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ㆍ각종 여론조사 ‘국민 과반 반대’ 불구 강행 의지
ㆍ연내 공정 60% 예정… 야·시민사회 제동력 미약
국가재정법 위반부터 국회법 위반까지 각종 편·불법 시비에다 환경파괴 논란까지 일었지만 4대강 사업은
새해 예산 날치기로 본궤도에 올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전이 국민 과반이 반대하지만, 정부는 올해 안에
공정 60%까지 마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야당과 시민사회의 제동력은 미약해 ‘브레이크 풀린’ 4대강 사업은 강행 일로에 서 있다.
◇ 불법 시비 속에 터진 물꼬 = 사업 초기부터 야당과 시민사회는 불법 및 환경파괴를 우려했다.
예비타당성 조사와 문화재 조사를 벌이지 않고 졸속 심의·의결함에 따라 국가재정법 등을 위반을 했다는 게
대표적이다.
수량을 유지하기 위해 보를 설치하면 물 흐름이 나빠져 수질이 오염되고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는 지적도
계속 제기됐다. 그러나 정부는 사업 예산이 확정되기 전인 지난해 11월 전국 16곳에서 보 건설에 들어갔다.
2012년까지 예산 22조원이 투입되는 4대강 사업에 올 예산으로 모두 8조여원이 배정됐다.
당초 정부는 부처 예산 5조2852억원과 수자원공사 3조2000억원 등 모두 8조50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었다.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일부 예산이 깎였지만, 보의 숫자와 높이, 준설량 등 핵심 예산은 고스란히 남았다.
이마저 예산부수법안을 먼저 개정한 뒤 예산을 처리토록 한 국회법을 어긴 새해 예산안에 끼워넣기식으로 처리됐다.
민심은 ‘5 대 3’ 비율로 사업 반대에 기울어 있다. KBS가 지난해 12월29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에서 4대강 사업 반대가 52.8%로, 찬성(38.4%)보다 많았다. SBS·TNS 신년 여론조사에서도 4대강 사업
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55.2%였고, ‘차질없이 추진’하자는 의견은 38.4%에 그쳤다.
조선일보·갤럽 신년 여론조사도 반대 54.0%, 찬성 37.9%로 나타났다.
◇ 브레이크 없는 속도전 = 정부와 여당 입장은 공고하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3일 부산을 방문, “4대강 사업을
무조건 반대하고 이상하게 보는 경우가 있는데 잘못된 것”이라며 “4대강 사업을 올해부터 시작해 내후년까지 진척하
면서 직접 보면 필요성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 정종환 장관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4대강 살리기와 경인 아라뱃길 사업은 올해 역량을 집중해 60%가량 공정을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거로 되돌릴 수 없게 하겠다는 속도전의 천명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4대강 저지를 외치고 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지난 1일 단배식에서 “수가 부족해서 예산안,
대운하 예산을 막지 못했다”며 “전투에는 졌지만 전쟁에는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도 “지난해에는 4대강 사업 강행, 부자감세, 복지예산 삭감 등 서민에게 고통이 가중됐지만
2010년은 과거를 극복하는 한 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저지할 실질적 힘과 수단의 부족이다. 지난해에는 야당이 예산안을 고리 삼아 4대강 사업의 ‘삭감’과 ‘폐지’를
주장할 수 있었으나, 예산 확정으로 4대강 사업은 이미 길이 났다.
지방선거에서 야당과 시민사회는 4대강 사업을 의제로 삼을 방침이지만, 파괴력은 미지수다. “모든 사람의 걱정거리
는 누구의 걱정거리도 아니다. 4대강 사업이 그것”(민주당 핵심 관계자)이라는 우려다.
생태와 생명, 미래라는 가치가 땅값과 일자리, 지역개발이라는 당장의 이익 앞에서 고개를 숙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결국 야당이 지방선거에서 이긴 뒤 해당 지자체가 관련 사업을 포기하고, 청와대를 포함한 여권이 동의할 때에나
‘대운하 의심 사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현실화가 쉽지는 않은 그림이다.
4대강 살리기라뇨....
언젠 4대강이 죽었습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