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기운이 없다..
잠도 잘 못잤고 속도 안좋다.
그렇다고 제주행을 포기할순 없지..
여객선 터미널로 향한다.
아자~ 드뎌 배를 타보는구나. 강에서 유람선이나 타봤지 바다를 건너는 여객선을 타보는건 첨이다.
다행히 제주도로 가는 배는 생각보다 컷다. 크기가 큰만큼 배멀미는 안하겠지..
시간이 되어 승선했다.
이등객실의 모습. 따로 좌석이 있는건 아니구 그냥 암데나 널부러져 있음 된다.
서서히 배는 움직이기 시작했고 완도항과 점점 멀어져 갔다.
옆에 아저씨 아줌마들은 소주에 치킨을 드시며 고스톱에 여념이 없으시다.
아아.. 치킨 보기만해도 속이 울렁거린다;;
바다 한가운데로 접어들자 배도 울렁거리기 시작한다...
바람도 쐴겸 갑판으로 나갔다.
배 뒷부분.. 지나온 흔적이 물살로 남아있다.
다시 객실로 들어와 음악이나 듣기로 한다. 바다 한가운데라 긍가 폰도 안테나가 전부 사라졌다.
자켓을 덮고 누웠다. 주위 사람들도 다 누웠다. 반대편 창으로 바다가 보였다가 하늘이 보였다가 무한반복이다.
그래도 다행히 멀미는 하지 않았다. 다만 어제먹은 치킨때문에 속이 좀 거북했을뿐;;
완도에서 떠난지 세시간정도 흘렀을까.. 제주항에 도착했다는 방송이 나오고 배는 서서히 항구에 들어섰다.
초자와줭 고맙수다는 비슷하게나마 이해가 가는데 혼저옵서예는 전혀 딴말인데?
아무튼 제주시에 도착~!!
터미널에 들어서자마자 어떤 아저씨가 택시로 코스 안내해 주겠다며 쫄쫄 따라온다.
괜찮습니다~ 하고 제주관광지도를 챙겨 근처에 가까운 관광지를 찾아 이동한다.
터미널에서 쫌만 서쪽으로 이동하면 용두암이란 곳엘 갈수 있었다.
일단 서쪽으로 걷고 본다.
오홋~ 하르방이다~
걷다보니 해안가가 나왔다.
제주는 훈기횽님이 계시지! 전활 해본다.
"어어~ 제주도 갔냐? 같이 갔으면 내가 제대로 구경시켜줄텐데.. 안그래도 저번주에 집에 갔다왔는데 말을 하지 그랬어~"
"아아.. 넹 그냥 즉흥적으로 떠난 여행이라.. 제주도 갈줄도 몰랐어요;;"
형은 일하는 중이어서 mms로 나에게 이런저런 설명과 안내를 해주셨다.
"제주 여행의 끝은 해안도로를 타고 드라이브 한바퀴 도는거지~"
음.. 근데 날씨가;;; 담에 제주 오게되면 꼭 해안도로 드라이브를 하리라~
어라? 구름다리가 있네? 지도를 보니 용두암 가는길에 용연이란곳이 있는데 여긴가보다.
구름다리가 흔들거리긴 하지만 별일 있겠어? 건너가 보자~
구름다리를 건너 계속 가면 용두암이 나온다.
요거이 용두암?? 용머리보단 꼬리 같은데...
아아 이건가부다.
음.. 북어포 같은데...
흠.. 그래 이각도에서 보니 좀 더 낫군. 닭 벼슬..?
주위엔 일본 관광객들이 많았다.
일단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해안가라 지금껏 봐왔던 동해, 남해 바다완 다른 느낌이다.
다시 올라간다.
속이 좋지 않아 지금껏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배가고파 힘도 없고.. 뭐라도 먹어야겠다.
그래.. 성게국수 좋다~ 간단하게 국수 한그릇 하면 되겠군.
헐.. 국수한그릇에 칠처넌이라.. 가격은 간단하지 않군;;
음.. 그냥 국수에 성게알이 몇점 들어가 있는데.. 그닥 그렇게 맛있는진 모르겠다;;
먹고나서 훈기형한테 연락이 왔다.
"그걸 칠처넌이나 주고 먹었어?? 야~ 그거 별로야~ 거기 제주시에 진짜 싸고 맛있는 한우고기집이 있는데.."
"형.. 혼자서 고기 구워먹긴 좀;;;"
가게를 나오니 날이 저물고 있었다.
형이 추천한 야경이 좋다는 제주대학교로 향하는 길이었다.
문득 길옆이 이상한 느낌이 든다.
뜨헉;; 이게 뭐다냐??
ㅎㄷㄷ.. 길 옆이 낭떨어지야;;; 뭐냐 이거??
아까 용연의 시작지점 인가 부다.
흐미~ 놀랬다 놀랬어.. 어찌 길 한복판에 이런게 있다냐... 참말로 신기한 곳이네~
용담에서 버스를 타고 제주대로 간다.
제주대 가는 버스안..
제주대에 도착 을 하긴 했는데...
갑자기 안개가 자욱해진다;; 야경이라곤 보이는것도 없고.. 훈기형한테 전활해 보지만 일이 바쁘신지 받질 않으신다.
그냥 다시 용담으로 왔다.. ㅠ
용연에 불이 들어와 있었다.
누군가가 한라산 바다용왕님께 김연아의 금메달을 기원하는 토템(?) 을 붙여논 흔적이 있다.
귀엽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무섭기도 하다;;; 손은 대지 않았다.
올라오니 낮에 왔던 구름다리가 나온다.
구름다리를 지나 해변가를 걷는다.
제주도의 밤 해변가.
크라제버거다~ 잠시 망설였지만 성게국수 먹은뒤로 오히려 속이 더 안좋아진거 같아 단념했다.
저 멀리 24시불한증막 이라는 글귀가 보인다.
몸도 안좋고.. 어여 가서 뜨건물에 몸 담그고 쉬어야 겠다.
시설이 괜찮은 곳이다. 온탕에 몸담그고 창밖의 바닷가를 볼수있다.
씻는데 갑자기 급 피로감이 몰려온다.
머리가 띵~ 하더니 갑자기 찾아온 울렁거림.. 앗! 이거슨!! 급히 화장실로 들어갔다.
꾸에엑~ 결국.. 낮에 먹었던 성게알을 다시 확인할수 있었다.
아이구 죽갔다... 뱃속을 다 비우고서 탈진한 상태로 쓰러져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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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먹은거라곤 국수 한 그릇이 다인데 그것마저 다 토해내고 정말 몸상태가 최악이었다.
제주 날씨는 당분간 계속 비온다 그러질않나.. 하필 제주도 타이밍에 이모양이냐;;;
그냥 뱅기타고 서울로 돌아갈까...
하지만 여기서 그냥 돌아가기엔 너무 아쉽다.
성산일출봉도 가바야하고 올레길도 걸어바야한단 말이다.
놀라웠던 용연과 같이 앞으로도 놀라운 것들이 많을텐데 여기서 포기할순 없다.
일단 푹자고 아침에 몸상태가 좀 좋아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