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꽃뱀'에 홀린 독신자 카페

행동반경1m 작성일 09.12.29 10: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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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외톨이 40대 여성

 


블로그에 모델 사진 올려… 회원들 투자 유혹 8억 '꿀꺽'

 



 

지난 2월 초, 당시 국내 유명 증권사 간부였던 김모(37)씨는 회사 동료로부터 한 40대 여성을 소개받았다.

 

동료는 안모(40)씨를 인터넷 독신자 카페를 통해 알게 됐다고 했다. 김씨는 그날 밤 안씨의 전화를 받았다.

 

차분한 목소리였다. "저녁 드셨느냐"며 이야기를 시작한 안씨가 슬며시 자신의 이력을 과시했다.



"MIT(매사추세츠공대) 졸업하고,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나왔어요. 지금은 골드만삭스에서 금융 변호사로 일하고

 

있어요. 연봉은 한 300억…."



"허풍이 심한 것 같아 처음엔 연락을 피했다"던 김씨는 점점 호기심이 생겼다. 김씨가 확인할 수 없는 '고급 정보'를

 

 안씨가 들려줬기 때문이다.

 

 "지금 무디스(신용평가사) 고위 관계자들이 들어와 이명박 대통령과 모종의 거래를 하고 있어요…."



안씨는 "삼촌이 참여정부 때 총리를 지내셨다"며 "지금도 청와대에서 대통령 내외와 종종 식사를 함께 한다"고 자랑했

 

다. 그러면서 "유망한 주식이 있는데 투자해 보겠느냐"고 했다. 김씨는 망설였다.

 

안씨의 얼굴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안씨의 인터넷 블로그에 접속했다.

 

늘씬한 젊은 여성이 빨간 재킷을 입고 승마하는 사진, 검은색 가죽점퍼 차림으로 고풍스러운 의자에 앉아

 

웃는 사진 등이 블로그를 장식하고 있었다. 게시판에는 일상적인 글은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속의 주식시장

 

동향을 분석한 전문적인 글도 올라와 있었다.



김씨는 "안씨가 자신에게 투자하고 있다는 사람들과의 만남도 주선했다"며 "직접 만나보니 생명보험사 지점장,

 

경찰, 초등학교 교사 등 모두 믿을 만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지난 4월 4일, 김씨는 안씨의 계좌로 700만원을 입금했다. 일주일 뒤 안씨가 수익금이라며 100만원을 건넸다.

 

김씨는 이후 10차례에 걸쳐 모두 1억3000여만원을 추가로 입금했다. 투자 2개월 만에 2000만원의 손실이 났다.

 

김씨가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하자 안씨는 "최소 8배로 불려주겠다" "손실금을 보전하겠다"며 차일피일 미뤘다.



가을 무렵부터 안씨와의 연락이 두절됐다. 지난달 21일 김씨는 안씨의 주선으로 만났던 다른 투자자 11명을 만났다.

 

이들은 모두 비슷한 방식으로 적게는 1000만원부터 많게는 1억4000만원까지 모두 8억2000여만원을 안씨에게 떼였

 

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피해자 신모(36·회사원)씨는 "안씨에게 투자한다는 사람들을 보고 안심하고 돈을 맡겼는데,

 

알고 보니 모두가 그런 식으로 속았다"고 했다.



지난 21일 오전 10시, 안씨의 소재를 파악한 경찰이 서울 강남구에 있는 4층짜리 상가 건물 3층의 월세방(36㎡·11평)

 

을 급습했다. 방에는 담배꽁초와 과자 봉지, 먹다 남은 치킨 조각이 뒹굴고 있었다.

 

악취가 진동했다. 이불을 뒤집어쓴 안씨는 컴퓨터 모니터로 주식 시세표를 보고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안씨는 모 대학을 중퇴한 후 변변한 직업 없이 방에서 혼자 생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내세운 이력은 모두 거짓이었고, 블로그 사진의 주인공은 인터넷 쇼핑몰 광고 모델이었다.

 

블로그에 올린 글은 증권투자 기본서를 베낀 것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8일 사기 혐의로 안씨를 구속했다.

 

 

 

 

 

국내 유명 증권사 간부가 증권투자 기본서를 베낀 블로그 글을 못알아 보다니 ....

 

 

씁쓸하구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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