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랑- 남겨진 사람들3

무심한하늘 작성일 10.07.16 01: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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텁텁하고 매캐한 먼지 냄세가 그득하다. 걸음을 내딛을때마다 콧속을 자극한다. 입과 코를 가리고 있어도 강렬하게 올라오는 먼지때문에 고글을 벗을 수 없다.
어둠속에서 움직이는데 익숙해진지 오래지만 까만 고글을 쓰고 돌아다니는 것은 역시 어려운 일이다.
식량은 당연히 없을거라 생각했지만 작은 잡동사니 하나 없이 그저 벽과 가구들뿐이라니...터널인지 동굴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망가진 벙커는 전력이 들어오지 않아 작동 가능한 장비도 없다.
벽에 붙어있는 렌턴충전자리만 박사난채로 바닥에 뒹굴고 서랍과 캐비닛은 온통 열려 있으며 타다만 종이들의 재가 발을 내딛을때마다 이마로 흐르는 땀방울에 달라붙는다.
정글도를 하나 찾았다. 책상위에 올려놓은걸 보니 주인은 이걸 두고 어디론가 떠나버렸거나 무기를 챙기기 전에 어디선가 죽은 모양이다. 날이 조금 나갔지만 충분히 써먹을 수 있는 좋은 도구다.


30분동안 먼지쌓인 벙커를 돌아다녀서 얻은거라곤 더러워진 피부와 정글도 하나, 작은 블랙잭 하나뿐이다. 지켜본대로 남아있는것은 없었나보다.
벙커 입구쪽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넌 뭐하는 놈인데 거기서 나오는거냐?" 덩치큰 상인이 인상을 쓰고 있다. 뒤에는 블랙잭을 든 남자와 군용 대검을 흔드는 여자. 다 합쳐서 기껏해야 10여명이 조금 넘는 숫자의 사람들이 노려보고 있다.
"어이. 벙어리신가? 거긴 어떻게 들어갔지?" 대답을 하지 않고 그들 사이를 스쳐 지나간다.뒤에서 블랙잭이 휘둘러지는 소리가 난다. 피하지 않아도 된다. "어쭈? 이거 뭐야? 피한거야 뭐야?" "엄마 나 목말라..." "당신 거기 서봐요. 마음대로 여기 들어갔다가 나가도 되는게 아니잖아요? 아무리 세상이 말세라지만 너무 한거 아닌가요? 멈춰봐요."
멈췄다. 뒤를 돌아본다. 여전히 그자리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당신들. 나이를 세본적 있나?""무슨 헛소리야." 덩치큰 상인이 중얼거린다. 다들 배가 고프기만 하지 내 말은 듣지도 못하는건가. "여기 들어간지 얼마나 되었지? 이 벙커 말이야." "20년? 25년?" 여자가 대답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저 입맛만을 다실뿐이다. "배가 고프신가? 당신들은 120년째 여기서 이러고 있는거야. 난이만 가지." "무슨 미친소리야? 잡아!" 사람들이 달려든다. 역시 피할 필요는 없다. 계속 걸어서 이곳을 나가면 되니까.
"피하는거 같지 않은데 잡히지도 않잖아!" "저놈 뭐야? 귀신?" 5분도 안되서 그들은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가 마을로 들어올 사냥감을 기다린다. 단 5분을 걸었을 뿐인데...
내가 인간에서 벗어난 만큼 세상도 점점 상식에서 벗어난다. 벙커 지하에서 발견한 유기컴퓨터는 인터페이스도 조명도 망가졌지만 프로그래밍된것은 제대로 실행하는듯 하다.
남겨진 사람들은 어디 있는걸까.












너무 오랜만에 써서 잘 안써지네요. 글의 느낌도 달라져버렸고 케릭터성도 다 죽어버렸고. 소제목당 6개 이상으로 서보려고 했는데... 음... 써가면서 수정해야 할듯 합니다.죄송합니다. 이런글로 눈을 더럽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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