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마족 Episode-3

빛잃은날개 작성일 06.11.08 19: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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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시에르를 도와 준다고 하였을까? 그것도 스스로 자진해서 굳게 다짐까지 하다니...
빨리 이 일을 빠져나가기 위해 그런 것일까? 아니, 그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마음 속에서 시에르를 돕고 싶다는 내 안의 정의 때문이란 게 더 옳을 지도 모른다.
"후치히로."
"응?"
"나에게 좋은 생각이 있어."
"뭔데??"
"내가 오도르랑 싸우고 있는 틈을 타서 너의 사의 눈으로 오도르의 급소를 알아 봐."
"하지만, 급소를 봤다해도 나한텐 무기조차 없는데..."
"자, 우리 아버지의 검이야. 이 검으로 오도르의 급소를 찔러."
길이도 짧은 단검이었다. 과연 이 검으로 제대로나 찔려질까 의심스러웠다.
밤 10시 정각 공원은 평소와 다르게 한적했다.
"오호, 역시 공주는 달라. 시간 약속 하나는 철저 하구만..."
"오도르 너는 절대 날 죽일 순 없다."
"깊은 산골에서 나에게 패배 했던게 누구더라... 그나저나 그 사의 눈을 가진 인간은 안 왔나 본가?"
"그런 인간이 없어도 난 널 물리칠 수 있다."
"결국 또 패배의 지름길을 택하는군. 그 인간만 있어도 날 단번에 물리쳤을텐데... 한심하구나."
"스텝!"
[쿵!!]
"갑자기 덤비다니... 공주 답지 않군..."
난 깜짝 놀랐다. 시에르의 눈이 붉어지면서 '스텝.' 이라는 말과 동시에 눈 깜짝할 사이에 오도르는 멀리 나가 떨어졌다.
"스메시!!"
"콰어!"
[쿵!!!]
"으악!!!"
"역시 힘에서는 딸리는 모양이군... 하하하! 그 인간의 도움을 받지 않은 너의 잘못을 탓해라!"
"퀘천!"
"윽... 몸을 가눌 수가 없어."
"지금이야 후치히로!"
"좋아. 이얍!!! 너의 약점은 왼쪽 손바닥이다!"
[탁!!]
"흥! 내 이럴 줄 미리 알고 있었다."
"컥!!"
오도르는 순식간에 오른 팔로 내가 공격하려던 팔을 꽉 잡더니, 곧이어 왼 팔로 내 목을 조였다.
"사의 눈을 가졌으면 뭐해? 실력이 있어야지... 힘이 없는 자는 죽어야 한다."
"바보 아냐?"
"공격하려는 팔이 잡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입은 나불데는 구나..."
"똑똑히 봐라. 바보야."
"응? 뭐야? 겨우 나뭇가지로 날 죽이려 들었단 말이냐? 한심하군. 마족의 공주도 인간도..."
"진짜 흉기는 바로 여기있다!!"
[푹!!]
"윽... 뭐야... 나뭇가지로 진짜 흉기를 감춘 다음 내가 방심하고 있는 틈을 타 진짜 흉기로 내 급소를 공격하다니.. 인간 치곤 괜찮은 솜씨였다..."
오도르는 비명을 지르며 모래가 되었다.
"마족들이 죽으면 모래가 되나??"
"그래... 그리고 이 모래들은 가지고 있는 게 더 편해."
"왜?"
"마족이 죽고 나서 생긴 모래는 특수한 물질로 구성되어 있어. 그래서 이 모래를 상대방에게 뿌리게 되면 엄청난 고통을 맛 보게 돼."
"휴... 겨우 마족 1명을 퇴치 했을 뿐인데, 이렇게 힘들고, 벅차다니..."
순간, 내 이마에 촉촉한 느낌이 들었다. 시에르가 내 이마에 입을 맞춘 것이었다.
"잘했어. 앞으로 열심히 해 줘."
난 순간 멍 했다. 이렇게 이마에 입을 맞춰진 경험은 처음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난 연애 실력도 없고, 고등학교에서 최고로 인기가 없다고 소문 났기 때문에 왠지 황홀했다.
"에구 머리 아파... 여기가 어디지??"
"갑자기 공원에서 사람들이 북적거려졌네."
"아마 오도르는 마법으로 사람들을 다른 공간에 가두었나봐."
"어? 저기 내 친구들이 있다. 친구들아..."
"잠깐 기다려!"
"시에르 왜 그러는데??"
"내가 깜박하고 말 안 한 게 있어."
"뭔데??"
"마족의 감시자가 있어."
"마족의 감시자?"
"절대로 틈을 보여주지 않는 추적병이지. 만약 네가 친구들에게 다가 간다면 그 친구들도 목숨은 보장 못 해."
"아...알았어."
"자, 오늘은 이쯤하고 내 집으로 가자."
"응. 저기, 시에르."
"왜?"
"자, 검은 다시 받아야지."
"아니, 이건 나도 안 쓰는 물건이야."
"하지만, 너희 아버지꺼잖아."
"나에겐 적성이 맞지 않거든. 그리고, 후치히로 너에게 주는 선물이야."
"고마워 시에르..."
키이라와의 싸움은 멀고도 험난한 것만 같다. 겨우 마족 1명을 퇴치 한 것 뿐인데...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앞으로의 일을 생각한다면, 막막할 뿐이었다.
*인간과 마족 Episode-3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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