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떠보니 안개도 잔뜩 끼어있고 비도 조금씩 내리고 있었어.
비오는데 산에서 자전거 타는건 너무 위험한것 같아서, 1회용 우비 꺼내입고 조심조심 걸어서 내려갔어.
근데 한시간쯤 걸었더니 다 내려왔더라;;
어이없게도 킨메이지-이와쿠니 구간의 기나긴 산행이 바로 코앞에서 끝나는데, 그걸 모르고 있었던거야.
목제로된 구름모양 다리도 나오고, 관광지 같은데... 비가와서 카메라는 꺼내지 않았어. 그래서 사진이 없당 ㅎ
근처 파출소에서 대충 길 물어보니까 한글로된 팜플렛 주더라. 근데 한글이 이상해 ㅋㅋ 맞춤법도 이상한게 엄청 많고.
이제 시외에 접어들어서 우비쓴채로 자전거 몰고 다녔어.
그리고 드디어 이와쿠니 시내 도착 ^^ 비도 그치더라.
하앜 도시의 향기.
맥도날드 들어가서 치킨버거 하나 먹었어.
햄버거 기다리는동안 꼬맹이 데리고 있는 라틴계 아저씨한테 말걸어 봤는데,
알고보니 이 아저씨는 주일미군 군인이더라. 내가 Korea America Alliance! 이러니까 엄청 웃음 ㅋㅋ
군인인데 애는 어케 데리고 있냐니까 기지에 가족들 살 수 있는 편의시설 다 있어서 아예 이쪽에 눌러 살수도 있다고 해.
한국전쟁나면 이 아저씨 파병올듯 ㅋ
히로시마를 향해 다시 출발~
스키야가 보여서 또 먹음 ㅋㅋㅋ
이와쿠니 부터는 슬슬 히로미사 권역이라 그런지 사람 사는 냄새가 풍겨왔어.
어딜가든 계속해서 건물이 이어지고 잘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가 있고.
차들도 굉장히 많이 다녔어.
하앜 마시쪙
역시 스키야나 요시노야나 싸고 양은 많다.
내가 원래 소식하는 편인데... 여행하는 동안 돼지처럼 먹고 다녔어 ㅋㅋ
힘들어서 그런가봐 ㅎㅎ
아... 또 산이 보이네....
지명이 야마구치(山口) 답게 산 더럽게 많음 ㅡㅡ;
다행히 저산 넘을 일은 없었어
히, 히로시마!!!!
거의 다 왔어!
해안길로 달렸어.
산바보가 될 뻔 했는데 갑자기 바다가 나오니 가슴이 뻥 뚫리도록 기분좋긴 했는데.
바람이 너무 차갑고 역풍이 심해서 자전거가 앞으로 잘 나아가지 못했어.
아.. 또 터널이야.
근데 이번 터널도 아예 보행자 도로가 없어 ㅠㅠ
터널 겨우 나오니까 머플러 돌부처가 반겨주네 ㅋㅋ
목말라서 근처 마트에서 과일음료 샀어.
근데 너무 걸죽해서 그닥이더라.
갑자기 눈이 내려. 큰눈이 아니라 가늘고 작은 눈인데.
와나 황당 ㅠㅠ 3월 말인데다 벗꽃도 피고 있는데...
눈내린다고 사진 찍었는데 너무 작은건지 안보이네
3월말인데 바람이 왜이렇게 차가운지 모르겠어
날씨도 맑은데 ㅠㅠ
어쩌면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일본인들은 더 좋은 사람들이 아닐까 싶어.
다른 자전거를 추월할때면 언제나 들려오는 소리, "스미마셍~"
시골을 지나며 물한잔 얻어 마시러 초인종을 눌렀는데, 아주머니가 내 자전거를 보고는 "간바데!"
지나치는 휴게소에서 만난 소방대원들도 힘내라며, 소방차에 자전거 채로 태워줄까 권하기도 했어 ㅎㅎ
일일이 모든 이야기를 이곳에 다 적을 수 없어 아쉬울 정도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일을 겪게 되고, 많은 응원을 받았어.
경찰서에 들어가서 길 좀 물었어 ㅎ
남자들 다 영어 못해서 어디서 여경 하나 불러와서 통역 시키더라 ㅋㅋㅋ 여경 누님 좀 쌔끈했음 하앜
지도 줄까 하길래 달라고 하니까 아! 지도 다 떨어졌다. 고 함... 놀리는거냐! OTL
이내 자기들 끼리 막 이야기를 주고받고 컴퓨터를 하고 이것저것 준비하더니.
금방 프린트를 해주더라 ㅎㅎ 그런데 프린트양이 굉장했어. 난 적당히 간략하고 작은 히로시마 지도를 말한건데.
A4 용지를 몇개나 뽑아서 테이프로 이어 붙이고 붙이고 해서 엄청 크고 정말 세세한 부분까지 다 나와 있는 히로시마 지도를 주더라.
정말 고마워요 누나 횽들. 하지만 일본어 밖에 안 적힌 지도를 주면 나 못 읽어 ㅠㅠ
그리고 여기서 일단 히로시마 유스호스텔 전화번호 알아서 예약해뒀어.
서를 나가는데 갑자기 좀 나이 있어 보이는 경찰관이 여권 좀 보여달라고 함 ㅋ 내가 불체자 처럼 보였을까 ㅠㅠ
히로시마까지 쭉 달렸어... 드디어 도착.
지쳐서 사진을 거의 못 찍었네. 미안 ㅠㅠ
히로시마 유스 호스텔 찾아서 사방팔방으로 돌아다녔어...
행인 한 세명한테 물었는데 두명이 서로 완전 반대 방향으로 알려줘서 당황했어 ㅋㅋㅋ
진짜 완전 뺑뻉 돌았음 혼자서... 엉뚱한곳 막 다니고.
차...찾았다.
근데 유스호스텔이라며. 건물이 장난아니게 커;;
당연히 이런게 유스호스텔일리가 없다며 몇번이고 지나쳐왔던 곳인데...
들어가보니까 무슨 컨벤션 센터에 유스호스텔이 딸린 곳이었어.
히로시마시에서 직접 운영 하는 곳이고. 외국인 전용이래.
3층에 있었어 ㅋ
무슨 호텔처럼 되어 있네;
가격은 1500엔으로 시설에 비해서 장난아니게 싼편이야.
100엔넣고 10분하는 컴퓨터 있길래 200엔어치 했어 ㅋㅋㅋ 노트북은 안 들고 갔거든 ㅠㅠ
네이버 들어갔는데 이 때 천안함 사건 뜨고 있더라;;;
짐 다 풀고 산책이나 했어 ㅋ
오티스 라고, 아기자기한 음식점 있길래 가봤더니 채식주의자 카페 겸 식당이더라 ㅋㅋ
500엔짜리 감자랑 샐러드 요리 먹었는데 먹을만 했음. 근데 양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
유스호스텔에서 찍은 히로시마 전경..
사진을 너무 바보같이 찍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TV 틀었는데 이런게....
다음날이야.
히로시마에 왔으면 원폭공원은 꼭 들려야지~
원폭 투하장소에 세워진 공원이야.
저기서 애들이 가볍게 목례하길래 나도 해봤어.
원폭맞고 살아남은 몇 안되는 건물인 히로시마 원폭 돔.
한눈에 바로 보여.
당시엔 일제시대 였으니까. 이 때 죽어간 사람들을 위해 진심으로 목례 해야 하나 뒤숭숭했어.
그렇다네.
이제 방사능 같은건 다 날아갔겠지? ㅋ
*여행은 원전사고 전에 했어. 지금은... ㅠㅠ
그리고 근처에 있는 유명한 평화의 천사 상.
원폭돔 가까이 가봤어.
2차세계대전이 끝날무렵 히로시마에는 약 10만명의 한국인이 군인, 군속, 징용공, 동원학도, 일반시민으로서 살고 있었다.
1945년 8월 6일 원폭투하로 인해 2만여명의 한국인이 순식간에 소중한 목숨을 빼았겼다.
히로시마 시민 20만 희생자수의 1할에 달하는 한국인 희생자수는 묵과할수 없는 숫자이다.
폭사한 이 희생자는 공양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그 영혼은 오래동안 구중을 헤메이고 있던차
1970년 4월 10일 재일본대한민국거류민단 히로시마현본부에 의해 비참한 죽음을 걍요당한 영혼들을 편히 잠들게 하고,
원폭의 참사를 두번다시 되풀이 않기를 희구하면서 평화의 땅 히로시마의 일각에 이 비를 건립했다.
고향산천을 그리면서 이국땅에서 폭사한 혼령들을 위로함은 말할것도 없고
아직까지도 이해해 받지 못하고있는 한국인 피폭자의 현상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켜 하루라도 빨리 양심있는 지원이 실현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한국인 희생자위령제는 매년 8월 5일 이장소에서 거행되고 있다.
재일한국청년상공인연합회 및 유지일동.
그리고 이게 한국인 위령비야.
일본인 아저씨 한명이 초를 갈고 있더라.
재일학교에서 만들었을까?
이국땅에서 혼자 여행하는데, 한국인 위령비 앞에 평화, 통일 이라는 단어를 보니까 감정이 막 북받쳐오르더라.
국내에 있을땐 우리가 분단국가 라는걸 그다지 실감하지 못했는데.
오히려 외국에 있을때 이렇게나 실감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