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실신 12

지금은짝사랑 작성일 09.08.23 10: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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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신의 후예가 만향에게 죽은 후 남은 3개의 기둥의 후인들은 직접적으로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었다. 많은 사가들은

그 이유를 정무맹 내에 벌어진 권력투쟁에 있었다고 말한다. 4개의 세력이 정무맹이라는 단체로 규합되기는 하였으나, 맹주의 자리가 공석이었다는 것이 이 주장을 뒷받침해준다. 정무맹주를 두고 벌인 정파의 내분은 마천루에게는

큰 축복이었을것이다. 그동안 정무맹에비해 열세였던 마천루는 사실 사신 만향, 이 한명에 의해 지켜지고 있다고 해

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흑의서생 사마군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내부조직의 개편과 후진고수들의 양성, 세외세

력들과의 협조 등의 개혁은 단기간내에 마천루를 정무맹과 어느정도 대적할 수 있을정도로까지  올려놓았다. 정무맹과 마천루 이 두개의 세력의 미묘한 균형은 정무맹 내부의 암투가 어느정도 종결되자 다시 깨지기 시작한다. 그 첫 전

투는 창왕의 후예 진가휘와 만향의 대결이었다. 이 전투는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정마전쟁의 백미였는

데, 그 이유는 마천루가 그동안 길러온 전투력을 유감없이 보여줌이 그 첫째이고, 진가휘의 비극적인 죽음이 그 둘째

이고, 이 전투의 결과로 검성의 후예가 정무맹주로 취임한것을 들 수 있다.

 

 나는 여기서 진가휘의 죽음에 한가지 의문을 던진다. 지금까지 진가휘가 마천루와의 전투로 나아가게 된것은 정무

맹내에서의 권력싸움에서 도태되었기 때문이다가 사가들 다수의 입장이다. 하지만 그 당시의 기록들을 살펴보자면

많은 부분에서 애초에 진가휘는 권력 싸움에 참여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그가 권신의 후예의 죽음이

후 폐관수련에 들어갔다는 기록은 그가 권력싸움과는 상당히 먼 입장이었다는것은 보여주고있다. 또한 기록을 살펴

보면 진가휘는 꽤나 낭만적인 무인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례로 그는 생사투보다는 비무를 즐겨했으며 비무를

한 상대방에게 자신의 무에대한 깨달음 과 무리를 이야기하는 것을 서슴치않았다고 한다. 약육강식의 난세였던 그

당시에는 상당히 파격적인 일임이 분명하다. 이런 그의 성품을 보건데, 그는 그 스스로의 의지로 마천루와의 전투를

시작했을 것이다.

 

  ---------------------------------------(중략)----------------------------------------------

 

 진가휘의 죽음과 함께 등장하게 된 마천루의 신진고수 마창의 정체는 혹시나 진가휘가 아닐까?라는 나의 생각은...

 

 

                                                                                                                          - 정마전 비사 내용중-    

 

 

 

나는 정무맹의 상층에 있는 작은방 창가에 손을 올려놓고는 아래를 내려다보기위해 고개를 숙였다. 진가휘가 무사들

을 데리고 정무맹을 나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나의 뒤에서 공손히 무릎을 꿇은 채 서있던 군사가 천천히 입을 열

었다. 

 

"진가휘가 결국 정무맹을 떠났습니다. 목적지는 마천루인것 같습니다."

 

"그래, 결국 그가 떠나는군."

 

"저희에겐 좋은 일입니다. 아래 무인들에게는 진무(眞武)라 불리며 꽤나 존경을 받던 창왕이었으닌까요." 

 

"존경?  불쌍한 시궁쥐들의 존경 말인가? 그 진가휘가 뭐가 잘났다고 그리 헛소리들을 지껄이는지 나는 이해를 할 수

가 없다!"

 

"고정하시지요. 그가 만약 만향의 손에 죽는다면 더이상 그런 소리를 듣지 않으셔도 됩니다."

 

"흐음, 죽는다면이겠지. 세상에는 만약이라는 것도 있으니 말이야. 곤란해 아주 곤란해."  

 

나는 나의 말을 노련한 군사가 금새 속뜻을 알아차릴거라고 생각했다.

 

"그명 받들겠습니다."

 

나는 쓰디쓴 웃음을 짓고는 눈을 감았다. 좋은 기분이다. 가슴 속에 가득 들어찼던 무언가가 녹아버린 듯한 감각. 이

로써 정무맹주의 자리에 한발자국 더 나아갔다. 

 

 

 

 

 

"주군, 괜찮으십니까?"

 

"검성, 그렇게까지 내가 두려웠던 거냐."

 

나는 피가 흥건한 손바닥을 내려다보며 쓰게 미소지었다. 어제 저녁부터 시작된 토혈. 눈을 감고 내부를 살피자 몸내

부에서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진다. 아마도 검성이 내게 보낸 선물이리라. 나는 피를 스윽 닦고는 나를 걱정스레 쳐다

보는 창왕전 대주를 쳐다보고는 그의 어깨를 꼭 잡았다.

 

"걱정말게. 소란을 피우지마. 그래 전장은 어떻게 되었나?"

 

"마천루의 무사들이 저희들을 완전히 포위했습니다. 생로는 없습니다."

 

"그런가. 마천루, 강해졌군. 아니 우리가 약해진건가."

 

나는 쓰게 웃으며 눈을 감았다. 항상 전장에서 죽기를 원했었다. 그것이 무인다운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이상하지 않은가? 예전부터 꿈꾸던 죽음을 손에 쥘수있는 이 순간에 어째서 절망감이 날 사로 잡는걸일까?" 

 

"주군...크윽.."

 

창왕전 대주들의 눈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이들 때문이겠지. 나를 진무라고 부르며 내뒤를 든든히 받쳐주었

던 이들 때문이겠지. 이들이 나로인해 죽어야 한다는 것이 나는 못견디게 절망스러운 것이겠지.

 

"내가 만향과 상대하겠다. 그동안 대주들은 생로를 찾도록."

 

나는 창을 곧게 세우고는 고통의 비명소리와 병장기의 울음소리가 겹쳐 울부짖는 전장을 향해 나아갔다.

 

"나는 무인, 내가 죽는 곳은 내가 선택한다."

 

나는 창을 들어 마천루무사들에게 뻗었다. 창날이 차가운 은색으로 빛나더니 바람이 얼어 붙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 눈깜짝할 사이에 마천루 무사들의 목이 공중에 날아올랐다.

 

"창왕의 후예다."

 

"진가휘다."

 

마천루 무사들이 비명과 같은 소리로 나의 이름을 외쳤다. 나는 더욱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찔러나갔다. 창

을 타고 흐르는 적들의 피로 손바닥이 조금씩 달아오르더니 그 열기가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순식간에 죽어나가는

동료들의 모습에 두려워서인지 내 주위를 둘러싼 마천루무사들이 머뭇거리며 뒷걸음 쳤다. 그와 동시에 창왕전의 무

사들이 마천루 무사들을  향해 쇄도하기 시작했다. 나는 이미 투기가 꺾여버린 마천루 무사들을 베어나가는 창왕전

의 무사들을 향해 크게 외쳤다.

 

" 진을 유지해라! 마인들의 피로 이곳을 적신다."

 

 

 

 

 

 

 

"꽤나 곤란한 상황이 되어버렸어."

 

머리가 지끈거리는듯 관자놀이를 꾸욱누르는 사마군의 모습에 나는 의아함이 들어 물었다.

 

"지금 우리 마천루의 무사들이 진가휘를 압박하고 있어, 우리의 승리야."

 

"아니야, 아니야. 뭔가 어긋나 바렸어."

 

".....?"

 

"내가 바랬던건 만향 네가 없는 마천루의 완벽한 승리였어. 아침까지만 해도 모든것이 들어 맞았었는데 말이지."

 

사마군은 곰방대에 연초를 넣고는 불을 붙이더니 두눈을 감고 연기를 깊게 들이마셨다. 그리고는 소매에서 접혀진 종이뭉치를 꺼내더니 읽기 시작했다.

 

"창왕의 후예 진가휘. 나이 32세 주무공은 은가창법 성격은 호방하며 천상 무인. 그의 애첩이 말하길 진가휘의 꿈은 전장에서

무인답게 죽어가는것. 진가휘가 어렸을적 자신의 아비가 마천루와의 싸움에서 등을 보이고 도망가서 죽임을 당한 사실이 영

향을 받은듯하다."

 

사마군의 입에서 쉴새없이 나오는 진가휘의 정보. 나는 멍하니 사마군을 쳐다보았다.

 

"언제 그런건 다 모은거야?"

 

"아, 이번에 심심해서 사업체하나 차렸어. 흐음, 정보각녀석들 예산을 줄여야겠어. 진가휘에 대한 정보는 완전히

빗나갔어.  이 종이에 적힌 그의 성격대로라면 그는 미천루의 전진을 가로지르고 우리 마천루의 후진으로 접근해야했어. 그랬

다면 저기 지하님이 이끄는 돌격대가 그의 뒤에 남아있는 창왕전의 무사들의 측면을 치고 창왕은 돌격대와 마천루의 후진사

이에 혼자서 고립되어 이렇게 목이 뎅강 잘렸겠지."

 

사마군은 손가락을 들어 자신의 목을 지긋이 누르더니 스윽 그었다. 나는 사마군의 말을 듣고는 전장을 살펴보았다. 진가휘

는 오히려 지연전을 펼치면서 자신의 부하들을 독려하고 있었다. 진법같은것을 잘 모르는 나이지만 지금 진가휘가 펼치는

진법은 후퇴할때 펼치는 부채 모양의 진법이었다.  

 

"이렇게 되면 어느정도의 희생을 감수해서라도 창왕을 찍어 눌러야겠어."

 

사마군은 무언가 결심한 듯, 전령을 부르려 했다. 나는 전령을 부려려던 그의 입을 막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우웁."

 

"사마군 넌 머리가 참 좋아. 하지만 때론 여기의 말도 좀 들어봐."

 

"우웁. 헥헥 무슨 소리야?"

 

"지금 그는 소중한것을 지키려고 하는거야. 내가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나는 사마군을 향해 씨익 웃으며 검을 뽑아들었다. 

 

"그를 만나봐야겠어."

 

"무슨 소리야. 너 미쳤어. 지금 네가 모르고 있나본데. 네가 이 전투에 참여하지 않아야, 정무맹 녀석들에게 마천루의 건재함

을 알릴 수 있어. 만향에게 보호 받는 마천루가 아닌 만향이 이끄는 마천루가 될 수 있단말이야!" 

 

"아니, 과거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나는 마천루에게 보호 받는 만향이야."

 

"정말 넌 사고뭉치야. 살아서 돌아와라. 은가창법의 은빛창날을 조심해."

 

나는 사마군을 뒤로하고 유령신보를 운용해 전장을 향해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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