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실신 6

지금은짝사랑 작성일 09.08.08 09: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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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럭....헉.."

 

"마제님..."

 

누구보다 강했던 아버지가 죽어가고 있다.

 

어느곳보다 강해보였던 마천루가 불타고있다.

 

"만향아. 쿨럭..컥...이곳을 떠나거라. 마천루도 이 애비도 다 잊고 조용히 살아가거라."

 

"아버지.."

 

"여기 있는 누구도 널 원망하지 않아. 가거라."

 

"흑흑...마제님..."

 

 

정말? 정말 달아나도 되는거야? 항상 다그쳤잖아. 달아나지 말라고. 강해지라고. 왜 지금...지금와서야 그런말을 하는거야?

그렇게 강한척은 혼자 다하더니 왜 독따위에 진거야...

 

"어서 떠나거라. 어서 쿨럭."

 

달아나? 그래 달아나자. 예전부터 생각했잖아. 이곳에서 벗어나는 거. 절망만이 가득했던 이곳 마천루가 정말 싫었잖아.

이 기회에 달아나는거야. 누구도 찾지 못하는 곳으로 달아나서 다 잊고 그녀와 같이 틀어박혀  살자. 다시는 세상에

나오지말자.

 

"만향님 서두르십시오. 최후의 방어선이 무너졌습니다."

 

그녀는? 그녀는 어떻게 되었지? 그곳엔 그녀가 있어. 

 

"지하님이 정무맹에게 붙잡혔습니다."

 

그녀가 붙잡혔어? 않되...않되...

 

"어서 달아나!"

 

만향아. 정말 이곳이 절망만이 가득한 곳이었어?

항상 이죽거렸지만 내가 병이라도 걸렸을때 항상 내곁에 있어주었던 마의.

양팔이 없는걸 내가 무서워하자, 멀리서만 날 지켜보던 마검.

아버지에게 혼날 때면 아버지 몰래 밖으로 데려가 당과를 사주었던 마화.

다리에 힘줄이 끊어져 잘 걷지도 못하면서, 내가 세상을 날고 싶다고 하자 발에서 피가 나는 것도 모르고 날 안은채 뛰었던

신투.

나를 때린날이면 어김없이 자고있는 내방에 들어가 안쓰럽게 나를 쳐다보던 아버지.

그리고 나에게 항상 퉁명했지만 따뜻했던 지하.

이곳이...이곳이...정말...정말 싫었어?

 

"아버지 이곳을 지켜야 겠어요."

 

"어째서 내 말을 듣지 않는것이냐. 어째서..."

 

"이곳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나는 아버지와 장로들을 뒤로한채 검을 뽑아들고 앞으로 달려나갔다.

 

 

"마제의 아들 만향이다!"

 

그래. 난 만향. 천하에 제일 강한 아버지의 아들. 만향.

 

"마제의 아들은 무공을 할줄 모른다!!"

 

"저녀석을 잡으면 포상금이 굉장해!"

 

정무맹 무사들이 벌떼 같이 나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느껴지는 적의와 탐욕. 지하야 넌 항상 이런곳에서 싸워 왔구나.

피투성이가 된채 밤에 찾아와 나를 꼭 안아주었던 지하. 기다려 내가 간다.

 

30년전 산동에 한 검가가 있었다. 검가의 주인은 후덕한 성격으로 그 주위에 좋은 평판이 가득했다. 그에게 있었던 불행은

그의 부인이 참으로 아름다웠다는 것과 그의 친구가 그의 부인에게 음심을 가졌다는것. 어느날 그의 집에 정무맹 무사들과

그의 친구가 쳐들어왔다. 그의 죄목은 마공을 익힌것. 가족을 지키기위해 싸웠던 그는 그날 양팔을 잃었고 그가 보는 앞에서

자식들이 죽었고, 그가 지켜보는 앞에서 부인이 친구에게 겁간을 당했다. 양팔을 잃은 그는 살아남았다. 하지만 그는 양팔이

없다. 검을 쥘수 있는 양팔이 그에게 없으니 어찌 복수를 할 수있을까.

 

"자식과 부인을 잃었지만 양팔을 잃어 검을 잡을 수 없는 검사의 울부짖음. 만검출해."

 

그가 피눈물을 흘리며 만들어낸 검식 만검출해. 검을 쥐지 않고 온몸으로 검을 튕기며 적을 공격하고 단계가 오를 수록

검의 수는 만검이 된다. 나는 정무맹 무사들을 사이를 가로 지르며 그들의 검들을 내 주위로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내주위를 돌며 날아다니는 검들. 내 주위로 적들의 검들이 다가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으악."

"머야 내검이!!!"

 

흣날리는 핏방울. 속이 매스꺼워진다. 하지만 참아내야한다.

 

"합공을 해라. 합격진을 만들어 공격해!"

 

정무맹 무사들이 나와 거리를 벌리고는 진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에게 죽임당한 4개의 기둥의 후손들이 아버지를 상대

하기 위해 만들어진 마항진이 눈 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겨우 이것으로 아버지를 막으려 한것이냐? 우습구나 정무맹아.

나의 발이 지면에서 조금씩 뜨기 시작했다.

 

과거 4개의 기둥에 의해 형성된 미묘한 균형은 각자의 세력들의 힘겨루기로 변질 되었고. 그 여파는 무림과 동떨어져 있던

일반 민중들 마저 피폐하게 만들었다. 그때 신투라는 도둑이 나타났다. 그는 4개의 세력의 창고를 털어 민중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4개의 세력은 그를 막으려고 노력 했지만 신투의 보법은 너무도 빨랐기에 그의 얼굴을 본 사람조차 없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잡혀 발의 힘줄이 잘리고 앉은뱅이가 되고 만다. 민중들을 인질로 잡은 추격대 앞에 스스로 걸어나온것이다. 그 후

세상을 기어다니게 된 신투. 신투는 발을 지면에 닿지 않는 신공을 만들어낸다.

 

"힘줄이 잘린, 신투의 발걸음! 유령무보."

 

내 발이 지면에 뜬채 미끄러지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무공의 극은 바로 허. 속도가 극에 이르니 적의 검에 잘리는것은

허요. 그들의 등뒤로 나타나는것은 실이라. 나는 그들이 만들어낸 망한진 안과 밖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만검출해로 적들을 베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대다수의 싸움. 베고 또 베어도 적들의 수는 줄어들지를 않았다. 체력의 안배가 중요하다.

아직 4개의 기둥의 후손들은 보이질 않고있어. 그들과 싸울 체력은 아껴둬야해.

 

사천의 패주 사천당가. 그곳에 한 여아가 태어난다. 그 여아의 암기술은 천하의 으뜸이라. 사천당가 최초로 여당주가 탄생할

지도 모를 터였다. 그때 일어난 비극. 그녀의 오라버니는 그녀가 자는 침실에 약을 풀고 그녀를 겁간한다. 마인들에 의해

더렵혀졌다는 오욕을 쓰고 오라버니의 아이를 뱃속에 가진채 당가에서 쫒겨난 여인은 정파인들에게 쫓기게 되고 그런 과정

에 아이마저 유산되고 만다.

 

"풀잎에 맺힌 이슬 한 방울이 떨어져도, 만물의 균형이 깨어진다."

 

사천당가의 만천화우가 세상의 최고라더냐. 보여주마 그녀가 수없이 흘렸던 눈물이 만들어낸 무공. 지면에 있던 모든것들이

하늘로 쏘아져 올라가더니 태양의 빛마저 막아버리고 세상은 어둠만이 가득해졌다. 잠시후 지면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것들은

적들의 몸을 꿰뚫기 시작했다.

 

"으악!!!!!"

 

신투. 검마. 만화. 당신들은 지지 않았어. 그 절망 속에서 이런 무공들을 만들어냈으니. 보여줄게 당신들의 힘을. 마공이라

더럽혀진 이 절세의 무공들의 힘을. 주위에는 시체들로 가득했다. 마천루의 주민들을 도살하던 정무맹의 무사들은 태반 죽었다. 그리고 4개의 기둥중 하나 권신의 후손이 손빽을 치며 나타났다.

 

"마제만 제거 하면 쉽게 무너뜨릴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희생이 많군. 대단해."

 

"........."

 

"하지만 이만 죽어줘야 겠어. 마인들에게 더이상 희망을 줬다가는 곤란해질것 같거든."

 

"너 혼자만 온거냐? 다른 세명은?"

 

"하하하하하. 그들은 애초에 이곳따윈 오지 않았어. 나 혼자서도 충분하거든."

 

"다행이군. 정상이면 모를까. 지금은 좀 힘들거든."

 

그가 다가온다. 온몸을 스치는 긴장감. 이녀석 강하다. 하지만 난 물러설 수 없어. 25년간 겁쟁이로 살아왔어. 하지만 지금은

겁쟁이가 되어선 않되. 지금 난 이곳의 마지막 희망이거든. 나는 얼마남지 않은 내공을 운용하며 그의 공격을 막기시작했다.

그가 주먹을 휘두를때마다 권풍이 폭풍처럼 나에게 다가온다. 피했다고 생각했지만 느껴지는 고통.

 

"크윽.."

 

나는 유령신보를 운용해 그의 사각으로 파고 들기 시작했다. 쏘아져 나가는 만검출해. 하지만 막혀지는 검들.

 

"만검출해. 천하의 무적이라 할만한 검식이야. 양팔을 잃은 마검의 무공이라 했지? 하지만 넌 이 검식을 완전히 펼치치 못하지. 넌 양팔이 있거든."

 

유일한 공격수단인 만검출해가 막히자. 나는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럴줄 알았으면 다른 무공도 익혀두는건데. 나는

만검출해를 수비로 돌린채 그의 주먹을 막는데에 급급하기 시작했다.

 

"이거 지겹군. 끝내야겠어. 좀더 재미있는 승부가 될줄 알았는데."

 

그의 주먹이 4개의 방위를 점하며 나를 향해 쏘아져 들어왔다. 그의 주먹의 기운을 못이기며 내 주위를 감싸던 검들이 튕겨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간신히 유령신보를 사용해 주먹들을 피해나갔지만 결국 주먹을 피하지 못했고 난 피를 뿜으면 지면을

튕기며 날라가 기둥에 부딫혔다.

 

"크윽..."

 

"하하. 이젠 마천루를 마저 정리 해야겠어. 조용히 잠들어 있으라구. 깨어났을때는 지옥일테니 말이야 하하하하하."

 

의식이 사라져간다. 여기까지인가. 온몸에 움직일 힘조차 남아있질 않는다.

 

"아. 지하라고 했던가. 마천루의 공격부대를 이끌던 여자. 삼당한 미모더군. 그녀는 특별히 살려주마. 내 노리개로 삼을

생각이거든. 하하하하."

 

지하....지하...지하! 쓰러지지마 만향. 그녀를 구해야해. 항상 속으로만 울며  나에게 미소짓던 그녀. 일어나 제발 만향. 움직

이라고. 제발!!

 

"아직 움직일 힘이 있었나? 내 주먹이 많이 무뎌졌나보군. 이거 참 귀찮은 일이야."

 

그가 다시 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무력하다. 그녀를 구해야 하지만. 지금의 내몸은 내 의지를 거부한채 잘 안움직여지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하지. 보고싶다. 지하야. 그의 주먹이 다시 4개의 방위를 점하며 쏘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때 스치는

그녀와의 첫만남의 기억.

 

"천하를 걸으며 적수를 찾으려 했으나. 만리를 가도 그 적수가 없구나."

 

나는 비틀거리며 한발자욱을 걸었다.

 

"나의 발걸음이 지난 곳은 허무요. 어둠이구나."

 

쓰러질듯 두발자욱을 걸었다

 

"앞으로 나의 발걸음은 거칠것이 없음이니."

 

그리고 나는 빛이 되었다.

 

공간이 일그러지며 온세상이 흑백이 되었다. 세상의 모든것들이 느리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세상의 모든것들이 완전히

멈추었을때 나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천하에 오로지 나만이 서있을 뿐이다."

 

고요.

고요..

고요...

 

"콰광!!"

 

내가 지나온 곳의 모든것들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의 몸도 내부의 폭발과 함께 무너지기 시작헀다.

 

"이...무공...무엇이지..?"

 

" 무적군림보."

 

"아...."

 

그가 무슨 말을 했지만 들리지 않는다. 서있을 힘마저 없어진 나는 그자리에서 쓰러졌다. 쓰러져가는 의식속에서 달려오는

지하가 보인다.

 

"다행이다. 지하야. 이번엔 좀 남자다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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