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에 대한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면서 여러개를 써왔습니다만
한 개 더 씁니다.
글이 길면 잘 안읽게 되는 걸 알지만,
짧게 쓸 수가 없네요...ㅠㅠ
제목을 뭐라 정하기 힘드네여..
주저리주저리 쓴 글입니다.
사회문제에는 역사적 맥락이 있고 배경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사회문제를 당연히 문제라고 여기는 것이 아닙니다.
공기와 같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어떤 집단이 이건 사회문제라고 주장하고
많은 사람들이 수긍해야 사회문제로 여기게 됩니다.
지금은 인식이 발달하고
인권개념이 많이 보편화되어서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이지
노예제도, 인종차별, 자살, 비행청소년, 범죄, 빈곤 등등.
모두 처음부터 이건 사회적으로 문제이고 해결해야한다고 생각한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 어느 집단이 문제를 제기해서 사회문제로 사람들이
여기게 된 것입니다.
일베가 말하는 삼일한.
여자, 아내는 3일에 한번 때려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아내를 때리면 안된다는 인식이
우리나라에서 대체 언제부터 인식되었나요?
많이 옅어졌지만 사실 저는 명절에 시골에 가면
사람이 많을 경우엔
아직도 남자여자 겸상하지 않습니다.
상을 두개 놓으면 자연스레
한쪽은 남자, 한쪽은 여자가 앉습니다.
어른들 인식이 그럽니다.
아내는 원래 집안일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여자가 밖에서 일하는 게 자연스러워진 것이
언제부터였다고 생각하시나요?
생각보다 얼마 안되었습니다.
집에는 여자가 있어야 한다.
imf 아주 전후로 태어난 사람은 잘못들었을 지 모릅니다만
예전엔 아내가 일하러 나가는 걸 못마땅하게 여기는 어른들이
자주 하시던 말씀이고, 또 그런 인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사회생활은 남자나 하는 거라는 거죠.
여자는 일을 하더라도 결혼 후에는 주부가 되는 게 자연스러웠죠.
그런데 경제가 안좋아지니까
남자 한명이 가족을 부양하지 못하게 되고
여성이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지요.
그런데 여자는 집안일이나 하던 사람인데
일을 해봤자 경리나 마트, 단순노동, 돌봄노동, 음식점
같은 곳에서 주로 받아줬지요.
여성들의 일자리는 제한적입니다.
그런 일자리는 임금도 낮아요.
좋은 직장을 얻어도 직무가 제한적입니다.
승진도 잘 안됩니다.
그리고 직장 문화가 남성중심적이고
이를 당연히 여깁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야근이 잦은 어떤 기업의 연구직이라 해봅시다.
경우에 따라 여자들은 야근을 잘 안하려고 하고
그래서 금방 관둔다고
여자를 애초에 잘 안뽑습니다.
이 예시가 특이한 케이스라고 생각하시나요?
일반적으로 있을 수 있다고 여기실 겁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여기서 여자가 잘못인가요?
직장 문화, 노동 환경의 문제입니다.
일과 생활을 양립할 수가 없지요.
무도에서 윤태호 작가가 지적한 것처럼
일상이 무너지고 가정이 무너지는 체계입니다.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
이 말은 야근이 적고 육아휴직 같은 게 잘되는 기업이라는 소리인데
이건 좋은 기업이기 이전에 사실 당연한 겁니다.
남자에게도 물론 좋구요.
하지만 이게 안되니까 여성들의 취업 장벽이 생기는 거고요.
그러면 어떻게 됩니까.
아내가 좋은 전문직이 아닌 이상
맞벌이라면 둘 중에 하나 이상의 문제를 겪습니다.
1.아내와 시간을 보내기 매우 어렵다.
2.아내가 당연히 집안일을 잘 못한다.
(집안일을 나눠해야한다는 생각은 많이 퍼졌지만
한국 남자로서 불편하거나 안좋다고 여겨지는 면이 없을 수 없죠)
3.여성이 힘든 회사일과 가사일을 병행하느랴 매우 힘들다.
4.아내의 급여가 적어서 남편이 개처럼 일해야 한다.
5.아내가 회사일을 열심히 하지만
회사 내의 부정적 시선 때문에 힘들어 한다.
이런 게 여성차별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여성차별을 없에는 것은 사실
남성위주의 노동문화가 사라지고
노동환경이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남자들은 여자들 편을 들어줘야 해요.
아니 사실 이해관게가 같습니다.
여성단체가 이런 활동들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남성들의 여성차별의식은 별로 나아진 게 없지요.
이슈도 별로 안됐습니다.
여성부의 잘못된 정책만이 이슈가 될 뿐이죠.
그러던 와중에 여성차별은 일부에서
혐오수준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특히 성적으로 여성을 비하하고
존중하지 않는 측면이 굉장히 강해졌죠.
그렇게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이 일반화되고 퍼지게 됩니다.
그에 빡친 여성들의 일부는
메갈, 포마드를 만들었습니다.
여성주의에서 주장하는 것들은
대부분 구체적인 정책으로 만들기에 애매합니다.
사실은 취업에서 여성을 차별하면 안된다는
인식과 관습을 깨는 것이 목표일 수 밖에 없습니다.
주 40시간 근무를 철저하게 지켜라.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하자.
이런 주장이 가능한 것과는 다르지요.
그냥 이대로는 너무 선언적이니
구체적인 정책을 내야 하는데
그 정도라는 게 애매합니다.
그래서 남성들은 이에 보통 반발하고 비판하지요.
여성부를 까면서.(여성부가 무조건 잘한다는 건 아닙니다)
메갈과 포마드의 언어가 맞는 말을 해도 불편하고
굉장히 혐오적인 표현도 있는 걸로 압니다.
그런 걸 까는 건 까고 싸우는 건 좋습니다만
메갈이 마음에 안들고
메갈과 싸우기 위해서
여성차별이 있다는 사실마저 부정하지는 말아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중요 결론1 !!! )
또한 여성이 경제활동이 자연스러워진 것처럼
남성의 남성다움 또한 균열이 가고 있습니다.
경제가 어려운 헬조선에서
남성다움은 남자에게 억압으로 작용합니다.
여자가 야근을 싫어한다고.남자를 뽑아서 야근을 시킵니까?
결혼해서 가정을 책임져야 해서
책임감으로 야근을 버티는 것이 사실입니다.
왜 남자는 그래야 합니까!
근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결론이 야근하기 싫어하는 여성들이 문제다!
가 아니었음 좋겠습니다.
사회구조를 여성주의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은
전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이로운 것입니다.
(중요 결론2 !!!)
마지막으로
언급했던 것처럼
이런 여성차별은 법이나 제도라기보다는
인식과 관념, 관습입니다.
인식, 관념, 관습을 법과 제도로 고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여성차별적인 인식.
여성을 성적대상으로(만) 생각하는 인식.
그러한 인식이 깨져야 합니다.
인식이 중요하다보니
연구 결과 중엔 이런 것도 있습니다.
ceo에게 딸이 있으면 기업 문화랄까
여성차별적인 관념이 덜하다는 겁니다.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가장 1차적인 적은
일베나 그에 준하는 쓰레기같은 생각들입니다.
메갈에 동조하기까지는 아니어도
의식적으로 그런 것이 잘못되었고
경계해야 한다.
그런 생각이 많이 퍼졌으면 합니다.
(중요 결론3 !!)
여성 혹은 메갈의 행동은
모두 이해할만하며 정당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제 주장을 그것과 동일하게 여겨주시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엽게를 봐도 그렇지만
메갈을 까는 사람들과 글이나 댓글들을 보면
여성차별에 대한 인식은 전혀 없고
메갈을 까면서 여성차별적인 생각을 강하게 드러냅니다.
그러니 자꾸 메갈의 편에서 옹호하는 듯한
댓글을 달게 되더군요.
물론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관점에서는
꼭 그게 틀린 건 아니겠지만..
굉장히 긴 글이었는데
읽어주셨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조공이라며 섹시한 여자 사진이라도 붙여놓으면
이상한 사람이 되겠지요???ㅋㅋ
아 끝내기 전에 갑자기 생각났는데
미디어에서 남자나 여자나 상품화하면서
남성에 대한 성희롱 의식이 매우 낮습니다.
뭐 엉덩이나 가슴을 만지는데
물론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성적으로 개방되었음(진취적인?)을 강조하거나
자기 외모를 비하하거나
자신의 여성성을 비하하는 소재를 주로 쓰는 개그맨이
이런 경향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기서 남자의 역차별, 역희롱은 그 자체로 문제인 것이지
여성차별이 없다거나
피장파장이니 둘다 문제가 아니라는 근거로 사용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