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내 추웠던 새벽 ㅋㅋㅋ 4시에 모두들 일어나 다함께 산을 보러 나갔어.
아직 안개가 너무 짙어서 산이 보이지 않았지.
어디선가 티벳독도 기어나옴. 어제 밤에 킴벌리가 우리방에 티벳독 쳐넣고 도망쳐서 한바탕 소동이 있었는데 ㅋㅋㅋ
본인이 몰랐다고 하는데 일부러 그런듯 슈발.
그리고 븨네 저 x친놈은 추워서 뒤지겠는데 혼자 팬티인지 반바지인지 입고 돌아다님.
충격과 공포 ㄷㄷ
초조하게 기다리던 중, 드디어 해가 뜨기 시작했어.
봉우리의 일부가 보이며 노랗게 물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안개가 겉히기 시작하는데....
짐보 너무 해맑다.
내 생에 이런곳에 와볼 수 있는 날도 찾아오는구나.
해가 떠오르며 산이 천천히 금빛으로 물드는 와중에, 눈앞의 호숫가에 그 모습이 비치기 시작했어.
아마 평생 잊을 수 없을거야
어마어마한 산들이 코앞에 다가와 있었어.
너무 커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 ㅋㅋ
날이 밝은데도 달이 뚜렷하게 보였어.
안나푸르나 베이스까지 길동무를 해줬던 마차푸차레의 다른쪽 모습...
다른 마을로 처녀봉, 혹은 FIsh Tail 이라고 부른다고 해.
아직 한번도 등정이 이루어지지 못한 산이라나.
산사태 소리가 들려왔어 ㅋㅋㅋ
롯지 밖으로 몰려나와 산을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도 웅성웅성...
한번 더 들렸다.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엄청난 모습에 위압되어 있어서 그랬던지 산사태 소리도 완전 ㄷㄷ해...
같은 롯지에 묶었던 일본인 켄지들 ㅋㅋㅋ
뒤에 보이는게 강가푸르나 봉우리였나 그랬는데 짐보가 '강가스타일' 드립치면서 강남스타일 불러대서 절벽에 밀어버리고 싶었음.
그리고 마차푸차레 옆으로 서서히 날이 밝아오기 시작했어.
구름위에서 산을 보고 있었어.
스케일 ㄷㄷ해
해가 떠오른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의 아침..
킴벌리, 짐보랑 함께 ㅋ
븨네는 또 어디론가 사라져 있었어.
구름이 끊임없이 모습을 바꿨어. 산을 덮기도 했다가 순식간에 활짝 피고.
산 뿐만 아니라 굉장한 속도로 움직이는 구름도 신기방기 ㅋ
빙하길을 보며
베이스 근처엔 등정중 사망한 사람들의 위령비가 있었어.
한국인의 위령비. 박영석 대장 유명한 것 같은데 난 잘 몰라.
티벳독 ㅋㅋㅋ 어디갔나 했더니 이런데서 자고 있었냐
여기까지 오며 느꼈던 괴로움과 후회는 말끔히 사라졌어.
도중에 하산 했다면 이걸 못 봤겠구나 싶었지.
지금까지 산을 전혀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왜 사람들이 산에 오르는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존나 맛있었던 신라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