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매,난,국,죽
-매의 나라 매호궁-
“뭐냐! 무슨일이냐.”
매의 왕인 인조는 깜짝 놀라서 자리에 일어 선다.그리고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파발병의 보고를 듣기 위해 앞으로 나아간다.
“전하! 큰일이옵니다. 괴수가. 괴수가 나타났사옵니다.”
인조의 눈꺼풀 위쪽의 눈썹이 위로 아래로 흔들린다. 그리고 다시 뒤로 돌아 자리에 앉은후 왕좌의 옆에 자리잡고 있는 보검 칠지도를 만지작 거린다.
“청출에게 연락을 취하거라. 급히 궁으로 들어오라고 전갈을 넣고.”
“네! 전하”
파발병 뒤에서 대답이 나오자 파발병은 뒤로 조근조근 물러서며 왕에게 인사를 한후 방을 나선다. 파발병 뒤에 서있던 자는 왕의 호위대장인 이충서이다. 이충서는 5대째 왕의 호위를 맡은 자로 200년 이상 왕의 몸에 상처하나 안나게 호위를 해낸 믿음직한 집안의 무가의 자식이다. 나이 25살이라는게 좀 흠(검술의 경력이 좀 짧다는)이긴 하지만 아버지인 이종석의 기공을 대물림 받았기 때문에 당대에 그를 대신할 자는 없다는게 왕의 종가의 견해이기도 하다.
파발병이 나가고 이충서도 뒤로 물러서자 왕은 잠깐 손짓으로 그를 불러세운다.
“충서. 청출에게 호법견을 데리고 오라 하게. 20년만의 괴수니 아마 필요할걸세.”
고개를 까딱하며 알았다는 시늉을 한 이충서는 문을 나선다.문을 나서자 거대한 매호궁의 전경이 펼쳐진다.4개의 산에 둘러싸여있고 그 중심에 긴 개천이 흐로는 평지위에 자리를 잡았다.매의 땅의 중심에 자리잡은 매호궁 답게 부속전각들은 각 영역 안에서 좌우 대칭을 정확히 이루도록 베치되었고 둘레에는 네모반듯하게 궁성을 쌓고 동서남북 네방향에 문을 내어 수도내의 방어를 치밀하게 하였다.왕의 방문을 열고 나가면 매의 특산석인 매화석으로 바닥과 계단을 수백미터 치장하여 궁의 가치가 더해져갔다.그 매화석을 밟아가며 이충서는 바쁜걸음을 옮긴후 궁의 우측에 자리잡은 곳간으로 다가간후 소리친다.
“흑뇌! 가자!”
곳간의 한쪽끝에서 커다란 짐승의 붉은눈이 빛난후 이충서쪽으로 다가선다. 시커먼 색깔의 거대한늑대로 목덜미에 마치 사자갈기처럼 진한 검은색 털이 소복히 쌓여져있으며 등에는 안장이 얹혀져있었다. 크르르 소리를 내며 이충서 곁으로 다가선 흑뇌는 강아지가 된듯 이충서 앞에서 애교를 떨어대며 낑낑거린다. 콧등을 살짝 어루만져 주더니 엎드려있는 흑뇌의 안장위로 몸을 던져 가볍게 올라탄다. 목과 이마를 감싸고있는 가죽끈을 가볍게 당겨쥐고는 위로 살짝 쳐올리자 흑뇌는 크르르 소리를 내면서 공중으로 가볍게 날아오른다. 순식간에 매호궁이 작아지는가 싶더니 이충서의 고삐가 당겨지는 방향으로 방향을 바꾼후 가볍게 날아서 간다.
“청출장군이라. 올해 100세가 넘으셨을텐데. 여전하시려나. 후후. 흑뇌,너도 호법견을 본지 꽤 된거 같은데.”
흑뇌가 하늘에서 늑대 특유의 비명소리를 낸다. 소리가 메아리칠무렵 어느 집앞으로 가볍게 착지한 흑뇌의 등에서 뛰어내려온 충서는 기와지붕에 태극무늬가 선명하게 새겨진 큰 여닫이 대문을 가볍게 밀어 젖힌다. 시동 하나 없는지 집은 조용하였고 건물의 앞에 나있는 소나무의 잎을 손질하고 있는 노인을 쳐다보고는 그쪽으로 향한다. 노인도 인기척을 느꼈는지 충서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안녕하십니까! 장군,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오 이게 누구신가? 이대감집 장손이신 충서 아닌가?“
이충서가 고개를 숙이며 다가서자 노인은 반갑게 충서의 두손을 다소곳이 잡고는
“이대감이 죽은지 벌써 1년이나 지났는데 아직 잊지를 못하는군.”
충서는 순간 움찔했다.
‘아 청출장군의 주특기인 심안이군.’
잠깐 마음을 들킨것에 마음이 흔들렸지만 이내 노인의 두눈을 쳐다보면서 말한다.
“왕께서 궁으로 들라고 하십니다.”
“큰일이 난게로군. 그래 무슨일인가?”
충서는 청출의 손을 놓으면서 하늘을 한번 쳐다본후 다시 청출의 눈을 응시한다.
“괴수입니다. 이번이 20년 만이니 청출영감의 힘이 필요한듯 합니다.”
“흠 마지막 잡은것이 20년 전 흑뇌였던가?”
문밖에서 크르릉 소리를 내는 검은 그림자를 슬쩍 쳐다본 청출은 한숨을 크게 쉰다.
“영감.흑뇌를 잡을때도 큰 상처를 입으셨다던데, 이번에는 좀 힘겹지 않으시겠습니까?”
청출은 왼쪽어깨를 오른손으로 슬쩍 주무르면서 충서를 슬쩍 쳐다보며 코웃음 친다.
“흑뇌를 자네 생일 선물로 준게 나일세.내 비록 115살이나 먹었으나 무공은 아직 매의 나라에서 따라올 자가 없을꺼라 자부하네.그리고 이번이 아마 이승에서 마지막 괴수일지 모르는데 이 영광을 다른누구에게 양보할까, 푸하하.”
집의 한쪽곁에 있는 호법견의 곁으로 다가선 청출은 커다란 개의 머리에 누런색 황금털을 걸치고 사자의 발톱을 지닌 호법견의 머리를 쓰다듬은후 등의 안장에 꽂아둔 긴 검을 치치징 소리가 나게 뽑아 낸다.
“그나저나 점점 간격이 좁아지는군. 10마리만 나오는 전설의 짐승이 벌써 이번 100년동안 6마리째이군.”
매의 나라에서만 6마리째 수명이 200년인걸 감안해도 한나라에 100년에 10마리 안팎의 괴수만 존재하여야 한다.4개의 나라에 40마리가 한도치로 보이는듯하였다.그러나 인조205년 현재 매의 나라 15마리, 다른세나라 30마리, 유난히 매의 나라만 괴수의 수가 늘어났다.다른 세나라 난,국,죽에서는 무슨 주술이라도 걸어서 괴수의 생산을 하는것 아니냐고 비아냥 거리고 심심치 않게 괴수를 양도하라고 협박하고 있다.특히 죽의 나라에서 괴수를 양도하라고 협박아닌 협박을 하고있었다. 괴수 한 마리 생포를 위해서는 일반 사람과 무사들로는 방법이 없었다.다만 괴수 그 자체가 주인을 섬기기 위해 나오는 경우가 생포를 할수 있는데 생포할 경우 주인으로 섬긴자의 명령으로 괴수 특유의 주술을 무기로 삼는것이 특징이었다.주인된자의 공력(생체에너지)을 힘으로 하여 괴수가 주술을 걸고 주인된자가 시전을 하게 되는데 이는 괴수 혼자 수천명의 군대와 맞먹는 힘을 나타낸다고 한다.흑뇌는 전기를 매개로 하는 괴수이고 호법견은 체술을 바탕으로 하는 괴수이다.호법견은 청출을 주인으로 선택하기 위해 나온 괴수이고 그 호법견을 이용하여 청출은 괴수를 포획하여왔다.이는 같은시대에 한명에게만 허락된 것이기도 하였고 매,난,국,죽 동일하였다.괴수를 포획할수있도록 배려한 하늘의 뜻이기도 하였다.
그런 하늘의 뜻에 이변이 생겨버린것이었다.매의 나라에 괴수가 집중되어졌고 한쪽나라에 힘이 치우치는것을 바라지 않는 국과 죽의 나라가 연합을 형성하여 매의 나라를 협박하는것이었다.
"그럼 가볼까?”
호법견에 올라탄 청출의 큰소리에 호법견이 높이 떠오르자 충서도 문으로 뛰쳐 나가 흑뇌에 올라탄후 청출의 뒤를 따른다.
-매의 나라 진마을의 뒤쪽산-
밖이 시끌벅적하였다.마을의 한쪽 끝에서 폭파소리가 연신 나고있었다.허름한 움막집 안쪽에 아낙네 서넛이 웅성대고 있었고 한명이 누워서 비명을 질러대었다.대들보에 묶어놓은 대개의 끈을 움켜쥐고 누워있는 여인은 연신 소리를 질러대었고 주위에 둘러싼 아낙들은 힘을 줘~ 다돼어가~ 라고 외쳐대었으나 밖에서 건물이 부숴지는 소리에 모두 묻혀졌다.쿵,쿵,쿵,쿵 거리는 소리가 점점더 커져갔고 마침내 비명소리가 최절정에 달해지자 응애~ 응애~ 거리는 소리가 문밖으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잠시뒤 촤악 하는 소리와 함께 하늘이 열렸다.아니 움막집의 지붕이 뜯겨져 나가고 그 위에 작은 조랑말 한 마리가 아래를 쳐다보고 있었다.
“크아아아악~~~~”
괴상한 비명소리가 진마을 곳곳을 퍼져나가더니 이내 잠잠해졌다.방의 한쪽귀퉁이에 있던 아낙들은 질겁을 하면서 벌벌떨며 두손을 모아 기도를 하는듯보여졌고 어미의 젖 가슴팍을 파고들던 아기는 눈을 힐끗올려보며 지붕위의 조랑말과 눈이 마주쳤다.그리고 꺄르륵 웃어젖히자 지붕위의 말은 가볍게 방으로 뛰어 내려왔다.뚜벅 뚜벅 말발굽소리가 방안 곳곳을 울려퍼졌으나 겁먹은건 아낙셋뿐 어미는 이미 죽은듯 힘없이 축쳐져있었고 아기가 말을 보며 좋아서 어기적어기적 기어갔고 말은 아기의 얼굴을 가볍게 핧아주고있었다.
“으아아악~”
아낙들은 미.친듯이 쪽문을 뛰쳐나갔으며 조랑말은 히힝 거리면서 뛰쳐나간 아낙들을 한번 쳐다본후 아기를 쳐다본다.그리고 옆에 앉자 아기는 조랑말의 배에 엎드려 잠이든다.잠이 들자 조랑말도 엎드려 같이 잠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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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연재를 해보려구요. 잘부탁드려요.