여드릴 시간조차

아까웠고.고생하는 장병들을 위해 먼길까지 방문해주셨던 아버같은 분입니다.

게으르고 게을러서 여자친구가 꼭 분향소 가자고 화를 내서..

이 못난놈은 늦게 나마 찾아가서 국화꽃 한송이를 드리고..절을 하였습니다.

나라도 슬픈지 비가 몹시 내리더군요...5월에 광주는 올해도 슬프군요.

 

제 인생에 잠시나마 가까이 다가와주신 당신을 죽어도 잊지 못할것입니다.

 

많을 글중에 수해.폭설로 피해가 있던 현장에 방문하신

대통령님 글은 없길래 제 느낀바를 올려봅니다.

두서 없이 쓴글.너무 나무라진 말아 주십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티비보며 오늘 엄청 울었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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