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다리가 위험하다'

행동반경1m 작성일 09.11.25 09: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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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톤급 유람선 운항 한강운하-서해 연결로 안전에 '빨간불'


 


[CBS사회부 조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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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추진하는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핵심은 '한강 운하'에 있다. 한강에 운하를 조성해 5천톤급 유람선을 띄워 서해

 

까지 연결한다는 계획이지만 전문가들은 운하 사업이 기존 한강 다리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 7개 다리 교각 좁아 공사 불가피



시에서는 '서해 연결 주운 기반 조성'이라는 이름으로 한강과 서해를 잇는 뱃길을 회복하는 한강 운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강에 5천톤급 유람선을 띄우고, 용산과 여의도에 국제 터미널을 만들어 서울을 항구도시로 거듭나게 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유람선의 17배에 달하는 거대한 배가 한강을 떠다니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한강 다리 아래를 지나야 한다.



그런데 일부 다리는 교각의 폭이 좁아 5천톤급 유람선은 지나다닐 수 없기 때문에 교각을 제거해야 하지만 이럴 경우 다리 전

 

체의 안전성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서울시에서는 다리 아래에서 폭 20m의 대형 선박이 다니기 위한 최소 공간으로 50m를 정했다.



그런데 한강 다리 25개 가운데 교각 사이의 폭이 50m 이하인 경우는 천호대교, 잠실철교, 잠실대교, 영동대교, 반포대교, 양

 

화대교, 행주대교 등 7개에 달한다.



시에서는 지난 10월부터 1차 사업 구간인 김포-용산에서 기준치에 미치지 못한 양화대교와 행주대교의 간격을 조정하거나 철

 

거하는 사업을 시작했지만 나머지 다리에 대해서는 계획을 잡지 않은 상태이다.



관동대 박창근 토목공학과 교수는 "교각을 한개라도 철거하게 되면 다리의 전체 균형이 무너져 안전성이 떨어진다"며 "사전

 

설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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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리밑 좁은 공간에서 아슬아슬한 주행



교각 사이에 배가 지나다니는 폭이 지나치게 좁게 설정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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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대형 선박이 다니기 위해서 교각 사이 길이가 선박폭(20m)의 3배, 즉 60m는 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서울

 

시에서는 국제상설항해협회(PIANC)의 기준을 들어 폭을 선박의 2.5배인 50m로 정했다.



시에서 기준을 2.5배로 결정하면서 폭이 54m와 55m인 서강대교와 마포대교는 가까스로 기준을 통과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

 

고 있다.



한강 중간에 100-120m 폭의 뱃길이 조성되지만 교각 아래에서만 50m로 길이 좁아져서 아슬아슬하게 다리를 지나게 된다.

 



서울환경연합 신재은 활동가는 "기준을 2.5배로 제시했기 때문에 3배였다면 통과하지 못했을 서강대교와 마포대교가 가까스

 

로 기준치를 넘겼다"고 설명했다.



미국토목학회(ASCE)에서는 애초에 안정성을 우려해 뱃길 안에는 교각이 없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강바람이나 조류, 기상 영향으로 선박이 궤도를 이탈했을때는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재은 활동가는 "경부운하의 모델로 제시됐던 독일의 MD운하(사진참고)도 뱃길에 교각이 없는 안전한 형태인데 서울시에서

 

는 좁은 교각 사이를 통과하는 모델을 내놓고 있어 시민 안전은 뒷전"이라고 지적했다.

 



◈ 기둥을 둘러싼 표토층 앝아져 위험성 경고



수심을 깊게 하기 위해 강 바닥을 파내야 하는 것도 한강 다리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소다.



현재 한강의 평균 수심은 2.5m 정도인데 시에서는 대형 선박을 띄우기 위해 6.5m 깊이로 준설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준설 과정에서 교각의 기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강바닥을 지금보다 2,3m 더 파내야

 

하는데, 이때 지지대를 덮고 있는 표토층이 얕아지게 돼 교각의 기초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창근 교수는 "교각 주변의 표토층이 얕아진 상태에서 다리 사이로 대형 선박이 수시로 지나다닌다면 지금보다 안정성이 약

 

해지는 것은 명백하다"며 "한강 다리는 서울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교각의 안전을 최우선해야 한다"고 충고했

 

다.

 

 

 


aor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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