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응…."
"얼마나?"
"설명을 못하겠어."
유성 하나가 긴 꼬리를 남기며 떨어진다.
"지금껏 널 몰랐던 내가 너무 미워. 그만큼 널 사랑하는거같아."
"칫. 그게 뭐야. 하나도 멋없다."
부드럽게 미소짓는다.
"널 사랑하는 내 마음인데 멋이 없다니…. 그런 말을 하는 너를 사랑해."
볼이 발그레하다. 미소가 얼굴에 번진다.
"응. 고마워."
여름밤의 따뜻한 바람이 둘을 스쳐지나간다.
"나…. 안아줘."
"그래."
"나…. 잊지 않을거지?"
"널 왜잊어? 내 사랑인데. 내 마지막 사랑."
"그래. 우린 서로의 마지막 사랑이야."
남자는 여자의 어깨에 기대고 여자는 그런 남자의 머리에 기대어 눈을 감는다.
사방이 고요한 가운데 둘의 숨소리만 조용히 들린다.
"너의 숨소리 달콤해."
"너두."
"너무 좋아."
"나두."
"좋아."
"응."
어느덧 시간이 흘러 밤의 별하늘이 걷히고 멀리 동이 터온다.
"키스해줘."
"응."
"천천히. 진득하게."
"알았어."
멀리서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린다.
따뜻한 바람이 불때마다 둘은 숨을 마시고 다시 입을 맞춘다.
해가 떠오른다.
둘의 몸은 모래처럼 반짝이며 흩어져간다.
그자리엔 누구도 알아볼 수 없는 작은 사랑의 조각 하나가
거미줄처럼 가는 빛의 실을 흐드러지게 흘리고 있었다.
날 사랑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너무 외로워서. 그래서 사랑의 한 장면을 써보았다. 되도록 소유욕, 성욕이 드러나지 않은 그냥 담담하고 찬찬한, 차분하지만 분명히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 남과 여를 써보았다.
소설을 읽을때 그 표현, 장면이나 배경에 대한 꾸밈을 읽지 않고 대사만을 읽으며 그 이야기의 흐름을 빨리 읽어나가는 습관이 들어서인지 많은 책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표현을 하는 단어가 많이 부족하다.
좀더 다채롭고 좀더 그 상황에 몰입할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시적인 느낌이 드는 그런 장면을 글로 그려보고 싶었지만 부족했다.
김유정님의 봄봄, 동백꽃의 그 표현력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