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재미삼아 좀 소설처럼 써봤습니다.
-김재규
1979년 10월 26일 밤 청와대 중앙정보부장의 집무실...
"말씀하진 사안은 30분안에 정리됩니다."
휴게실 구석 쇼파에 깊이 몸을 파묻힌 말쑥한 정장의 남자가 연신 담배를 태우고 있는 남자에게 비서로 보이는 사람이 말한다. 쇼파에 몸을 묻은 그 남자는 들은채 만채 하며 위스키 한잔을 채워 입에 털어놓고 태우던 담배를 깊이 빨아본 후 몸을 일으킨다.
"그럼 30분 뒤에 보지"
집무실을 벗어나 청와대 안가의 긴 복도를 지나면서 남자는 자신의 옷매무새를 다잡는다. 정돈된 머리를 다시 한번 쓸어넘기고 헛기침을 두어번 하며 괜시리 눈에도 힘을 줘본다. 복도를 지나칠수록 간드러진 여가수의 노래소리가 귀에 가까워 진다.이윽고 연회장 앞, 남자는 자신의 자켓위로 손을 얹어 품속의 물건을 확인한 후 연회실 문을 열고 조심히 들어간다.
"아~~ 김부장 어딜 갖다 이렇게 늦나. 어서 와서 나 미즈와리 하나더 타주게나."
"늦어서 죄송합니다. 잠시 속이 거북했나 봅니다."
"거 큰일하는 남자가 술 몇잔에 속이 거북하다니 허허허 "
연회실 문을 열고 들어간 사람은 바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였다. 김재규는 박정희 대통령 맞은 편에 앉아 시바스리갈로 미즈와리를 말고 있다. 그의 옆으로는 대통령 경호실장 차지철이 있고 테이블 맞은편으로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신재순과 가수 심수봉 그리고 두 여자의 가운데 대통령 박정희가 앉아 있었다.
차지철은 연신 삽교천 방조제 완공식을 이야기 하며 박정희대통령의 기분을 맞추어 주고 있었고, 박정희대통령 또한 심수봉의 간드러진 엔카를 들으며 지긋이 눈을 감고 있었다. 조금 전에 부마항쟁과 YH사건을 이야기 할때와 다르게 분위기는 아주 흥겨워져 갔다. 박정희가 잠시 눈을 뜨더니 말을 꺼낸다.
"그럼... 김영삼이는 구속시켜"
차지철이 웃으며 박정희 대통령의 잔에 술을 채우려 몸을 킨다
"예 각하. 그렇게 정리하겠습니다"
김재규가 들고 있던 술잔을 내려 놓더니 자켓품 안에서 권총을 꺼낸다
"이 개X끼들아!!!!"
첫탄은 피하려는 차지철의 오른손을 날리고 두번째 탄은 박정희대통령의 복부를 관통한다. 그리고 총구를 들어올려 박정희 이마에 대고 방아쇠를 당긴다
"-틱-"
"이런 시....ㅂ...."
두번째 탄 발사후 권총을 격발불량이 되고 차지철은 급히 도망은 간다.
같은시각 연회장에서 들린 총성과 동시에 밖에서 대기하던 김재규의 비서진들이 권총을 뽑아들고 연회장으로 달려간다. 이윽고 청와대 경호진과 산발적인 전투가 벌어진다.
다시 연회장. 밖에서도 이제 총성이 들린다. 연회장을 나온 김재규는 급히 달려온 경호원을 제압하고 그의 권총을 탈취한다. 김재규는 권총의 잔탄을 확인하고 복도의 핏자국을 따라간다. 소매에 있는 피를 털어내며 연신 알수없는 말을 지껄인다.
굳게 닫긴 화장실 앞 그곳에 피자국이 끊겨 있다. 이곳이다 차지철이 도망간 곳이다. 김재규는 문을 열고 들어오는 김재규를 발견한 차지철이 휴지통과 휴지를 던지며 반항을 하지만 김재규의 손가락은 방아쇠를 당기고 차지철은 복부를 관통당하고 그자리에서 사망한다.
김재규는 얼빠진 표정으로 차지철을 한참이나 물끄러미 바라보다. 화장실을 나선다. 다시 연회장으로 돌아왔을땐 신재순 만이 끊어지는 박정희대통령의 마지막을 지키고 있었다. 신재순은 울먹이며 연신 괜찮으시냐고 묻고 있었고. 이윽고 김재규가 다시 돌아오자 마지막 말을 남기고 숨은 거둔다.
"...괜찮다..."
김재규는 알수없는 말을 남기고 박정희이 얼굴에 턱에 자신의 마지막 총알을 남기고. 미리 불러 들였던 정승화 육군참모총장과 함께 중앙정보부가 있는 남산으로 향한다.
-전두환
대구공고를 졸업하고 전두환은 육사에 입학한다. 그리고 육사에서 이순자를 만나 결혼한다. 이순자는 육사 교장의 딸이였다. 이순자와 결혼을 하고 그는 67년에 중령으로 진급하고 3년만에 다시 대령으로 진급하여 월남으로 파병되고 여기서 월남전의 전설이 된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쓰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설같은 공으로 1년만에 71년 별을 달게 된다.
76년 경호실 차관보로 청와대에 입성한다.이후 청와대의 입김과 박정희의 총애를 받아 79년 보안사령관의 자리에 앉게 된다
-다시 80년 10월 밤의 청와대로
"와 이거 도대체가 어떻게 된거야? 이런 망할 빨갱이새끼들. 도대체 누구인거야!! 이와 김부장 뭐라 말좀해봐!!"
"...."
정승화는 김재규가 박정희를 쏜것을 모르고 있었다. 그저 김재규가 그날 밤 청와대에서 보자고 했으니 왔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줄은 꿈도 못꿨으니 말이다. 자기를 초대한 김재규는 얼빠진 채 넋이 나가 있고 말도 못할 일은 벌어져 있으니 당황스러울 뿐이였다. 정승화는 운전기사에게 말한다
"그러면은... 차 돌려라 육본으로 가자"
여전히 김재규는 창밖만 주시하고 있었고 정승화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고 있었다.
육본으로 가자..... 육본으로 가자....
결국 김재규와 정승화는 육본으로 갔고 그곳에는 전두환이 있었다....
역사에 만약이란 없지만 그 당시 김재규가 정신을 차리고 중정으로 갔다면 (당시 현장을 알고 있는 이는 김재규와 신재순 심수봉 뿐이였다.) 중정에서 대비책을 준비해서 최규하를 허수아비로 세워 민주주의를 피울 수 있었다. 김재규는 유신의 최측근이면서 동시에 박정희의 야당이었다. 부마항쟁 현장을 시찰가서 사태의 심각성을 박정희에게 경고하기도 하였고. 장준하선생 및 김대중의 가족들을 정기적으로 찾아가 생활비를 챙겨주고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삼당하여 주기도 하였다.
이러한 그가 육본으로 향했고 사태가 정리되려는 분위기가 보이자 전두화은 자신의 무리인 하나회를 이끌고 정승화를 체포하기 이를 위해 총리와 대통령까지 실질적인 가택연금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러한 도중에는 실제로 장성급 군인들끼리 서로 총격전을 벌였고 수경사(지금의 수방사)에서는 탱크까지 준비한다(그 유명한 짤방 "반란군 새끼들 내가 탱크로 싹 쓸어버리갔어!!"의 주인공 부대)
하지만 결국 전두환은 12.12 까지 밀어붙여 결국 자기의 군부를 완성시킨다.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다른 곳에 초고를 쓰고 옮길까 하다가 그냥 썼는데;;; 역시나 두서없이 날림으로 써버렸네요
요지는 이렇습니다. 김재규가 박정희 암살 후의 계획은 없었습니다. 미국의 음모와도 같은 많은 음모론들이 있지만 실제로 그 준비도 허술했고 그후 대처도 많이 허술했습니다. 평소 박정희의 최측근이였으나 독재에 회의를 느낀 행동이라는 설을 저도 얘기하는 편입니다. 그렇기에 박정희 때 그렇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설치던 전두환이 바로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놔둔 꼴이 된겁니다. 정승화는 언제든지 전두환을 보내버리고 싶어 했는데 자신이 전두화의 손에 팽이 되어 버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