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을 빠져나온 힙게스는 주위를 보았다 겨우 숲길을 해매며
그렇게 정신없이 달리다 겨우 길을 발견했다... 주위를 돌아보자 힙게스는...
-이런 세상에...-
우리가 묶은 별장과 아주 가까운 곳 근처였다...도로에서 힙게스는 정신없이 달렸다..
경찰서까진 30분... 주위에 공중전화라도 있길 바랬다... 30분은 커녕 1시간이 지나도
경찰서는 나올것 같지 않았다...
칼끝으로 흘긴 크리티아의 *몸 곳곳엔 약간의 피가 흘렀다...
분노에 찬 친친의 행동에 모두들 소름이 끼쳤고 그저 그녀를 바라보며
굳은채 떨고 있었다... 크리티아는 신음소리를 내고 울면서...
-언니... 잘못했어 살려줘... 제발... 내가 잘못했어...-
그 모습에 순간 글래머린이 묶인채로 몸부림치며 울부짖었다...
큐티메탈은
-친친... 잘들어!! 우리가 아까 다 들었어... 그러니까 나가면 우리가 다 증명할 수
있다고!! 그러니까... 제발 죽이지마!!-
-그래 언니...!! 이게 방법은 아냐... 나도 언니 마음 충분히 알아!!-
락소녀가 말하자 친친은
-알아? 이런 아픔을 느낀적있어? 내 동생을 다시 찾을 수 없는데도?
이젠 돌이킬 수 없어!! 다들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이기적이길 뿐이야!! 알아!!-
-잘들어!! 크리티아 몸에 칼을 쑤신 그 시간부로... 정말 돌이킬 수 없는거야!! 죽은
니 동생에게... 떳떳할 수 있을까?-
큐티메탈의 말에
-내 동생을 말할 자격있어? 여기 모두? 지금 이시간... 이 상황이 아니면... 모두들 갖잖은
*이 자기들보다 음악을 잘한다며 시기하고... 무시할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글래머린과 개째즈만 해도... 이일에 나서긴 커녕 동조한건 당연하면서...
엑스... 말해봐... 니가 무슨 자격으로 내 동생의 삶과 음악을 짓밟는 거지? 넌 정상인이라서?-
엑스는 겨우 몸을 일으키면서...
-다시 한번 말할게... 제발 죽이지마... 내가... 가서 모두 밝힐게... 제발 살려줘...-
그 말에 친친은 쓴 웃음을 지면서...
-그래도... 다른놈이랑 같이 잔 크리티아를 사랑하나 보네? 그럴수록 더욱 힘들지?
니가 사랑하는 사람... 니 앞에서 먼저 죽을 생각하니까... 이제 잘봐... 내가 크리티아를
얼마나 잔인하게 죽이는지...-
친친은 뒤돌아서 크리티아에게 다가갔다... 큐티메탈은
-안돼!! 하지마... 정말 그러면 안돼!!-
-언니... 제발 그러지마!!-
락소녀가 울면서 말렸다...
글래머린은 머리를 흔들며 울부짖었고... 개째즈는 지쳐있는 상태로 힘없고 말없이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친친은 아랑곳없이 크리티아의 목을 잡았다... 크리티아는 목이 잡힌채로
끅끅거리며 괴로워했다... 그 때..
-누나!! 누나 잠깐만!!-
친친이 고개를 돌리자 철창안에서 발란이 긴장한 얼굴로 친친을 보고있었다...
난 누나를 부르고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어떻게든 말려야하는데...
-저기... 제 말 좀 들어주세여... 그러니까... 그러니까... 누나가 나보고... 이 모습을
똑똑히 보고... 그렇게 음악을 하면 안된다고 했져?-
-그래... 그랬어...-
친친누나가 잠시 칼을 거두고 나를 보았다... 나는 심장이 쿵쾅쿵쾅 뛰면서도...
-하지만... 이런 상황을 보고 있는데... 내가 더이상 어떻게 음악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져? 사람을 죽이는 걸 보고... 이 끔찍한 상황을 겪고서... 나랑 힙게스가
더 이상 음악을 하겠냐구여... -
-미안하지만... 니들 심정 헤아릴기분 없어!! 살려준다 할때 그냥 보고있어!!-
하며 친친누나는 돌아서려 한다... 나는 다시...
-잠깐만... 누나!! 그 때 내게 그랬잖아여... 나 처럼 음악하는 사람이 떠오른다고...
그게 누나 동생 맞져? 동생이... 지금 살아서 이 모습을 보더라도... 음악을 하고
싶어할까여? 음악을 만들면서... 누나를 기쁘게 하는게 동생의 삶의 보람이었을텐데...
나 역시 이런 상황이 감당이 안되는데... 하물며 누나 동생은 그럴까여?-
-내 동생에 대해 뭘 안다고... 만약이라는 말로 정당화 시키려 하지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이것 밖에 없어!!-
친친누나가 강하게 말했다... 웬지 그 모습이 너무 가여운 모습으로 와닿았다..
말리려고 하지만 계속 밀리고 있다... 이러다간 정말 크리티아 누나가 죽을 것 같다...
뒤에서 락소녀 누나가 계속 얘기해달라는 듯 표정을 지었다.. 점점 더 부담스러워졌다...
난 한숨을 쉬며 뛰는 가슴을 달래면서.....
-누나... 누나도 음악을 하잖아여... 동생을 위해 시작한건데... 이런식으로 끝내려구여...?-
-너 정말!! 무슨 말을 하려는거야!!-
친친누나가 소리쳤다... 난 움찔했다... 난 그래도...
-누나하고 동생은 가족이니까... 같이 음악의 재능이 있는 거에여... 음악을 하는 분이
모르세여? 사람을 죽이고 복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동생을 대신해서 음악을 하는 것이
동생을 위한 일이에여...-
친친누나는 아무말 없었다... 오히려 친친누나를 자극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번 정신을 가다듬고 난 계속해서
-누나의 그 훌륭한 재능 말이에여... 저렇게 비겁한 방법을 쓴 엑스형 때문에 그만두지 마세여...
이제 모두 알고 있어여... 동생의 원한은 갚을 수 있으니까... 동생을 위해서...
누나의 음악을 여기서 멈추면 안되잖아여... 내 말 알져?-
겨우겨우 말을 내뱉은 나는 숨이 차 헉헉거렸다... 친친누나는 아무 움직임이 없었다
그 때 뒤에서 락소녀누나가 말했다...
-발란 말이 맞아... 여기 있는 사람중... 언니에게 해줄수 있는 말중 가장 옳아... 그러니까
이제 그만해 언니... 제발...-
-친친... 이제 됐어... 이제... -
큐티메탈형이 거들었다... 친친누나가 순간 칼을 바닥에 내려치자... 다들 놀랐다... 친친누나는
-음악? 음악이라고? 그런거 애초에 생각하지 않았어... 우리 가난한 남매... 그냥 걱정없이
살면 그게 좋다고 생각해왔는데... 그저 우리에게 음악은.... 그냥 아름답고... 좋은 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어... 내 동생 음악 표절했다고 내가 이러는 줄 알어?-
친친누나는 엑스형을 바라보면서...
-니들이 내 동생을 내려친 날... 그날... 내 생일이었어... 니들이 버리고간 내 동생 가방에...
동생이 용돈 아끼고 모아서 겨우 마련한 선물이 들었었어... 그깟 디스켓 안뺏기려고 그런 줄
알아? 선물 잃어 버릴까봐 그랬던건데... 그깟 디스켓 때문에 내 동생... 다시 깨어날 수 없어...-
어느새 친친누나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모두들... 말없이 친친을 바라보았다... 방금전의 냉혹하고 무서운 표정의 친친이 아닌...
정말 슬프고 가엽은 표정의 친친의 얼굴을... 그런 무서운일을 한 사람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그런 친친의 모습을... 친친은 울면서...
-차라리... 그냥 디스켓만 달라고 하지... 왜... 그런 동생이 어이없이 당해야만해? 내 선물 사주려고...
가슴 설레이면서 힘들게 거리를 걸었던 내동생에게... 왜 그런짓을 하냐고!! 그애 인생에 처음으로
누나 기쁘게 해주려고... 우리 둘만의... 그런 멋진 생일파티를... 정말 행복한 하루를 왜
허락안해줬냐고... 왜!! 내 동생의 음악... 그렇게 니들에게 중요했다면... 그런 즐거움마저
뺏어가야했어?-
하며 친친은 주저앉아 울었다... 락소녀도...
-언니...-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어느새... 밖에서 경찰 사이렌이 울렸다...
다행히 죽은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크고 작게 다쳤고... 특히나... 용진러쉬형과 크리티아누나는
약물투여로 바로 응급조치를 해야했고... 나머지 우리들도 약물검사를 받았다...
병원에서 한번 크게 싸움... 아니... 분에 못참은 큐티메탈형이 엑스형에게 몇방 주먹을 날리는 일도 생겼다...
경찰서로 달려간 힙게스는 체력을 너무 소진해서 병원에 한참을 누워있었다... 우리모두 악몽을 꾼 사람처럼...
아직도 떨렸었고... 친친누나가 순순히 체포에 응하고 털어놔서... 우린 서에서 간단한 조사를 받고 끝냈다...
우리의 동호회엠티는... 그렇게... 잔혹했고... 슬펐고... 기억에 아프게 남을 엠티가 되었다...
표절로 인한 욕심과 살인... 친친누나의 복수심... 난 이럴려고 음악을 하는 건 아닌데...
음악을 하다 이런일이 또 있을까... 나의 모자란 재능이 엑스형들 처럼 비겁한 행동을 할까... 하는
쓰라린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너무나 힘든 경험을 한 것이다....
친친의 동생이 들어간 수술실 앞 친친은 찾은 가방안을 보았다 잘 포장된 작은선물이
들어있었다... 선물을 뜯자 긁직한 '다이어리' 한권이 나왔다 친친은 그 다이어리를 안고
울기 시작했다... 제발 살아서 나와주길 바랬다...
그리고 얼마 안가서... 엑스형의 음악을 밝혀졌다... 큐티메탈형과 락소녀누나가
직접 나서서... 개째즈형과 글래머린 누나도 어쩔 수 없이 털어놓았다...
엑스형도 순순히 모두 말했다... 그 일은 음악계에서 상당한 뉴스거리가 되었다...
모두들 최고의 유망주로 기대하던 엑스형이었고... 특히나 친친누나의 장애인 동생이
만든 음악이었다는 것에 놀란것이었다...
난 그 일에 대해 일체 말하지 않고 모르는듯 숨겼다... 무엇보다... 난 그 일이 있은 후
몇달뒤에 군대에 갔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이젠 다들 연락이 없고...
소식도 알 수가 없었다... 물론 피시통신의 시대도 끝났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